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6(금)

[이슈&진단]연천 두루미 서식지 보존을 위한 상생방안 (2)

천혜의 보금자리 연천 두루미월동지와 위협요인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0.02.25 22:23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제목 없음-2s.jpg

연천 임진강을 겨울이면 찾아오는 두루미,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다. 본지는 3회에 걸쳐 『연천 두루미 서식지 보존을 위한 상생방안』을 연재한다. 1회 ‘두루미는 왜 보호가 필요한가?’, 2회 ‘연천 두루미 서식지와 위협요인’, 3회 ‘두루미 서식지 보존을 위한 상생방안’ 순서로 개재한다. [편집자주] 

 

현지 거주민, 외부인사 불러들여 촬영장소 제공
사진촬영 위해 두루미에게 위협적인 행동
야간에도 수시로 두루미 잠자리 접근
빙애여울 잠자리 2~3백여 개체 절반으로 줄어
1월 중순 이후 빙애여울 잠자는 모습 볼 수없어

 

   2011년 임진강 군남홍수조절댐 준공 후 두루미 서식지에 위협요인들이 대두되어 왔다. 무엇보다도 임진강 주요 서식지인 장군여울, 빙애여울이 월동기 담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진강에 얼지 않는 여울이 있었기 때문에 두루미 서식지가 천혜의 휴식처이자 먹이터가 되어 왔으나 댐 운영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었다. 더구나 대체서식지 3곳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두루미 생태환경을 감안해 탄력적인 댐운영방식을 실행할 것을 제안한다. 월동기에는 담수 수위를 조정하여 주요 서식지인 여울이 담수되지 않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 홍수터에 경작을 금지하는 바람에 겨울철 낙곡 부족이 결국 두루미 먹이부족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경작금지를 해제해 농사도 짓고 겨울철이면 낙곡이 두루미 먹이가 되도록 주민과 두루미가 상생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천적인 삵의 증가, 인삼밭과 비닐하우스 증가로 인한 두루미 서식지 훼손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남북 평화분위기로 민간인통제구역을 축소하려는 정부 움직임 역시 두루미 보존에 적신호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목 없음-7s.jpg
군남댐 담수전 두루미잠자리 임진강 장군여울 ⓒ뉴스매거진21

 

연천 임진강 두루미 서식지
   두루미 천국, 임진강 빙애여울과 장군여울
   연천 두루미는 대부분 임진강의 얕은 여울과 주변 산간지역인 율무 밭에서 채식을 하고 있는 특이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연천율무 생산량은 한때 전국 생산량의 70%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에 두루미들은 임진강일대 민통선지역 어느 곳에서나 쉽게 율무밭을 찾아 먹이를 구할 수 있다. 임진강 여울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휴식을 취하며 잠자리로 이용하는 이유는 주변에 가까운 농경지와 율무밭을 채식장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 없음-6s.jpg
율무밭에서 먹이를 찾는 두루미와 재두루미 ⓒ뉴스매거진21

 

임진강 여울은 두루미들에게 천혜의 서식처로 강추위에도 여울이 얼지 않고 인적이 드문 민통선지역이어서 두루미들이 안심하고 쉬거나 먹이를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두루미는 140여cm나 되는 큰 몸집을 가지고 있는 대형조류여서 유달리 경계심이 강하다. 그래서 두루미는 시야가 넓게 트이고 적으로부터 접근을 막을 수 있는 넓은 벌판이나 물가를 좋아한다. 임진강 여울은 두루미들에게 천혜의 서식처로 강추위에도 여울이 얼지 않고 인적이 드문 민통선 지역으로 두루미들이 안심하고 쉬거나 먹이를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제목 없음-8s.jpg
임진강 두루미월동지 현황 ⓒ뉴스매거진21

 

DMZ와 태풍전망대 일대는 잔잔한 임진강 여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파주로 흐르는 임진강의 상류에 해당되며 자연스러운 굽이로 인해 경관이 뛰어나고 여울과 소가 나타나는 자연하천이다. 어류 다양성이 풍부하며 물살이 빨라 겨울철에 얼음이 얼지 않는 여울을 볼 수 있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임진강 여울은 겨울 철새의 잠자리와 휴식처가 되며, 태풍전망대로 가는 길 옆 구릉지는 넓은 율무밭이 있어서 두루미와 재루두미가 율무 낙곡을 먹으며 겨울을 보낸다. 또한 구릉지 중턱까지 계단식 논이 형성되어 있고 겨울 바람을 피할 수 있어 산중턱에 있는 두루미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겨울 먹황새가 40여년 만에 발견되기도 하였다. 임진강변에 구릉성 산지와 얕은 하천, 강변의 습지와 계단식 논 그리고 율무밭이 연결되어 있다. 이 지역의 다양한 생태계는 겨울 철새가 서식하기에는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빙애여울 두루미s.jpg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임진강 빙애여울) ⓒ뉴스매거진21

 DMZ구간을 지나 연천군 민간인통제구역으로 흘러 내리는 임진강은 곳곳에 절벽과 얕은 여울을 만들어 낸다. 그 중 연천군 횡산리 빙애여울과 삼곶리 장군여울은 경관이 빼어나다. 아름다운 절벽으로 둘러쌓이고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여울에 차고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다. 주변 구릉성 산지에는 율무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계곡에는 계단식 논이 자리 잡고 있다. 겨울철에는 두루미, 재두루미 등이 월동하면서 여울에서 잠을 자거나 쉬고 주변의 율무밭과 다락논에서 먹이를 찾는다. 특히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여울은 한겨울에도 얼지 않아 눈 덮인 하천과 여울에서 잠을 자는 두루미 모습이 어울리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한다.

제목 없음-9s.jpg
40여년만에 DMZ 수욱천에서 발견된 먹황새 ⓒ뉴스매거진21

 여름철은 백로류와 민물가마우지, 원앙, 붉은배새매, 새호리기 등의 번식 조류들이 관찰되고 있다. 빙애여울이나 장군여울을 보려면 민간인통제구역 출입허가를 받고 들어가거나 검문초소에서 신분증 제출하고 태풍전망대 관광하면서 탐조할 수 있다.

 

서식지 위협요인
   두루미 주요 서식지 수몰
   군남홍수조절댐은 북한의 무단방류 발생에 따른 홍수피해를 줄이고 임진강 유역의 집중호우와 가뭄에 따른 임진강 하류지역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홍수조절댐을 건설했다.   
   2005년 11월 건설교통부 기본계획이 고시되었고 2006년 9월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실시계획 고시를 거쳐 2006년 10월 공사계약 및 착공하여 2011년 10월 준공했다.

임진강 일대 두루미 잠자리로 이용되고 있는 곳은 장군여울과 빙애여울, 그리고 DMZ(비무장지대)의 수욱천과 임진강 최상류 여울 등 4곳을 잠자리로 이용하고 있으나 한국수자원공사의 군남홍수조절댐 담수로 빙애여울에 뻘흙이 쌓이고 장군여울에 한쪽 물길이 끊겨 섬 형태로 되어 있던 안전한 두루미 잠자리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군남댐 완공후 담수로 인해 두루미 주요 서식처인 중면 삼곶리 장군여울과 중면 횡산리 빙애여울이 수몰되어 댐 상류 두루미들 서식지인 임진강 여울에 토사가 쌓이고 강변 자갈돌 위에 쌓인 뻘흙으로 인해 잡초들이 무성해 두루미 시야를 가려 잠자리로서의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홍수조절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홍수기에만 이용하고 평상시에는 댐의 수문을 항상 개방해야 하나 하류지역과 하천 물흐름 개선을 위해 일정량의 담수가 필요하다면서 겨울철 담수를 강행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주장대로 담수기인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담수를 하게 되면 두루미 서식처인 횡산리 여울과 삼곶리 여울의 수위가 높아져 여울이 없어지게 되고 12월 이후 결빙기에는 얼음이 얼어 두루미 먹이원인 다슬기나 물고기를 먹을 수 없어 영양섭취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동물성 먹이는 이듬해 3월 말 두루미들이 머나먼 시베리아 번식지로 떠나기 전 충분한 섭취를 해야만 하는 필수 에너지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휴식지로서의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두루미 휴식지와 채식지와의 거리가 멀어지는 바람에 채식으로 축적된 에너지가 이동하면서 급격히 소모된다. 이 두 여울이 물에 잠겼다 빠졌다를 반복하면서 자갈로 형성된 여울에 토사가 쌓여 습지화되면 갈대밭이나 버드나무 군락으로 변해 결국엔 두루미들의 휴식처를 잃게 된다.   
   군남댐 담수후 두루미, 재두루미 150여 개체이상 잠자리로 이용하던 장군여울은 잠자리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두루미 보호 의지가 있다면 두루미가 월동기에는 장군여울 잠자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

 

홍수터내 율무밭과 벼농사 경작금지
   2015년부터 군남댐 수몰지역에 모든 경작을 금지시켰다. 그동안 임진강변 먹이터였던 율무밭과 벼농사 경작금지로 2000년경부터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는 두루미 개체수가 급감했다.

경작금지s.jpg
군남댐 홍수터 경작금지 현수막 ⓒ뉴스매거진21

 인삼밭 급격한 증가
  수 년 전부터 연천군 민통선일대에는 인삼밭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두루미 주 먹이원인 율무밭과 논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주된 이유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작물재배보다 고소득을 올리는 작물을 선호하는 농민들 욕구가 반영되고 있는 현상이다. 민통선지역내 인삼재배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경기북부지역은 6년근 개성 인삼재배가 가능한 지역으로 고가의 인삼은 도난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지역특성상 출입이 엄격한 군부대초소를 통과해야 하는 곳에 인삼재배를 원하고 있다.
  특히 3~4년 전부터 임진강변 두루미 서식지주변 율무밭도 인삼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두루미들에게는 먹이 부족과 함께 안전도 위협받는 원인이 된다. 또한 고독성 농약사용으로 청정지역인민통선 일대에 토양 및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2009년 2월 4일 연천군 왕징면 강내리 민통선 내에서 두루미 일가족 3마리가 폐사한 사건이 있었다. 인삼밭 주변에 뿌려 놓은 독극물을 먹고 숨진 것이다. 인삼밭에 접근하는 들쥐나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기 위해 독극물에 담아 놓은 벼를 먹고 두루미 일가족이 희생된 것이다.그 후 6일 뒤 인근지역에서 독극물을 먹고 숨져가는 두루미가 추가로 발견됐다. 인삼밭이 증가할수록 그만큼 더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제목 없음-4s.jpg
인삼밭 주변 율무밭에서 독극물로 희생된 두루미 가족 ⓒ뉴스매거진21

 수 년 전부터 연천군 민통선일대에는 인삼밭이 급격히 증가하고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두루미 주 먹이원인 율무밭과 논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주된 이유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작물재배보다 고소득을 올리는 작물을 선호하는 농민들 욕구가 반영되고 있는 현상이다.

인삼밭.jpg
율무밭에서 인삼밭으로.. 연천군 중면 횡산리 ⓒ뉴스매거진21

 

민통선 축소로 인한 군초소 이전
   민간인통제구역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 주민들의 편의와 개발 민원에 따라 민통선을 조금씩 북상시킨 것이다. 민통선 안에서 사람들의 간섭을 피했던 두루미들이 이제는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에게 노출됐다. 두루미들은 먹이활동을 하다가도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 때문에 머리를 들고 불안스럽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민통선내 군통제하에서 관리가 되었는데 민통선마저 해제된다면 두루미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통신케이블, 전신주로 인한 사고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임진강변에서 군부대 통신케이블에 걸려 두루미가 날개가 부러진 채  구조된 두루미를 긴급이송했으나 치료도중 폐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월동지 주변 일부구간이라도 전선지중화 작업이 필요하다.
  두루미 먹이줄 때는 신중하게
   최근 연천지역에서 두루미를 보호하려는 사회단체가 늘면서 두루미의 예민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먹이주기 편한 길가의  장소를 찾아 먹이를 주어서는 안된다. 길 가까이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두루미를 보면 지나는 차량이나 관광객들이 차를 세우거나 내려서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게되고 반복되다 보면 두루미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인간에 대한 경계심만 커져간다. 오히려 두루미를 괴롭히고 쫓는 행위이다. 먹이를 주려고 하면 현장을 잘 알고있는 전문가와 상의해 길에서 멀리있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먹이를 주어야 한다. 적어도 먹을 때 만큼은 방해받지 않고 편하게 먹어야 한다.     
  
 두루미를 위협하는 행위..  빙애여울 잠자리 떠나
제목 없음-1.jpg
먹이터에서 놀라 날아가는 두루미를 촬영하는 장면 ⓒ뉴스매거진21

 

또한 탐조객이나 사진동호회에서 사진촬영을 위해 강 가까이 접근해 두루미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두루미가 나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가까이 접근해 일부러 날리는 것이다. 몸무게 10kg에 이르는 두루미는 한번 날 때마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올 겨울들어 이런 현상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현지 거주민이 외부의 사진동호회 사람들을 불러들여 민통선 지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촬영장소를 제공하고 야간에도 수시로 두루미 잠자리를 오가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지속되면서 빙애여울에서 잠을 자던 2~3백여 개체가 금년 1월 초순경 절반으로 줄더니 1월중순 이후 잠자리를 비무장지대 임진강 여울로 옮겨 현재는 빙애여울에서 잠자는 모습을 볼 수없는 상태이다. 두루미들은 비무장지대에서 먹이활동을 위해 빙애여울과 인근 율무밭을 오가는 형편이다. 일부 분별력 없는 행위로 인해 저 멀리 시베리아에서 월동을 위해 임진강을 찾아온 두루미들이 과연 내년에는 얼마나 찾아올 것인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전체댓글 0

  • 52499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슈&진단]연천 두루미 서식지 보존을 위한 상생방안 (2)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