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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기행]민간인으로 DMZ 가장 많이 방문한 이우형소장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이우형소장, 임진강 인문학적 정체성을 찾아 다양한 통섭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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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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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강역사문화연구소 이우형소장 ⓒ뉴스매거진21

 

현강역사문화연구소를 소개한다면

 “10년 전부터 구상해 왔고, 2012년 정식으로 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현강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강을 뜻하고 임진강, 한탄강을 아우르는 수계중심 전체유역으로서 국토의 중심에 위치하고 분단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심에 있으면서 엄청난 영고성쇠를 겪었고 임진강·한탄강벨트가 변화의 축이었는데 근현대사로 들어오면서 우리 의사와 무관하게 분단선이 여러번 잘려 나갔고 전쟁이 일어난지 70년이 됐는데 너무 긴 시간 공동화되어 있어요. 우리 역사에 핵심축인데 지금 빈 공백으로 되고 점점 우리 관심에서 엷어지고 있어요. 어느 누구도 관심을 안 가지고 있지요. 최근 많은 구호가 나오고 있지만 이 지역의 정체성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우리 지역의 인문학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제가 다양한 통섭을 하고 있습니다”

 

현강역사문화연구소를 만든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리 역사는 보듬기도 버거운 모든 시련을 겪었던 공간이기 때문에, 언어나 제도로는 트라우마가 치유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억의 망각이겠죠. 그것은 과거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 인문학적 정보들을 얼마나 꼼꼼하게 점을 찍어서 선을 만들고, 면을 채우느냐? 이렇게 시간의 증폭에 따라 입체적으로 정리하는데까지 최선을 다해 만들어 놓아야 비로소 통일을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마치 환자가 피를 흘리고 있는데 외과의가 수술하지 않고 처방전만 붙들고 있는 형국이지요. 70년 동안 그렇게 왔어요. 이 지역사람들이 주인이 되지 못하고 정책결정에서 소외되어서 그렇게 된거죠. 국가가 모든 것을 다한다는 맹신주의에서 벗어나야죠. 임진강의 인류학적 문화유산토양을 채우려면 DMZ 남쪽과 북한지역의 공간을 메워야 합니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접경지역 안에서 찾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강대국에 의해서 분단되는 비극적 현실이 반복될 수 있지요. 깨어 있어야 해요.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이기적이면 안 되는거지요. 제가 현강역사문화연구소를 시작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DMZ와 민간인통제구역에 위치한 역사문화유적을 많이 발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접경지역인 포천 중리에 살고 있고 휴전선에서 직선거리 21km 떨어진 곳입니다. 1990년초부터 국가프로젝트인 접경지역 문화재조사에 참여했습니다. 비공식적 여러 과업도 많이 수행했기 때문에 민간인신분으로 DMZ를 가장 많이 방문했죠. 넓은 의미의 왜곡된 DMZ가 아니고 실제 DMZ통문을 열고 군인호위를 받으면서 특수한 목적의 조사를 많이 했어요. 민통선 안쪽에 위치한 역사문화유적 80%는 제가 다 찾았어요. DMZ와 민통선 안에 많은 문화유적을 발굴했고요, 학술연구하면서 도지정문화재, 보물, 사적으로 된게 꽤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연천 8개 적석총 가운데 7개를 찾았고, 그 중에서 횡산리, 삼곶리, 학곡리 3개 적석총을 발굴했어요. 관방유적으로 호로고루성, 은대리성, 당포성을 발굴했고, 당포성의 경우 1989년 미수선생 문집 기행문의 짧은 글귀를 보고 찾게 되었으며 2차례 발굴후 사적지로 지정되었어요. 태봉국 도성도 간헐적인 지표조사, 즉 육안조사에도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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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변 백제 적석총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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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삼곶리 적석총 ⓒ뉴스매거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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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당포성 ⓒ뉴스매거진21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중점과제는 무엇인지요? 

 “30년 넘게 연구한 결과를 하나 하나 다시 정리하고 있어요. 최근 245km 군사분계선(MDL)으로 대치하고 있는데 북한지역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1차 문헌자료와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2,000건 문화재 DB를 갖추고 있어요. 지역의 생태와 역사문화를 재해석하고 오감을 총동원해 자료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임진강수계에서 한탄강은 16%를 차지하고 있는 지류에 불과하고, 임진강 수계 2/3가 북한지역에 있어요. 임진강수계는 남북한 24개 시군이 접해 있습니다.

 첫째 계속 모니터링하는 일입니다. 문화유적을 찾아냈다고 끝이 아니에요. 동서남북으로 다니면서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무지로 훼손되는지, 개발의 탐욕으로 훼손되는지 워낙 한국사회에서 허다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죠. 만약 불법이라면 공사중지를 명할 수 있고요. 최근 문화재법이 강화되고 일반인식이 높아져서 그런 일은 없어졌지만요. 둘째,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를 망라해 인간의 흔적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근현대사는 인문학적, 인류학적 자산이 다 증발했어요.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데 1세대들이 다 돌아가셨으니까 몇 만권의 백과사전이 우리의 방관으로 증발해 버린거에요. 다들 DMZ이니 접경지역이니 얘기하는데 실제적으로 다 공염불이죠. 연천은 1차 자료는 그나마 정리되어 있어 다행입니다. 임진강수계에서 철원·연천·파주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통일이 되더라도 입체적으로 국토·역사의 큰 사건들을 표본으로 만들었어야 하는데 일제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는게 현실이죠. 제한적이긴 하겠지만 제가 자료를 최대한 뽑아 내는데 노력하고 있는거죠. 셋째, 저작물을 내는 겁니다.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일이고요, 또 분단현실인 현재는 근현대사에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 근현대사를 글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기초작업에 공을 들여 왔어요. 올해부터 연구결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려고 합니다. ‘내실있게, 급하지 않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우선 일반시민강좌를 본격적으로 할겁니다. 지역문화유산 시민강좌를 하고, 또 독립운동과 한국전쟁에 대한 강좌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둘째, 문화유산 답사는 원하시는 분들 눈높이에 맞춰 이 지역의 아픔을 내 것으로 품을 수 있도록 감동을 주는 기회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셋째는 저작물을 발표할 생각이에요. 매달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글도 쓰면서 인문학적 관점에서 임진강유역 불교유산, 유교유산, 풍류유산, 도자기, 선사시대등 주제별·장르별로 글을 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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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강역사문화연구소 이우형소장 ⓒ뉴스매거진21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결국 사람 문제잖아요. 문화라는 작업을 지역에서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봅니다. 엄격한 수행자의 모습을 보여야겠어요. 어느 순간 문화가 공해가 되었잖아요. 지역에 국한해 좁은 시각에서 맴돌고 있어 지역 폐해가 누적되고 있어요. 이제는 행정구역이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행정구역 안에 안주하게 되면, 지역에서 요청하는 용역에 매달린다든지 그 쪽의 요구에 맞추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거에요. 그래서 더 이상 행정구역이 필요없다고 말하는겁니다. 양심과 향기나는 삶을 살아야 계속 추동력이 확보되고, 차곡차곡 쌓여야만이 성장해 갈 수 있지 않나요? 냄비에 물 끓이듯, 문화는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침묵으로 걸어가는 길. 이런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디지털시대에 행정구역 개념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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