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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대란, 막을 수 있다 ①] 쓰레기 실명제, ‘내 쓰레기는 내가 책임진다’

포천 고모3리, 전국 최초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 성공사례 현재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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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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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 주체별 흐름도2.PNG

포천시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 주체별 흐름도 Ⓒ뉴스매거진21

 

포천시 소흘읍 고모3리는 162세대 324명이 살고 있다. 고모저수지 인근에 상가와 일반 가정이 고르게 분포한 포천시 대표적 지역상권이다. 포천국립수목원과 고모저수지 인근 상가지역이 있어서 외부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미수거된 폐기물이 쌓여 있어 외부 방문객들 무단투기도 많았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깨끗하고 예쁜 마을로 변신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고모3리 마을회 유정례 사무국장을 고모리 문화마을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8년 6월 전국 최초로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를 실시했던 곳이다. 고모3리는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를 시행한지 1년반이 지난 지금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배출표기제는 배출자가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쓰레기봉투에 암호화된 배출자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해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마을에서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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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례 고모3리 마을회 사무국장 ⓒ뉴스매거진21

 

고모3리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 진행현황이 궁금합니다 

“처음에 상가지역만 시작하려고 했어요.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면 마을 전체는 안 되잖아요. 마을 주민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마을회에서 결정했어요. 이 일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마을회 임원들이 두 손을 들고 환영했고 적극 참여하게 됐어요. ‘내 쓰레기는 내가 책임진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쓰레기 실명제를 하게 된거죠. 처음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 1가구도 빠짐없이 주민 전체가 참여해 현재 진행 중입니다”

 

시작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처음에 인식을 바꾸는게 무척 어려웠어요. 페트병의 경우 비닐을 벗기고, 뚜껑을 따로 분리하는 등 그동안 안 하던 작업들을 많이 해야 하잖아요. ‘왜 안 하던 것을 하냐?’고 반발이 많으셨죠. 인식을 변화시키고 동참시키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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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스티커는 어디서 발급하고 어떻게 배포하고 있는지요?

“마을 사무실 컴퓨터에서 출력해요. 초기에는 매달 1회 QR코드 스티커를 필요한 만큼 출력한 후 마을분들에게 가져 가시라고 연락드려요. 오시면 종량제 봉투 매달 2장씩 무료로 드렸어요. 왜냐하면 QR코드 스티커가 없으면 쓰레기를 내놓아도 포천시에서 가져 가지 않으니까 사무실에 오시지 않을 수 없었던거지요. 종량제 봉투 2장을 무료로 받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모든 마을분들이 다 오시게 됐어요. 마을분들을 초기에 동참하게 만드는 좋은 인센티브가 되었어요. 마을회 임원들이 열심히 할테니 포천시에 인센티브를 달라고 요청했고, 2018년 1년 종량제 봉투를 무료로 마을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죠. 작년은 마을 포상금으로 종량제 봉투를 마을분들에게 무료로 제공했어요. 마을분들이 오시면 스티커와 함께 종량제 봉투, 재활용품 4가지 색상별 봉투를 드리고 있어요. 저는 세대별로 스티커와 봉투 지급내역을 노트에 정리하죠. 그렇게 하면 세대별 스티커와 봉투 필요한 수량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좋아요. 처음 배포할 때 1년은 무척 힘들었어요. 매달 1회 배포일시를 정해 드렸어도 늦게 오시거나 며칠 후 오시는 바람에 결국 1달내내 배포했어요. 마을분들이 배포일시를 맞추는데 1년이 걸렸어요. 이제 1달에 1회가 아니라, 분기에 1회 배포하고 있어요. 지금은 배포한다고 문자메시지 보내드리면 마을분들 95%이상 시간에 맞춰 오셔서 가져 가세요”

 

생활폐기물은 언제 배출하나요?

“월요일과 목요일은 일반쓰레기, 수요일과 금요일은 음식물쓰레기, 목요일은 재활용쓰레기를 내놓고 있어요. 9시~10시에 배출하면 10시~11시에 수거해 가죠. 정해진 시간에 집 앞에 내 놓으면 1~2시간 지나면 싹 가져 가니까, 배출시간과 수거시간 간격을 좁히는 바람에 거리가 무척 깨끗해졌어요. 처음엔 쓰레기 적재함을 놓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적재함없이 쓰레기만 제 시간에 내 놓으면 곧 깨끗해 지니까 훨씬 좋아요”

 

수거업체는 어떤 방식으로 수거하고 있습니까?

“수거업체에서 수거할 때 2가지를 하세요. 첫째, 스티커가 부착되지 않는 생활폐기물은 수거하지 않아요. 쓰레기가 그대로 있으니까 마을분들이 스티커를 안 붙일 수 없는거죠. 마을 사무실에 스티커 받으러 오시면 봉투도 무료로 주니까 굉장히 좋아하세요. 처음엔 포천시에서 지도하는 분이 오셔서 스티커 미부착한 쓰레기 봉투를 직접 뜯고 배출자를 찾아내 ‘스티커를 붙여야 쓰레기를 가져간다’고 홍보하는 힘든 과정이 있었어요.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무단투기가 사라지게 됐어요. 둘째, 일반쓰레기에 재활용품이 섞였다거나 재활용품 분류가 잘못 되면, 수거하시는 분이 PDA로 현장 사진을 찍고 QR코드 스캔해 ‘오류’ 문자발송을 해요. 시청 담당부서에서 실시간 확인합니다. 문자받은 시청 담당자가 잘못 배출된 사진을 확인하고 배출자 연락처로 직접 전화해 정정하도록 요청하죠. 올바른 배출을 유도하는거에요. 다음부터는 오류가 생기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재활용품 분리배출 교육이 된거죠”   

 

배출표기제 실시하면서 마을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3가지 말씀드릴 수 있어요. 첫째 우리 마을 거리가 굉장히 깨끗해졌어요. 그동안 쓰레기 때문에 365일 늘 몸살을 앓았어요. 지금은 정해진 시간에 내놓으면 싹 가져가니까 동네가 깨끗해졌어요. 거리가 깨끗하니까 관광객들도 쓰레기를 못 버리는거에요. 동네가 깨끗하고 무척 예뻐졌어요. 둘째는 분리배출된 재활용품을 민간 지정업체가 수거하고 있는데 다른 민간업체가 미리 와서 가져가는 일도 있어요. 그만큼 분리배출된 재활용품은 자원으로 가치가 높다는 증거겠죠. 마지막으로 마을분들이 예산부족으로 더 이상 종량제 봉투를 무료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정을 잘 알고 계세요. 이제 직접 구입해 스티커를 붙이겠다고 말씀들 하시는데, 올해 마을회에서 종량제 봉투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해 무료로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어요. 지금은 한 분도 빠짐없이 마을분 모두가 배출표기제에 참여하고 있어요” 

     

[편집자 주]   

포천시와 뉴스매거진21이 함께 하는 연중 캠페인 [쓰레기 대란, 막을 수 있다]

포천 고모3리는 20186월부터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를 전국 최초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지금까지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모범마을이다. 포천시는 201812월부터 읍면동, 도서관, 본청, 외청 등 50여 곳으로 확대 시행했고 올해 5월부터 공공기간 500여 곳 확대 시행 예정이다. 연중 캠페인 [쓰레기대란, 막을 수 있다]는 연말까지 10회에 걸쳐 포천시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 현장을 구석구석 찾아 상세한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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