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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회 동두천시장배 파크골프대회 성료
      제3회 동두천시장배 파크골프대회가 지난 5월 30일 박형덕 동두천시장, 김승호 동두천시의회 의장, 추철호 동두천시 체육회장 및 파크골프 동호인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동두천시 송내파크골프장에서 개최됐다.   ‘파크골프(park golf)’는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 도심의 공원에서 나무 채와 플라스틱 공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경기를 말한다.   동두천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동두천시 파크골프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 1위는 생연1클럽, 2위는 중앙클럽, 3위는 불현클럽이 차지하였고, 개인전 남자부 1위는 김영환, 2위는 송화섭, 3위는 전재규 선수, 개인전 여자부 1위는 서정화, 2위는 이정복, 3위는 한창례 선수에게 돌아갔다.   추철호 체육회장은 “오늘 대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기량을 힘껏 발휘하고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을 위하고 서로 화합하여 발전하는 대회가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 18홀을 갖춘 정규 파크 골프장 조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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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두천
    • 행정
    2023-06-09
  • 연천군,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궁도 여자부·합기도 정상 질주
      연천군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용인시에서 열린 제33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궁도 여자부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선수단이 정상을 차지했다고 3일 밝혔다. 선수단은 합기도 발차기 B부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선수단은 궁도에서 2개의 금메달을, 합기도에서 1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밖에 15개 종목(육상, 축구, 테니스, 탁구, 궁도, 배드민턴, 태권도, 볼링, 야구, 게이트볼, 족구, 합기도, 산악, 그라운드골프, 파크골프)에 332명이 출전해 은메달 9개 동메달 5개를 얻어 최종 17개 메달(금3, 은9, 동5)을 획득해 연천군의 위상을 드높였다.         강정복 연천군체육회장은 “4년 만에 열린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인 만큼 성적을 떠나 참가하신 모든 체육인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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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11
  • 꿈의학교 천사의화살 국궁, 전국대회에서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 쾌거
      동두천시 (사)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본부장 김영호)는 경기도교육청·동두천시에서 지원하는 꿈의학교-천사의 화살 국궁을 운영하면서, 지난 22일 공주시에서 열린 『제32회 전국 청소년화랑대회』에 참가하여 개인전 최고점수 1위(이담초 6학년 강재원)로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고 전했다.   또한, 개인전에서 고등부 1·2·3위, 중등부 1·2위, 초등1학년 1·2위, 초등2학년 1·3·5위, 초등3학년 1위, 초등4학년 1·3위, 초등6학년 1위, 단체전에서는 고등부 1위, 중등부 2·3위, 초등고학년 2위, 초등저학년 2·3위 등 전체 24개의 상을 수상했다.   천사의 화살 국궁은 2017년부터 경기도교육청·동두천시가 함께 하는 경기꿈의학교 지원사업비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20명 이상의 학생이 국궁수업을 듣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며 밝은 미래를 열어갈 꿈나무로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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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31
  • 연천군, 구석기축제기념 연천군수배 경기도 궁도대회 성료
      연천군은 지난 15~16일 2일간 고대정에서 600여명의 경기도 궁도인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이후 4년 만에 구석기축제기념 연천군수배 경기도 남녀 궁도대회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천군체육회가 주최, 연천군궁도협회가 주관하였고 연천군과 경기도궁도협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단체전(정대항), 혼성부, 개인전(노년부, 남자부, 여자부) 부별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이날 단체전 1위는 평택정(평택시), 2위는 무림정(남양주시), 3위는 동호정(동두천시)이 차지했다. 혼성부 1위는 태산정(김포시), 2위는 평택정(평택시), 3위는 송무정(평택시)이 영광을 안았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2022년 구석기축제기념 연천군수배 경기도 남녀 궁도대회 참가하신 경기도 궁도인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예로부터 내려온 우리나라의 대표 전통 무술을 계승하고 계시는 궁도인들을 모시게 되어 굉장히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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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19
  • ‘제7회 경기도지사배 전국 장애인태권도대회’입상선수 메달 수여
    동두천시 장애인체육회(회장 박형덕)는 지난 8일 ‘제7회 경기도지사배 전국 장애인태권도대회’에 출전한 선수들과 임원진 등 15명을 시장실로 초청하여 메달을 수여하고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제7회 경기도지사배 전국 장애인태권도대회’는 지난 7월 23일 수원시 소재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됐다. 대회 결과 동두천시는 개인전에서 금메달 20개·은메달 20개·동메달 12개, 단체전에서는 금메달 3개·은메달 2개·동메달 1개를 획득, 최종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박형덕 시장(동두천시 장애인체육회장)은 이날 수여식에서 “한계를 딛고 우수한 성적을 거둬 동두천시를 널리 알린 선수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선수들과 장애인체육회 임원진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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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10
  • 연천군체육회, ‘2022 연천DMZ랠리’ 성료
    2022 연천DMZ랠리가 지난 9일 연천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연천군체육회와 서울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는 사이클과 MTB 2개 종목 남녀 개인전, 단체전으로 진행됐다. 전국 각지에서 자전거 동호인 1,000여명이 참가해 연천군 일대 72㎞ 코스를 마음껏 달리며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날 개회식에는 김덕현 연천군수, 김성원 국회의원, 윤종영 도의원, 심상금 군의장 및 군의원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하여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응원했다. 또한 연천군청 사이클팀의 선두 퍼레이드와 연천경찰서, 파주경찰서, 연천군모범운전자회, 연천군의용소방대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봉사가 이 대회를 더욱 빛나게 했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아름다운 연천에서 2022 연천DMZ랠리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대회에 참가하여 주신 동호인분들이 안전하게 좋은 기록을 달성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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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13
  • 연천군 장애인배드민턴협회 김수아 선수 전국대회 2관왕
      연천군 장애인배드민턴협회 소속 김수아(17‧전곡고) 선수가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서 여자 단식과 복식 부문 우승을 차지,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연천군은 지난 8~9일 전북 고창군립체육관에서 열린 제15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 배드민턴 종목에서 경기도 대표 김 선수가 개인전(여자단식 IDD 중·고) 부문과 복식(여자복식 IDD 초·중·고)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 선수는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충남 대표로 나선 이수진 선수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제치고 우승했다. 한향림(남양주 와부고)과 짝을 이뤄 출전한 여자복식 부문에서도 광주광역시 대표 윤보민·정다은 조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 선수는 “대회 2관왕에 올라 영광“이라며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자상하고 따뜻하게 지도해주시는 김정우 감독님, 항상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해주시는 김광철 연천군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김광철 군수(연천군장애인체육회 회장)는 “전국대회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둔 김 선수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연천군의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로 총 11개의 메달을 획득한 경기도가 종합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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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20
  • 연천군 청소년 E-스포츠 대회 개최 및 참가자모집
      (재)연천군청소년육성재단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있는 청소년 및 지역주민들에게 활력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연천군 청소년 E-스포츠 대회‘청소년어울림마당과 함께하는 집콕 레이스!’를 개최한다.   여성가족부, 연천군, (재)연천군청소년육성재단(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주최 및 주관하는 이번 대회 종목은 모바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로 개인전, 단체전, 화합전으로 진행되며 개인전(64명), 단체전 및 화합전(16개팀)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관내 9세 ~ 19세 청소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화합전은 가족과 초등학생의 2인 1팀으로 구성된 이벤트 종목으로 청소년만이 아닌 부모, 가족에게도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진행된다. 대회 진행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여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특히 결승(6월 26일)은 연천군청소년육성재단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본 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청소년은 연천군청소년육성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서 다운 후 6월11일까지 yycc7942@naver.com 메일 제출 또는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수련관으로 직접 제출하면 된다. (재)연천군청소년육성재단 관계자는 “연천군 청소년 E-스포츠 대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청소년 활동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건전한 청소년 게임 문화 조성을 통한 진로 영역 확산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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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07
  • 양주시 여자볼링선수단, 제35회 대통령기 전국볼링대회 종합우승 쾌거
     양주시(시장 이성호)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전주시에서 열린 제35회 대통령기 전국볼링대회에 출전한 양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여자볼링선수단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정된 볼링대회가 연이어 취소·연기되는 가운데 열린 대한볼링협회 주최 올해 첫 대통령기 전국볼링대회에는 양주시를 비롯해 전국 시도, 시군 실업여자볼링부 15개팀 총 92명이 참가했다. 양주시 여성볼링선수단은 개인, 개인종합 등 개인전과 2인조, 3인조, 5인조 등 단체전 종목에 총 6명이 참가했다.    선수단은 여자일반부 대회 첫날 개인전에 출전한 김정연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며 메달 획득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이튿날 2인조 경기에서 양다솜, 지은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대회 셋째날 3인조 경기에서는 아쉽게 입상하지 못했지만, 다음날 치러진 5인조 경기에서 주장 지은아 선수를 필두로 똘똘 뭉친 출전선수들이 심기일전한 끝에 금메달을 거머쥐는 기쁨을 맛봤다.  더불어 양다솜 선수는 개인종합에서 은메달을, 마스터즈 전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대회 최강팀으로 우뚝 솟은 양주시청 선수단은 대회결과 2인조(양다솜·지은아)와 5인조(지은아 외 5인), 마스터즈(양다솜)에서 금메달을, 개인전(김정연)과 개인종합(양다솜)에서 은메달을 획득,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석권하며 종합우승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성호 양주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정된 대회가 취소·연기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묵묵히 성실하게 훈련에 매진한 결과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둬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직장운동부 볼링팀 선수들의 역량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볼링의 메카 양주시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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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
    • 문화·예술
    2020-11-20
  • 양주시, 양주 출신 세계적 현대도예가 신상호展 개최
      양주시(시장 이성호)는 오는 29일까지 시청 3층 감동갤러리에서 전통도자를 현대도조로 혁신한 세계적 예술가 신상호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상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일명 ‘불로 구운 그림’(fired painting) 등 평면 도조 작품을 비롯해 십이지상, 나무 등을 입체로 표현한 작품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광화문 금호아시아, 김해 클레이아트 박물관 등 건물 외벽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신상호 작가는 양주에서 17대를 이어 살아온 지역 토박이로 지역 내 예술 발전을 이끌어 왔다.   1970년대 중반 이천에 있는 작업장을 장흥면 부곡리로 이전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신 작가는 아프리카 미술의 원초적인 에너지와 시간성에 매료돼 수십 년간 수집에 몰두한 컬렉터기도 하며, 여전히 장르와 영역을 넘나들며 도자와 회화, 도자와 건축, 도자와 오브제의 결합을 시도하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양주시청 홈페이지(www.yangj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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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
    • 문화·예술
    2020-10-13
  • [전문]김보중 개인전 ··· 인내지(人乃地)
      작가 김보중이 ‘개인전-인내지’를 10월 16일부터 11월 13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개인전-인내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소개하고, 작품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길을 걷다’에 대한 작가의 단상을 들어 본다.     人乃地(인내지) 동학농민혁명, 우리 민족의 근대(modern)의 참 시작 150여 년 전 조선 말기 왕조와 집권 세력의 무능과 부패로 민족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있을 때,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무지렁이 농민 노동자들이 들고일어나 외세에 항거하여 일어난 난이 동학농민혁명이다. 물밀 듯 밀려들어 오는 서양의 서학에 대항하여 동학이라 하였고, 조선 시대 계급사회에서 발톱의 때만큼도 취급받지 못했던 상놈 무지렁이들이 “인내천(人乃天) 즉 사람이 곧 하늘”이라고 칭함을 받는다. 당시 허약할 대로 허약한 집권 세력을 대신하여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하던 일제의 빗발치는 총 세례에 수천 명이 몰살을 당하여도 무지렁이 자신들이 하늘이기에 기꺼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근대(modern)의 참 시작이다. “사람이 하늘”이라는 생각은 우리만 가진 자각은 아니다. 서양의 계몽사상도 또한 이런 인간의 가치에 대해 하늘처럼 극진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더불어 개화된 인간의 가치는 하늘을 찌르고 세상 모든 만물 위에 군림한다. 하늘 같은 인간은 하늘을 더럽히고 땅을, 물을 더럽힌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폭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인내지(人乃地) - “사람은 땅이고 대지이다 그리고 길이다” 이런 유구하고도 장엄한 전통을 생각하면서, ‘인내지(人乃地)’를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은 땅이고 대지이다. 그리고 길이다. 인간의 삶을 지탱하여주는 땅은 인간이 배설한 문명의 이기로 죽어가고 있다. 우리가 생산한 이성의 산물과 욕심으로 이루어진 과잉 생산물로 인해 땅은 이미 자정(自淨) 능력을 상실하고 스스로가 생산이 불가능한 불모지로 변해가고 있다. 사람이 스스로 하늘이라고 존엄을 받았던 생각은 자연과 타 생명체와 삶의 터전을 공유하여야만 우리 스스로가 생존할 수 있다는 엄혹한 교훈과 현실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인내지(人乃地)를 생각한다.         작품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길을 걷다’ 117x73cm 50호 M 사이즈 캔버스 9개를 이어서 약 1000cm x 73cm 크기의 작업을 하였다. 실제 수백 미터 주상절리 길 중 단지 25m~30m에 이르는 길이다. 이 작업을 하면서 얻는 유익은 길이라는 대상을 보는 방식이다. 꼭 ‘길’만 특정할 것은 아니지만, 대상성을 전적으로 끌고 가는 모든 회화 작업에 해당한다고도 본다. 주상절리 길을 따라 빠르게 달리다 보면 좌우로 나눠진 풀숲더미가 갈라지고 오로지 붉은 길만 곧게 뻗은 공간을 의식할 뿐이다. 그러나 천천히 걸으며 살피면 사람이 한동안 무수히 지나다녀 붉게 다져진 길과 좌우 풀숲더미는 동일체였다. 우리가 그 길을 더 사용치 않는다면, 그 붉은 길은 이름 모를 좌우 풀숲 속으로 돌아간다는 순환 원리이다. 앞만 보고 빠르게 달리면 좌우로 나눠진 세계가 펼쳐지고 발걸음을 천천히 하고 바라보면 동일체화 될 수밖에 없는 원융(圓融)의 세계가 펼쳐지는, 화가에게는 그런 세계가 보인다.   스페이스몸미술관 2, 3전시장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부로1205번길 183 월요일 휴관 / 10:00~18:00 043-236-6622 / www.spacem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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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1
  • [현장인터뷰]DMZ 서쪽끝, '그림'을 고수하는 화가 박진화
    [그림 박진화 '사월-빨강' 450x280cm.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8개월동안 강화도 북쪽 민통선 인근 대산리 작업실 사북헌(斜北軒)에서 그림을 그려 왔다. 그후 2016년 1월 28일 볼음도로 작업실을 옮긴지 3년반이 지났다. 추석연휴 막바지인 9월 14일 토요일 서해 볼음도에서 박진화화백을 만났다. 강화도 선착장에서 배가 출발할 때만 해도 잔뜩 흐린 날씨에 보슬비까지 내렸다. 볼음도에 도착할 무렵이 되자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멋진 풍광을 연출했다.   볼음도는 강화도에서 배 타고 1시간 20분 걸린다. 섬 전체가 민간인통제구역이며, 주민은 300여명에 불과하다. 섬 북쪽 전망대에서 하얀 뭉게구름 아래로 북한 황해도 연안군이 선명하게 보였다. 북쪽과 서쪽에 펼쳐진 서해 바다는 NLL(북방한계선)이 있다. 육지 DMZ와 연결되어 서해엔 NLL이 그어져 있다. 볼음도는 NLL 남쪽에 있으며 작은 섬 말도가 바로 눈 앞에 보인다. 800년된 은행나무는 1주일전 태풍 링링이 관통하면서 중심가지가 꺾이는 아픔을 겪었고 태풍이 스쳐간 초록이파리들은 시커멓게 타들어 깊은 상흔을 남겼다. 그런 고통을 겪었어도 은행나무의 위엄과 기상은 여전했다.    [볼음도 은행나무.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2016년 볼음도에서 처음 시작했던 ‘사월’ 시리즈 대작 4점을 올해 6월말 완성했다. 작업실에서 ‘사월’ 시리즈 한 점 한 점 마주하면서 박진화화백과 인터뷰를 이어갔다.     [인터뷰하고 있는 박진화 화백. 사진 뉴스매거진21]    볼음도에서 처음 완성한 ‘사월’ 대작 4점을 3년반동안 진행해 오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지난 1세기 고난의 역사를 생각해 왔고 분단문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세월호참사까지 일어나자 아픈 역사를 해원하는 굿판을 ‘사월’이라는 제목으로 그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16년 볼음도 작업실을 오픈하자마자 박근혜정권이 정점에 달했던 2016년 3월 초상집같은 비극적 분위기에서 작품을 시작했다. 그 해 늦가을 촛불집회가 매주 열리면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5월엔 정권교체까지 이루는 역사적 전환기를 겪었다. 작품을 진행하는 와중에 사회의 양극이 교차하는 격동의 회오리 속에 작가인 내가 들어가 버렸다. 워낙 급변하는 정치·사회적 변화로 작가의 동력이 빠져 나가면서 큰 내면적 혼란을 겪었으며, 2017년 11월 어렵사리 작품 5점을 끝내고 강화도 박진화미술관에서 비공개 전시했다"         [그림 박진화 '사월-프롤로그' 300x280cm. 사진 박진화]   "‘사월-프롤로그’, ‘사월-빨강’, ‘사월-파랑’, ‘사월-노랑’, ‘사월-에필로그’였다. 2018년 여름부터 ‘사월-노랑’, ‘사월-빨강’, ‘사월-에필로그’ 3점이 “이게 아니다”라는 강력한 신호가 있어 순조롭게 그렸던 3점을 결국 볼음도 작업실로 갖고 와서 2019년 3월 일부 개작하여 4월말 비로소 ‘사월-빨강’, ‘사월-노랑’ 2점을 마무리했고, 6월엔 “‘사월’은 에필로그 성격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려 ‘사월-에피로그’ 1점 제외하고 대작 4점을 최종 완성했다. 특히 ‘사월-노랑’은 세월호를 염두에 두고 그렸다. 격렬하게 “당신이 뭔데 나를...”라는 메시지를 견뎌 내는게 가장 힘들었다. 9월 들어서 조금씩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다.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8년은 건너 뛰고 2019년 4월까지 작품을 하면서 끊임없이 되묻는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그림 박진화 '사월-노랑' 600x280cm. 사진 뉴스매거진21]      강화도 작업실은 철책이 보이는 곳에 있었고, 볼음도 역시 북한 황해도 연안군이 보이는 곳이다. 분단현실을 어떻게 작업에 담아 내고 있는가   "중요한 문제이며 나의 절대적 문제의식이 바로 분단문제다. 이분법적 접근은 피상적인 분단논리에 불과하며, 나는 “분단문제를 어떻게 나 자신과 육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분단문제는 내 작품의 본령이기도 하다. 강화도에서 20년이상 작품하면서 분단문제를 떠나서 그린 그림이 없었다. ‘분단의 사유’, ‘분단의 몸’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했었다. 섣불리 ‘분단은 악, 통일은 선’이라는 이분법 논리는 내 머릿속에는 없다. “가벼운 통일지향적 노래만을 불러서는 안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며 “작가는 진지한 물음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분단은 그 자체가 갈등이고 모순이다. 말도 안 되는게 한 몸에 병존하고 있다. 이 갈등과 모순 그리고 불안전한 정체성을 토로하고 그 정체성 속에서 삶을 살아내는 문제야말로 분단에 대처하는 충실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북쪽 땅이라는 시각적 이미지가 겹쳐지는데서 작품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분단된 처지를 그대로 안고 분단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의 낌새가 작품에 드러나면 되지 않겠는가"          [그림 박진화 '사월-파랑' 450x280cm. 사진 박진화]   "볼음도는 철책이 없다. 과거 강화도 철책이 보이는 작업실에서 도깨비라는 비극적 유령이 철책에 난무하는 작품을 많이 그렸다. 볼음도 해변은 철책이 없으니까 훨씬 더 내면적 성찰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섬으로 작업실을 옮기게 되지 않았을까. 지금은 가시적인 철책이 아닌 내 안의 철책, 내가 철책인 입장으로 반전되었다. 깊이 성찰하다 보니 굉장히 버거운 문제다. 내가 그림하는 행위는 그런 문제 속에서 더 열망하는 수 밖에 없다. 고민만 깊어지는 셈이 된다. 볼음도라는 고립된 장소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그런 문제의식에 훨씬 더 깊게 들어 갔기 때문에 ‘사월’ 대작 4점도 그런 점에서 자신감이 있기보다는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작업해 왔다"   "우리가 분단인으로서 살고 있는 소명의식은 무엇일까. 간단치가 않다. 한 인간으로서 그 고민의 밀도를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과제다. 자칫 자기 감각에 빠지기 싶다. 인류의 보편성을 자기 말로 끌어오기는 쉽다. 분단이라는 문제를 총체적으로 의식하다 보니까 나름의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성을 내걸고 쉽게 보검을 휘두르는 그런 그림을 나는 그릴 수가 없더라"       [박진화화백(좌) 강정환기자(우). 사진 뉴스매거진21]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림이란 무엇인가   "지금은 회화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 그림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림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고유한 의미를 고민하는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한다. 그림, 글은 순수 우리말이다. ‘그리움, 그리워하다’가 어원이다. 글과 그림은 어원이 같다. 그림이라는 것은 그리움의 응집체, 즉 그리움의 생명성을 담보한 응집체를 말한다. 그림은 미술적 언어, 즉 미술에만 국한시킬 수 없는 훨씬 포괄적인 사회적 개념이며 개인의 삶과 전체 삶을 포함한다. 그림은 개인뿐만 아니라 전체 인간의식이 함유될 수 밖에 없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바로 내 작업방향의 핵심이다. 인간의 윤리성과 사랑, 총체성. 지금 돌아보니까 “내가 그런 문제를 갖고 씨름해 왔구나.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인간애를 담보하려고 노력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역시 간단치 않은 문제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가면 되겠다”고 최근에야 생각했다. 그림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총체성을 깊이 사유하는 화가일 수 밖에 없고, 화가여야 한다"   "현재 미술은 인간의 고유한 내면에 스며있는 윤리성을 방치하고 있다. 역으로 이를 성찰하기 위해 오히려 그림이라는 말에 더욱 천착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미술은 화가(그린 자)의 몸이 지니고 있는 전체적인 상황과 처지,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윤리적 측면을 거세한지 오래되었다. 잘 나가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오히려 거세시켜야 잘 나가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진화 볼음도 작업실에서 기념촬영.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2020년 새해 벽두인 1월 2일 뉴욕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초대받았다. 대작이 아닌 신작 10여점을 한 달전부터 준비해 왔다. 만가(의미: 상여소리-죽은 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노래) 시리즈 소품 5~6점 진행하고, 심경(의미: 내 마음의 상태) 시리즈 50호 4점을 한반도에 사는 한 인간의 심층에 깔린 역사성, 마음상태를 나, 우리 또는 염원, 동경까지 함께 아우르는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9월 15일 일요일 볼음도 선착장에서 바라 본 서해 풍경은 여전히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 오르며 서해바다를 끌어 안았다. 볼음도에서 박진화화백이 소망하는 화업이 꼬옥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여객선에 몸을 싣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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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28

문화·행사 검색결과

  • [동영상]윤중덕 개인전 '꽃이피고 별이되다"
    [동영상]윤중덕 개인전  '꽃이피고 별이되다"  2023년2월2일~28일   / 연천수레울 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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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7
  • 양주시, 양주 출신 세계적 현대도예가 신상호展 개최
      양주시(시장 이성호)는 오는 29일까지 시청 3층 감동갤러리에서 전통도자를 현대도조로 혁신한 세계적 예술가 신상호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상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일명 ‘불로 구운 그림’(fired painting) 등 평면 도조 작품을 비롯해 십이지상, 나무 등을 입체로 표현한 작품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광화문 금호아시아, 김해 클레이아트 박물관 등 건물 외벽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신상호 작가는 양주에서 17대를 이어 살아온 지역 토박이로 지역 내 예술 발전을 이끌어 왔다.   1970년대 중반 이천에 있는 작업장을 장흥면 부곡리로 이전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신 작가는 아프리카 미술의 원초적인 에너지와 시간성에 매료돼 수십 년간 수집에 몰두한 컬렉터기도 하며, 여전히 장르와 영역을 넘나들며 도자와 회화, 도자와 건축, 도자와 오브제의 결합을 시도하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양주시청 홈페이지(www.yangj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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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3
  • [전문]김보중 개인전 ··· 인내지(人乃地)
      작가 김보중이 ‘개인전-인내지’를 10월 16일부터 11월 13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개인전-인내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소개하고, 작품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길을 걷다’에 대한 작가의 단상을 들어 본다.     人乃地(인내지) 동학농민혁명, 우리 민족의 근대(modern)의 참 시작 150여 년 전 조선 말기 왕조와 집권 세력의 무능과 부패로 민족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있을 때,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무지렁이 농민 노동자들이 들고일어나 외세에 항거하여 일어난 난이 동학농민혁명이다. 물밀 듯 밀려들어 오는 서양의 서학에 대항하여 동학이라 하였고, 조선 시대 계급사회에서 발톱의 때만큼도 취급받지 못했던 상놈 무지렁이들이 “인내천(人乃天) 즉 사람이 곧 하늘”이라고 칭함을 받는다. 당시 허약할 대로 허약한 집권 세력을 대신하여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하던 일제의 빗발치는 총 세례에 수천 명이 몰살을 당하여도 무지렁이 자신들이 하늘이기에 기꺼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근대(modern)의 참 시작이다. “사람이 하늘”이라는 생각은 우리만 가진 자각은 아니다. 서양의 계몽사상도 또한 이런 인간의 가치에 대해 하늘처럼 극진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더불어 개화된 인간의 가치는 하늘을 찌르고 세상 모든 만물 위에 군림한다. 하늘 같은 인간은 하늘을 더럽히고 땅을, 물을 더럽힌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폭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인내지(人乃地) - “사람은 땅이고 대지이다 그리고 길이다” 이런 유구하고도 장엄한 전통을 생각하면서, ‘인내지(人乃地)’를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은 땅이고 대지이다. 그리고 길이다. 인간의 삶을 지탱하여주는 땅은 인간이 배설한 문명의 이기로 죽어가고 있다. 우리가 생산한 이성의 산물과 욕심으로 이루어진 과잉 생산물로 인해 땅은 이미 자정(自淨) 능력을 상실하고 스스로가 생산이 불가능한 불모지로 변해가고 있다. 사람이 스스로 하늘이라고 존엄을 받았던 생각은 자연과 타 생명체와 삶의 터전을 공유하여야만 우리 스스로가 생존할 수 있다는 엄혹한 교훈과 현실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인내지(人乃地)를 생각한다.         작품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길을 걷다’ 117x73cm 50호 M 사이즈 캔버스 9개를 이어서 약 1000cm x 73cm 크기의 작업을 하였다. 실제 수백 미터 주상절리 길 중 단지 25m~30m에 이르는 길이다. 이 작업을 하면서 얻는 유익은 길이라는 대상을 보는 방식이다. 꼭 ‘길’만 특정할 것은 아니지만, 대상성을 전적으로 끌고 가는 모든 회화 작업에 해당한다고도 본다. 주상절리 길을 따라 빠르게 달리다 보면 좌우로 나눠진 풀숲더미가 갈라지고 오로지 붉은 길만 곧게 뻗은 공간을 의식할 뿐이다. 그러나 천천히 걸으며 살피면 사람이 한동안 무수히 지나다녀 붉게 다져진 길과 좌우 풀숲더미는 동일체였다. 우리가 그 길을 더 사용치 않는다면, 그 붉은 길은 이름 모를 좌우 풀숲 속으로 돌아간다는 순환 원리이다. 앞만 보고 빠르게 달리면 좌우로 나눠진 세계가 펼쳐지고 발걸음을 천천히 하고 바라보면 동일체화 될 수밖에 없는 원융(圓融)의 세계가 펼쳐지는, 화가에게는 그런 세계가 보인다.   스페이스몸미술관 2, 3전시장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부로1205번길 183 월요일 휴관 / 10:00~18:00 043-236-6622 / www.spacem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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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1
  • [현장인터뷰]DMZ 서쪽끝, '그림'을 고수하는 화가 박진화
    [그림 박진화 '사월-빨강' 450x280cm.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8개월동안 강화도 북쪽 민통선 인근 대산리 작업실 사북헌(斜北軒)에서 그림을 그려 왔다. 그후 2016년 1월 28일 볼음도로 작업실을 옮긴지 3년반이 지났다. 추석연휴 막바지인 9월 14일 토요일 서해 볼음도에서 박진화화백을 만났다. 강화도 선착장에서 배가 출발할 때만 해도 잔뜩 흐린 날씨에 보슬비까지 내렸다. 볼음도에 도착할 무렵이 되자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멋진 풍광을 연출했다.   볼음도는 강화도에서 배 타고 1시간 20분 걸린다. 섬 전체가 민간인통제구역이며, 주민은 300여명에 불과하다. 섬 북쪽 전망대에서 하얀 뭉게구름 아래로 북한 황해도 연안군이 선명하게 보였다. 북쪽과 서쪽에 펼쳐진 서해 바다는 NLL(북방한계선)이 있다. 육지 DMZ와 연결되어 서해엔 NLL이 그어져 있다. 볼음도는 NLL 남쪽에 있으며 작은 섬 말도가 바로 눈 앞에 보인다. 800년된 은행나무는 1주일전 태풍 링링이 관통하면서 중심가지가 꺾이는 아픔을 겪었고 태풍이 스쳐간 초록이파리들은 시커멓게 타들어 깊은 상흔을 남겼다. 그런 고통을 겪었어도 은행나무의 위엄과 기상은 여전했다.    [볼음도 은행나무.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2016년 볼음도에서 처음 시작했던 ‘사월’ 시리즈 대작 4점을 올해 6월말 완성했다. 작업실에서 ‘사월’ 시리즈 한 점 한 점 마주하면서 박진화화백과 인터뷰를 이어갔다.     [인터뷰하고 있는 박진화 화백. 사진 뉴스매거진21]    볼음도에서 처음 완성한 ‘사월’ 대작 4점을 3년반동안 진행해 오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지난 1세기 고난의 역사를 생각해 왔고 분단문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세월호참사까지 일어나자 아픈 역사를 해원하는 굿판을 ‘사월’이라는 제목으로 그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16년 볼음도 작업실을 오픈하자마자 박근혜정권이 정점에 달했던 2016년 3월 초상집같은 비극적 분위기에서 작품을 시작했다. 그 해 늦가을 촛불집회가 매주 열리면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5월엔 정권교체까지 이루는 역사적 전환기를 겪었다. 작품을 진행하는 와중에 사회의 양극이 교차하는 격동의 회오리 속에 작가인 내가 들어가 버렸다. 워낙 급변하는 정치·사회적 변화로 작가의 동력이 빠져 나가면서 큰 내면적 혼란을 겪었으며, 2017년 11월 어렵사리 작품 5점을 끝내고 강화도 박진화미술관에서 비공개 전시했다"         [그림 박진화 '사월-프롤로그' 300x280cm. 사진 박진화]   "‘사월-프롤로그’, ‘사월-빨강’, ‘사월-파랑’, ‘사월-노랑’, ‘사월-에필로그’였다. 2018년 여름부터 ‘사월-노랑’, ‘사월-빨강’, ‘사월-에필로그’ 3점이 “이게 아니다”라는 강력한 신호가 있어 순조롭게 그렸던 3점을 결국 볼음도 작업실로 갖고 와서 2019년 3월 일부 개작하여 4월말 비로소 ‘사월-빨강’, ‘사월-노랑’ 2점을 마무리했고, 6월엔 “‘사월’은 에필로그 성격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려 ‘사월-에피로그’ 1점 제외하고 대작 4점을 최종 완성했다. 특히 ‘사월-노랑’은 세월호를 염두에 두고 그렸다. 격렬하게 “당신이 뭔데 나를...”라는 메시지를 견뎌 내는게 가장 힘들었다. 9월 들어서 조금씩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다.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8년은 건너 뛰고 2019년 4월까지 작품을 하면서 끊임없이 되묻는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그림 박진화 '사월-노랑' 600x280cm. 사진 뉴스매거진21]      강화도 작업실은 철책이 보이는 곳에 있었고, 볼음도 역시 북한 황해도 연안군이 보이는 곳이다. 분단현실을 어떻게 작업에 담아 내고 있는가   "중요한 문제이며 나의 절대적 문제의식이 바로 분단문제다. 이분법적 접근은 피상적인 분단논리에 불과하며, 나는 “분단문제를 어떻게 나 자신과 육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분단문제는 내 작품의 본령이기도 하다. 강화도에서 20년이상 작품하면서 분단문제를 떠나서 그린 그림이 없었다. ‘분단의 사유’, ‘분단의 몸’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했었다. 섣불리 ‘분단은 악, 통일은 선’이라는 이분법 논리는 내 머릿속에는 없다. “가벼운 통일지향적 노래만을 불러서는 안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며 “작가는 진지한 물음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분단은 그 자체가 갈등이고 모순이다. 말도 안 되는게 한 몸에 병존하고 있다. 이 갈등과 모순 그리고 불안전한 정체성을 토로하고 그 정체성 속에서 삶을 살아내는 문제야말로 분단에 대처하는 충실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북쪽 땅이라는 시각적 이미지가 겹쳐지는데서 작품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분단된 처지를 그대로 안고 분단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의 낌새가 작품에 드러나면 되지 않겠는가"          [그림 박진화 '사월-파랑' 450x280cm. 사진 박진화]   "볼음도는 철책이 없다. 과거 강화도 철책이 보이는 작업실에서 도깨비라는 비극적 유령이 철책에 난무하는 작품을 많이 그렸다. 볼음도 해변은 철책이 없으니까 훨씬 더 내면적 성찰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섬으로 작업실을 옮기게 되지 않았을까. 지금은 가시적인 철책이 아닌 내 안의 철책, 내가 철책인 입장으로 반전되었다. 깊이 성찰하다 보니 굉장히 버거운 문제다. 내가 그림하는 행위는 그런 문제 속에서 더 열망하는 수 밖에 없다. 고민만 깊어지는 셈이 된다. 볼음도라는 고립된 장소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그런 문제의식에 훨씬 더 깊게 들어 갔기 때문에 ‘사월’ 대작 4점도 그런 점에서 자신감이 있기보다는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작업해 왔다"   "우리가 분단인으로서 살고 있는 소명의식은 무엇일까. 간단치가 않다. 한 인간으로서 그 고민의 밀도를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과제다. 자칫 자기 감각에 빠지기 싶다. 인류의 보편성을 자기 말로 끌어오기는 쉽다. 분단이라는 문제를 총체적으로 의식하다 보니까 나름의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성을 내걸고 쉽게 보검을 휘두르는 그런 그림을 나는 그릴 수가 없더라"       [박진화화백(좌) 강정환기자(우). 사진 뉴스매거진21]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림이란 무엇인가   "지금은 회화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 그림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림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고유한 의미를 고민하는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한다. 그림, 글은 순수 우리말이다. ‘그리움, 그리워하다’가 어원이다. 글과 그림은 어원이 같다. 그림이라는 것은 그리움의 응집체, 즉 그리움의 생명성을 담보한 응집체를 말한다. 그림은 미술적 언어, 즉 미술에만 국한시킬 수 없는 훨씬 포괄적인 사회적 개념이며 개인의 삶과 전체 삶을 포함한다. 그림은 개인뿐만 아니라 전체 인간의식이 함유될 수 밖에 없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바로 내 작업방향의 핵심이다. 인간의 윤리성과 사랑, 총체성. 지금 돌아보니까 “내가 그런 문제를 갖고 씨름해 왔구나.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인간애를 담보하려고 노력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역시 간단치 않은 문제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가면 되겠다”고 최근에야 생각했다. 그림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총체성을 깊이 사유하는 화가일 수 밖에 없고, 화가여야 한다"   "현재 미술은 인간의 고유한 내면에 스며있는 윤리성을 방치하고 있다. 역으로 이를 성찰하기 위해 오히려 그림이라는 말에 더욱 천착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미술은 화가(그린 자)의 몸이 지니고 있는 전체적인 상황과 처지,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윤리적 측면을 거세한지 오래되었다. 잘 나가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오히려 거세시켜야 잘 나가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진화 볼음도 작업실에서 기념촬영.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2020년 새해 벽두인 1월 2일 뉴욕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초대받았다. 대작이 아닌 신작 10여점을 한 달전부터 준비해 왔다. 만가(의미: 상여소리-죽은 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노래) 시리즈 소품 5~6점 진행하고, 심경(의미: 내 마음의 상태) 시리즈 50호 4점을 한반도에 사는 한 인간의 심층에 깔린 역사성, 마음상태를 나, 우리 또는 염원, 동경까지 함께 아우르는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9월 15일 일요일 볼음도 선착장에서 바라 본 서해 풍경은 여전히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 오르며 서해바다를 끌어 안았다. 볼음도에서 박진화화백이 소망하는 화업이 꼬옥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여객선에 몸을 싣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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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28

포토뉴스 검색결과

  • 양주시, 양주 출신 세계적 현대도예가 신상호展 개최
      양주시(시장 이성호)는 오는 29일까지 시청 3층 감동갤러리에서 전통도자를 현대도조로 혁신한 세계적 예술가 신상호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상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일명 ‘불로 구운 그림’(fired painting) 등 평면 도조 작품을 비롯해 십이지상, 나무 등을 입체로 표현한 작품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광화문 금호아시아, 김해 클레이아트 박물관 등 건물 외벽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신상호 작가는 양주에서 17대를 이어 살아온 지역 토박이로 지역 내 예술 발전을 이끌어 왔다.   1970년대 중반 이천에 있는 작업장을 장흥면 부곡리로 이전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신 작가는 아프리카 미술의 원초적인 에너지와 시간성에 매료돼 수십 년간 수집에 몰두한 컬렉터기도 하며, 여전히 장르와 영역을 넘나들며 도자와 회화, 도자와 건축, 도자와 오브제의 결합을 시도하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양주시청 홈페이지(www.yangj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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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3
  • [전문]김보중 개인전 ··· 인내지(人乃地)
      작가 김보중이 ‘개인전-인내지’를 10월 16일부터 11월 13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개인전-인내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소개하고, 작품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길을 걷다’에 대한 작가의 단상을 들어 본다.     人乃地(인내지) 동학농민혁명, 우리 민족의 근대(modern)의 참 시작 150여 년 전 조선 말기 왕조와 집권 세력의 무능과 부패로 민족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있을 때,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무지렁이 농민 노동자들이 들고일어나 외세에 항거하여 일어난 난이 동학농민혁명이다. 물밀 듯 밀려들어 오는 서양의 서학에 대항하여 동학이라 하였고, 조선 시대 계급사회에서 발톱의 때만큼도 취급받지 못했던 상놈 무지렁이들이 “인내천(人乃天) 즉 사람이 곧 하늘”이라고 칭함을 받는다. 당시 허약할 대로 허약한 집권 세력을 대신하여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하던 일제의 빗발치는 총 세례에 수천 명이 몰살을 당하여도 무지렁이 자신들이 하늘이기에 기꺼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근대(modern)의 참 시작이다. “사람이 하늘”이라는 생각은 우리만 가진 자각은 아니다. 서양의 계몽사상도 또한 이런 인간의 가치에 대해 하늘처럼 극진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더불어 개화된 인간의 가치는 하늘을 찌르고 세상 모든 만물 위에 군림한다. 하늘 같은 인간은 하늘을 더럽히고 땅을, 물을 더럽힌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폭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인내지(人乃地) - “사람은 땅이고 대지이다 그리고 길이다” 이런 유구하고도 장엄한 전통을 생각하면서, ‘인내지(人乃地)’를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은 땅이고 대지이다. 그리고 길이다. 인간의 삶을 지탱하여주는 땅은 인간이 배설한 문명의 이기로 죽어가고 있다. 우리가 생산한 이성의 산물과 욕심으로 이루어진 과잉 생산물로 인해 땅은 이미 자정(自淨) 능력을 상실하고 스스로가 생산이 불가능한 불모지로 변해가고 있다. 사람이 스스로 하늘이라고 존엄을 받았던 생각은 자연과 타 생명체와 삶의 터전을 공유하여야만 우리 스스로가 생존할 수 있다는 엄혹한 교훈과 현실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인내지(人乃地)를 생각한다.         작품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길을 걷다’ 117x73cm 50호 M 사이즈 캔버스 9개를 이어서 약 1000cm x 73cm 크기의 작업을 하였다. 실제 수백 미터 주상절리 길 중 단지 25m~30m에 이르는 길이다. 이 작업을 하면서 얻는 유익은 길이라는 대상을 보는 방식이다. 꼭 ‘길’만 특정할 것은 아니지만, 대상성을 전적으로 끌고 가는 모든 회화 작업에 해당한다고도 본다. 주상절리 길을 따라 빠르게 달리다 보면 좌우로 나눠진 풀숲더미가 갈라지고 오로지 붉은 길만 곧게 뻗은 공간을 의식할 뿐이다. 그러나 천천히 걸으며 살피면 사람이 한동안 무수히 지나다녀 붉게 다져진 길과 좌우 풀숲더미는 동일체였다. 우리가 그 길을 더 사용치 않는다면, 그 붉은 길은 이름 모를 좌우 풀숲 속으로 돌아간다는 순환 원리이다. 앞만 보고 빠르게 달리면 좌우로 나눠진 세계가 펼쳐지고 발걸음을 천천히 하고 바라보면 동일체화 될 수밖에 없는 원융(圓融)의 세계가 펼쳐지는, 화가에게는 그런 세계가 보인다.   스페이스몸미술관 2, 3전시장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부로1205번길 183 월요일 휴관 / 10:00~18:00 043-236-6622 / www.spacem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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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1
  • [현장인터뷰]DMZ 서쪽끝, '그림'을 고수하는 화가 박진화
    [그림 박진화 '사월-빨강' 450x280cm.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8개월동안 강화도 북쪽 민통선 인근 대산리 작업실 사북헌(斜北軒)에서 그림을 그려 왔다. 그후 2016년 1월 28일 볼음도로 작업실을 옮긴지 3년반이 지났다. 추석연휴 막바지인 9월 14일 토요일 서해 볼음도에서 박진화화백을 만났다. 강화도 선착장에서 배가 출발할 때만 해도 잔뜩 흐린 날씨에 보슬비까지 내렸다. 볼음도에 도착할 무렵이 되자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멋진 풍광을 연출했다.   볼음도는 강화도에서 배 타고 1시간 20분 걸린다. 섬 전체가 민간인통제구역이며, 주민은 300여명에 불과하다. 섬 북쪽 전망대에서 하얀 뭉게구름 아래로 북한 황해도 연안군이 선명하게 보였다. 북쪽과 서쪽에 펼쳐진 서해 바다는 NLL(북방한계선)이 있다. 육지 DMZ와 연결되어 서해엔 NLL이 그어져 있다. 볼음도는 NLL 남쪽에 있으며 작은 섬 말도가 바로 눈 앞에 보인다. 800년된 은행나무는 1주일전 태풍 링링이 관통하면서 중심가지가 꺾이는 아픔을 겪었고 태풍이 스쳐간 초록이파리들은 시커멓게 타들어 깊은 상흔을 남겼다. 그런 고통을 겪었어도 은행나무의 위엄과 기상은 여전했다.    [볼음도 은행나무.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2016년 볼음도에서 처음 시작했던 ‘사월’ 시리즈 대작 4점을 올해 6월말 완성했다. 작업실에서 ‘사월’ 시리즈 한 점 한 점 마주하면서 박진화화백과 인터뷰를 이어갔다.     [인터뷰하고 있는 박진화 화백. 사진 뉴스매거진21]    볼음도에서 처음 완성한 ‘사월’ 대작 4점을 3년반동안 진행해 오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지난 1세기 고난의 역사를 생각해 왔고 분단문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세월호참사까지 일어나자 아픈 역사를 해원하는 굿판을 ‘사월’이라는 제목으로 그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16년 볼음도 작업실을 오픈하자마자 박근혜정권이 정점에 달했던 2016년 3월 초상집같은 비극적 분위기에서 작품을 시작했다. 그 해 늦가을 촛불집회가 매주 열리면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5월엔 정권교체까지 이루는 역사적 전환기를 겪었다. 작품을 진행하는 와중에 사회의 양극이 교차하는 격동의 회오리 속에 작가인 내가 들어가 버렸다. 워낙 급변하는 정치·사회적 변화로 작가의 동력이 빠져 나가면서 큰 내면적 혼란을 겪었으며, 2017년 11월 어렵사리 작품 5점을 끝내고 강화도 박진화미술관에서 비공개 전시했다"         [그림 박진화 '사월-프롤로그' 300x280cm. 사진 박진화]   "‘사월-프롤로그’, ‘사월-빨강’, ‘사월-파랑’, ‘사월-노랑’, ‘사월-에필로그’였다. 2018년 여름부터 ‘사월-노랑’, ‘사월-빨강’, ‘사월-에필로그’ 3점이 “이게 아니다”라는 강력한 신호가 있어 순조롭게 그렸던 3점을 결국 볼음도 작업실로 갖고 와서 2019년 3월 일부 개작하여 4월말 비로소 ‘사월-빨강’, ‘사월-노랑’ 2점을 마무리했고, 6월엔 “‘사월’은 에필로그 성격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려 ‘사월-에피로그’ 1점 제외하고 대작 4점을 최종 완성했다. 특히 ‘사월-노랑’은 세월호를 염두에 두고 그렸다. 격렬하게 “당신이 뭔데 나를...”라는 메시지를 견뎌 내는게 가장 힘들었다. 9월 들어서 조금씩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다.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8년은 건너 뛰고 2019년 4월까지 작품을 하면서 끊임없이 되묻는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그림 박진화 '사월-노랑' 600x280cm. 사진 뉴스매거진21]      강화도 작업실은 철책이 보이는 곳에 있었고, 볼음도 역시 북한 황해도 연안군이 보이는 곳이다. 분단현실을 어떻게 작업에 담아 내고 있는가   "중요한 문제이며 나의 절대적 문제의식이 바로 분단문제다. 이분법적 접근은 피상적인 분단논리에 불과하며, 나는 “분단문제를 어떻게 나 자신과 육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분단문제는 내 작품의 본령이기도 하다. 강화도에서 20년이상 작품하면서 분단문제를 떠나서 그린 그림이 없었다. ‘분단의 사유’, ‘분단의 몸’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했었다. 섣불리 ‘분단은 악, 통일은 선’이라는 이분법 논리는 내 머릿속에는 없다. “가벼운 통일지향적 노래만을 불러서는 안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며 “작가는 진지한 물음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분단은 그 자체가 갈등이고 모순이다. 말도 안 되는게 한 몸에 병존하고 있다. 이 갈등과 모순 그리고 불안전한 정체성을 토로하고 그 정체성 속에서 삶을 살아내는 문제야말로 분단에 대처하는 충실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북쪽 땅이라는 시각적 이미지가 겹쳐지는데서 작품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분단된 처지를 그대로 안고 분단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의 낌새가 작품에 드러나면 되지 않겠는가"          [그림 박진화 '사월-파랑' 450x280cm. 사진 박진화]   "볼음도는 철책이 없다. 과거 강화도 철책이 보이는 작업실에서 도깨비라는 비극적 유령이 철책에 난무하는 작품을 많이 그렸다. 볼음도 해변은 철책이 없으니까 훨씬 더 내면적 성찰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섬으로 작업실을 옮기게 되지 않았을까. 지금은 가시적인 철책이 아닌 내 안의 철책, 내가 철책인 입장으로 반전되었다. 깊이 성찰하다 보니 굉장히 버거운 문제다. 내가 그림하는 행위는 그런 문제 속에서 더 열망하는 수 밖에 없다. 고민만 깊어지는 셈이 된다. 볼음도라는 고립된 장소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그런 문제의식에 훨씬 더 깊게 들어 갔기 때문에 ‘사월’ 대작 4점도 그런 점에서 자신감이 있기보다는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작업해 왔다"   "우리가 분단인으로서 살고 있는 소명의식은 무엇일까. 간단치가 않다. 한 인간으로서 그 고민의 밀도를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과제다. 자칫 자기 감각에 빠지기 싶다. 인류의 보편성을 자기 말로 끌어오기는 쉽다. 분단이라는 문제를 총체적으로 의식하다 보니까 나름의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성을 내걸고 쉽게 보검을 휘두르는 그런 그림을 나는 그릴 수가 없더라"       [박진화화백(좌) 강정환기자(우). 사진 뉴스매거진21]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림이란 무엇인가   "지금은 회화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 그림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림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고유한 의미를 고민하는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한다. 그림, 글은 순수 우리말이다. ‘그리움, 그리워하다’가 어원이다. 글과 그림은 어원이 같다. 그림이라는 것은 그리움의 응집체, 즉 그리움의 생명성을 담보한 응집체를 말한다. 그림은 미술적 언어, 즉 미술에만 국한시킬 수 없는 훨씬 포괄적인 사회적 개념이며 개인의 삶과 전체 삶을 포함한다. 그림은 개인뿐만 아니라 전체 인간의식이 함유될 수 밖에 없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바로 내 작업방향의 핵심이다. 인간의 윤리성과 사랑, 총체성. 지금 돌아보니까 “내가 그런 문제를 갖고 씨름해 왔구나.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인간애를 담보하려고 노력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역시 간단치 않은 문제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가면 되겠다”고 최근에야 생각했다. 그림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총체성을 깊이 사유하는 화가일 수 밖에 없고, 화가여야 한다"   "현재 미술은 인간의 고유한 내면에 스며있는 윤리성을 방치하고 있다. 역으로 이를 성찰하기 위해 오히려 그림이라는 말에 더욱 천착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미술은 화가(그린 자)의 몸이 지니고 있는 전체적인 상황과 처지,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윤리적 측면을 거세한지 오래되었다. 잘 나가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오히려 거세시켜야 잘 나가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진화 볼음도 작업실에서 기념촬영. 사진 뉴스매거진21]   박진화화백은 2020년 새해 벽두인 1월 2일 뉴욕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초대받았다. 대작이 아닌 신작 10여점을 한 달전부터 준비해 왔다. 만가(의미: 상여소리-죽은 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노래) 시리즈 소품 5~6점 진행하고, 심경(의미: 내 마음의 상태) 시리즈 50호 4점을 한반도에 사는 한 인간의 심층에 깔린 역사성, 마음상태를 나, 우리 또는 염원, 동경까지 함께 아우르는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9월 15일 일요일 볼음도 선착장에서 바라 본 서해 풍경은 여전히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 오르며 서해바다를 끌어 안았다. 볼음도에서 박진화화백이 소망하는 화업이 꼬옥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여객선에 몸을 싣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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