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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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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01009_164450827.jpg나이가 드니 일자일깨, ‘일찍 자고 일찍 깨어나게’ 되나 봅니다. 그리고 삶의 아름다운 마감, 유한한 삶과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궁리도 합니다. 코로나로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다 보니 내면으로의 성찰 시간을 많이 가집니다.

하루 이틀은 더디게 가는데 한해 두해는 잘만 갑니다. 영원히 살거나,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산다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아는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인연농사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별, 작별의 시간이 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테니스장 옆에 쓰레기를 버리던 터를 다시금 살리어 청결하고 재미있는 쉼터를 만들다 보니 새로운 인연을 맺기도 합니다. 얼마전부터 건축학과 나오시어 건설업에 종사하다가 은퇴한 분과 친하게 지냅니다. 거의 매일 큰딸 집에 가서 손자를 돌보며 지낸다고 합니다. 저는 미안하면서도 고맙게도 바깥사돈네께서 매일 외손주를 돌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열 명 중 네 명이 우울하다고 합니다. 밖으로만 향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고, 안으로만 들어가다 보면 사람을 잃습니다. 어떤 경계, 상황 속에서도 안으로 참나를, 밖으로 참너를 만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속 마음을 드러내는 참된 만남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나이 들수록 혼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는 소일거리가 있어야 하고, 자동차 한 대로 다닐 수 있는 속살 마음 터놓고 지내는 세 명의 벗, 도반이 있다면 재미있고, 의미있는 인생 후반을 보냅니다. 여기다가 여유와 건강, 가정화목이 함께 한다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받았던 은덕을 아낌없이 돌려드리고, 은혜를 빠짐없이 갚고 살아야지요.  

 

어떠한 종교이건 영생을 말합니다. 신앙생활의 뿌리는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생관을 확고·확실하게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십자가에도 신앙을 놓지 않게 됩니다. 설사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국가관·가치관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의병과 의사, 열사와 열녀, 진지전·백병전의 용사가 있습니다. ‘사즉생, 생즉사’입니다. 죽기로써 행하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습니까?

 

사우나탕의 모래시계는 몇 알이 남아있는지 보이지만, 남은 인생의 시간은 볼 수 없습니다. 시간은 정신의 에너지입니다. 이리 살아도 저리 살아도 삶의 막은 내립니다. 남들 자고 놀 때 제대로 일하고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아낌없이 베푸는 이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기 직전의 얼굴 표정은 어떠할까요? 엄마품에 안긴 아가의 모습일 것입니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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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⑨]코로나 시대의 인생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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