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은통산업단지, 사업장폐기물매립시설 회피 의혹
은통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서, 연간 폐기물발생량 대폭 축소 우려
은통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서, 연간 폐기물발생량 대폭 축소 우려
50만㎡ 이상이고 연간 폐기물발생량 2만톤 이상, 폐기물처리시설 의무적 조성해야
연천읍 통현리 일원에는 3번국도 경계로 우측에 연천 BIX(이하 은통산업단지)와 좌측엔 통현일반산업단지(이하 빙그레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연천의 심장부에 위치하는 2개 산업단지는 은대평야를 기업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터전으로 바꿀 지역의 중차대한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2개 산업단지 개요를 살펴보고, 연간 사업장폐기물 발생량을 다음과 같이 비교해 보았다.
은통산업단지는 환경영향평가서에 운영시 연간 사업장폐기물 발생량을 약 3,880톤으로 제시했고, 빙그레산업단지는 1만2,045톤이었다. 은통산업단지 조성면적이 빙그레산업단지에 비해 3.5배 큼에도 불구하고 운영시 사업장폐기물 발생량이 약 1/3(3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운영시 계획인구 중 산업시설용지 인구수를 보아도 은통산업단지 인구수가 2.4배에 달하고 있다. 이렇듯 합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다.
우리나라는 산업단지 조성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하고, 연간 폐기물발생량 산정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약칭 ‘폐기물시설촉진법’)과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 제3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연간 폐기물 발생량 2만톤 이상(재활용폐기물·생활폐기물 제외)이고 조성면적 50만㎡ 이상인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는 자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의무적으로 조성해야 하고, 10년 이상 매립하기 위한 매립시설을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연간 폐기물 발생량 산정은 매립시설의 설치여부 뿐만 아니라 매립시설의 시설용량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이다.
산업단지 조성을 하려면 환경영향평가서에 공사할 때와 운영할 때 배출되는 연간 폐기물 발생량을 각각 산정해야 한다. 환경부는 운영시 연간 폐기물발생량 산정을 중점적으로 검토한 후, 환경영향 평가를 승인하고 있다. 산업단지 운영시 배출되는 연간 사업장폐기물 발생량 산정은 해당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폐기물처리시설(매립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폐기물시설촉진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기물처리시설 면제받고자, 기존 폐기물 산정방식 혼용사례 빈번
기존의 산정방식들, 크게는 20배 이상 차이가 발생해
환경전문가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준인 부지면적 50만㎡ 이상인 산업단지의 경우,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려고 기존의 폐기물 산정방식들을 혼용해서 연간 폐기물발생량을 2만톤 이하로 축소 조정하여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 신청(대행)업체가 어떤 산정방식을 적용했냐?’에 따라서 폐기물발생량 차이가 크게는 20배 이상 차이가 났으나, 정작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협의시 어떠한 보정이나 보완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2019년 2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산업단지·관광단지 등 폐기물발생량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정책보고서를 발행했다. 국내 폐기물 처리는 2018년을 기점으로 일반적인 폐기물처리방식인 소각 및 매립에서 자원순환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자원순환 시행계획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지자체별 폐기물 적정처리를 위한 필수요소가 바로 ‘정확한 폐기물 발생량 예측’이라는 문제의식에서 보고서를 작성했다. 산업단지,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사업장 배출시설계 폐기물과 지정폐기물을 적정처리하기 위해서는 계획단계부터 정확한 연간 폐기물 발생량 예측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간 사업장폐기물 발생량 산정에 혼란을 주었던 기존 산정방식들을 검토하면서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문제점을 도출했다.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2018년 6월이후 유일한 통계자료로 사용
은통산업단지에서 적용한 산정방식, 과소산정 우려로 최대한 피해야
2018년 3월 출간된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문제점들을 통계방법으로 해결한 유일한 통계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2018년 6월이후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의 폐기물 발생원단위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졌고, 2019년 1월 현재 대부분의 산업단지 폐기물 발생량은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의해 산정되고 있다.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가 나오기 전까지 위의 1, 2, 3의 방법이 통용되었다. 첫째, 단일 회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단일 회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활용시 문제점은 제1차, 제2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의 작성연도가 1996년, 2001년으로 현재 15년 이상 지난 자료라는 점이다. 따라서 단일 회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활용한 폐기물 발생량 산정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1차,2차,4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혼용은 폐기물 원단위에 평균증가율 또는 평균값을 이용해 폐기물 발생량 산정방식으로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가 나오기 전까지 가장 많이 사용된 사업장폐기물 산출방식이다. 사업부지면적이 50만㎡ 이상으로 매립시설 설치대상일 경우 이러한 산정방식을 많이 채택했다. 제4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의 폐기물 발생원단위가 신뢰성이 낮다는 이유로 폐기물 발생원단위 값이 높을 경우 해당 폐기물발생원단위 사용하지 않고 폐기물발생원단위가 상대적으로 낮게 산출된 통계를 활용해 산업단지 전체 폐기물 발생량을 조정할 수 있었다. 셋째, 전국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과 전국사업체조사(통계청) 활용 방식은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가 나오기 전까지 둘째 방식(제1,2,4차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혼용)과 함께 자주 사용되었다. 보고서는 “이 방식은 모집단(사업체 수)이 다른 두 가지 통계를 이용하여 원단위를 산정한 것으로 이러한 두가지 통계자료를 통해 폐기물 발생원단위를 산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폐기물발생량을 집계한 3만 5,467개소의 폐기물 발생량을 41만 3,849개 업체(약 11.7배)의 종사자 수로 나누어 폐기물 발생원단위를 산정할 경우, 폐기물 발생원 단위가 지나치게 과소산정되므로 이러한 방법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은통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 재평가 최우선적 조치해야
연천군·경기주택도시공사·한강유역환경청, 사업장폐기물처리시설 회피 의혹에 대한 해명 필요
따라서 본지는 환경전문기관 분석자료를 입수해 2018년 3월 발행한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원단위 활용방식으로 재산출한 은통산업단지 연간 사업장폐기물 발생량을 확인했다. 다음 표는 2017년 7월 환경영향 평가 협의완료한 발생량과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원단위 적용해 산출한 발생량을 비교했다.
은통산업단지 연간 사업장폐기물은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원단위를 적용했을 경우, 환경영향평가시에 산정된 발생량 3,879톤 대비 21.98배 증가한 85,268톤으로 산출되었다. 이 표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천에 조성예정인 2개 산업단지의 폐기물처리시설 현황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은통산업단지처럼 부지면적 50만㎡ 이상인 산업단지는 폐기물 발생원단위를 인위적으로 낮게 산정하거나, 발생원단위가 상대적으로 낮게 산출된 통계를 활용하는 등 전체 폐기물발생량 축소 조정하여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의무를 면제했는지 최우선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천군,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은통산업단지부터 환경영향평가 작성자(대행자)의 이러한 정황을 확인하고, 한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 등 실질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하겠다. 나아가 3번의 산정방식인 전국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과 전국 사업체조사로 폐기물 발생원단위를 산정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산업단지에 대한 전수 사례조사도 실시하고, 이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재평가 및 대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