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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민 관찰]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유시민 작가     KBS2 시사비평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갔더니 진행자가 물었다. “보수정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 여전히 유효한가요?” 어떤 시민이 거리에서 나를 붙들고 말했다. “정말 나라 안 망하나요? 망할 것 같아 무서워요.”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대한민국, 멍들고 상처 난 건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 뼈가 부러진 건 아닙니다. 이 정도론 죽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하겠다.카를 포퍼의 위로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 철학자 카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핵심 사유는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치문제의 중심에 둠으로써 정치철학의 지속적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누가 나라를 다스려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길게 생각할 필요 없다. 누구나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 다스리는 게 최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플라톤은 그런 통치자를 ‘철인왕(哲人王)’이라고 했다. 바보나 악당이 다스려야 한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플라톤의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인문학에서는 답이 뻔한 질문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포퍼는 쓸데없는 질문을 진지하게 다루었다고 플라톤을 비판하면서 정치철학이 다루어야 할 질문을 제시했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지배자가 너무 심한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포퍼는 인간과 사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애쓰는 철학자였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통치자를 정하든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을 만큼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세우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에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정치제도를 만들어 두는 게 현명한 처사 아니겠는가.20세기 들어 문명국가는 대부분 선거로 권력자를 뽑게 되었다. 그런데 모두가 한 표씩 행사하는 선거제도는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의 당선을 보장하지 않는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도 표를 많이 받기만 하면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이론적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최악의 인물을 권력자로 선출한 사례는 숱하게 많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포퍼가 내놓은 답은 권력의 제한과 분산이었다. 권력자가 법률이 부여한 권한 범위 안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통치하도록 하는 법치주의, 선출 공직자의 임기 제한, 언론‧표현‧집회‧시위 등 시민의 기본권 침해 금지, 삼권분립과 상호견제 같은 것이다. 이런 것은 무능하고 사악한 권력자의 해악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최대의 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최소화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문명의 표준이 되었다.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나는 그렇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는 나라를 멍들게 하고 있지만 뼈를 부러뜨리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국회의 입법권을 야당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를 큰 틀에서 바꿀 수 없다. 시민단체와 독립 언론이 헌법의 기본권을 활용해 권력의 부패를 파헤치고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시민들의 비판의식을 고취한다는 사실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포퍼는 독재와 민주주의를 가르는 기준도 제시했다. 다수 국민이 마음먹을 경우 언제든지 권력을 합법적으로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 그게 불가능하면 독재다. 그 기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민주주의 사회임에 분명하다. 나라가 망하는 것 같다고 탄식하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카를 포퍼의 이론을 소개했다. 우린 아직 괜찮다. 170석이라는 희망사항윤석열 대통령은 늘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측근으로 알려진 국무위원들과 여당 주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양평의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대통령 처가 소유 토지와 무관하다면 노선을 바꾼 합리적 이유를 설명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그런데 국토부 장관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야당을 욕하면서 사업을 아예 그만두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장관과 장관급 공직자들도 툭하면 자리를 걸겠다면서 야당도 뭘 걸라고 외쳐댄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야당과 대화하지 않는다. 오로지 비난하는 데 전력을 쏟는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횟집 수족관 짠물을 들이키면서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한다. 동네마다 내건 현수막 문구는 사실도 논리도 없어서 비평이 불가능하다. 눈으로 욕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그런 와중에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겠다고 호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용산의 참모들이 대통령 심기 관리를 위해 꺼낸 이야기일 것이다. 심기 관리에 그런 말이 왜 필요할까? 추측컨대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은 되는 일이 없다고 울분을 터뜨릴 만한 상황이다.주 69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안 되었고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고 일할 수 있게 하지도 못했다. 야간 집회나 대통령실 근처의 소란을 막기 위한 집시법 개정도 안 되었다. 검찰을 동원해 1년 넘게 물어뜯었는데도 국회는 야당 국회의원 체포동의 요구를 모두 부결했다.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야당 초선 의원 하나도 잡아넣지 못했다. 곧 열릴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두고 야당과 또 싸워야 하는데 여당 의석이 적어서 힘을 쓰지 못할 전망이다. 국회가 의결할 ‘노란봉투법’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들은 또 앞을 다투어 대통령을 물어뜯을 것이다. 연말까지 총선에 출마할 국무위원들이 사표를 내야 하는데 후임자를 구하기 어렵다. 야당은 온갖 것을 트집 잡아 장관 후보자를 비방하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독자들만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니다. 대통령도 위로받아야 할 상황이다. 내가 카를 포퍼의 말로 독자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용산의 어떤 참모들은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고 나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그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대통령을 위로했을 것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대통령은 따스한 위로와 함께 냉정한 충고도 듣는 게 바람직하다. 나는 일개 야인인데도 지난 총선 직전 야당이 180석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가 국힘당과 재벌언론‧족벌언론‧건설사언론에게 치도곤을 당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희망사항은 마음에만 간직하시라.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에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아직은 지나치게 안녕하다. 용산 대통령실의 건투를 빈다.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유시민의 관찰mindle@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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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12
  • [유시민 관찰] 손절(損切)의 정치학
      그런데 대통령과 참모들은 여론을 무시한다. 주 69시간 노동제부터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대일 대미 굴종 외교, 탈중국 노선으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폭발까지, 정부 여당이 선택한 정책은 대부분 다수 국민의 뜻에 어긋났다.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한 어느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지지율이 10퍼센트가 되더라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총선이 1년 앞인데도 국민의힘은 인기 없는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한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는 '옛 성현의 말씀'을 들을 필요가 있다. 처음 보는 것 같아도 알고 보면 다 예전에도 있었던 일이다.먼저 고대 그리스 사람 플라톤의 말을 들어보았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고유의 텔로스(목적)가 있다. 국가의 텔로스는 정의(正義)다. 정의를 실현하려면 주권을 철학자에게 맡겨야 한다." 플라톤은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를 정치철학의 중심 문제로 설정하고 '현자(賢者)의 지배' 또는 '철인정치(哲人政治)'를 답으로 내놓았다. 그가 생각했던 정의와 오늘날 우리가 널리 받아들이는 정의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점은 논외로 하자.윤석열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만 그렇다. 주관적으로는 플라톤의 '철인왕'일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선과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 여론조사는 야당과 좌파의 선동과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대중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지표일 뿐이야. 최대한의 선과 정의를 실현하려면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해. 역사는 내가 옳았음을 증명할 거야."(1) 대통령은 양자(陽子, quantum) 관련 정책회의에서 장시간 전문적 물리학 지식을 쏟아냈다.(3) 대통령은 정치인‧교수‧기업인‧종교인‧기자‧유튜버와 수시로 통화하고 텔레그램으로 소통한다.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플라톤이 말한 '철학자'라면 좋겠다. 그러나 어쩌랴, 그렇다는 증거가 없으니. 나는 그가 선과 정의에 대해 우리 헌법이나 상식과는 무척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현자라는 확신을 품고 만사를 자기 마음대로 처리해 왔다고 본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떠올린다.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누가 어떻게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대답한 사람이 있었다. 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자 카를 포퍼다.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유명한 책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옳지만 아무 쓸데없는 질문으로 정치철학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포퍼는 말했다. "누가 다스려야 하느냐고? 답은 뻔하다.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거짓말쟁이, 바보, 사기꾼, 선동가, 난폭한 자라고 대답할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정치철학은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를 다루어야 한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하면서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 이것이 올바른 질문이다."어떤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인가? 다수의 국민이 마음먹을 때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다. 그런 제도가 없거나 사실상 불가능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악하거나, 무능하거나,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차지했다고 해서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고장 난 것은 아니다. 그런 결과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민주주의 정치 게임의 일부다. 민주주의는 그런 상황에서도 위험을 관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장치를 최대한 활용하면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어느 정도는 제어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그 일을 어느 정도 잘 해나가는 중이라고 본다.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4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리 더 달리고 싶어도 2027년 5월 9일에는 멈추어야 한다. 게다가 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가진 국회가 입법권으로 대통령의 폭주를 막고 있다. 야당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의료법, 방송법 등을 의결해 국가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바꾸려고 한다. 대통령의 친구인 행안부 장관을 탄핵해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무능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소위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처리 절차에 올렸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를 요구해 입법권을 무력화했던 대통령이 다른 법률안과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대통령을 지지해 그 모든 입법안을 다 무산시킬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도 입법이 필요한 일은 전혀 할 수 없게 된다.'주관적 철인왕'에게 가장 큰 위험은 여당의 '손절'이다. 대통령은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간택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 여당 정치인들은 혹시라도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대통령을 추종하고 있다. 그러나 올 가을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도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 수도권과 충청권 총선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영남을 비롯한 국민의힘 강세 선거구를 친윤 정치지망생이 독식하려고 대들면 대통령을 비난하는 여당 정치인이 생길 것이다. 내년 총선 결과가 매우 좋지 않을 경우 대통령에게 당적 이탈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총장 직을 이용해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과 대결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개척했던 윤석열의 전략을 윤석열 대통령이 발탁한 누군가가 그대로 따라 할지도 모른다."한국을 봐. 저런 게 바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강점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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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08
  • [민들레칼럼] “대통령 무능이 IMF 같은 재난 부를까 겁나”
    유시민 작가 우리나라의 2022년 거시경제지표 몇 가지를 2021년과 비교해 보자. 경제성장률은 4.1%에서 2.6%로 하락했다.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4.3% 늘어난 4220만 원이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3만 5373달러에서 3만 2661달러로 줄었다. 연평균 달러 환율이 1144원에서 1292원으로 12.9%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3000을 찍었던 종합주가지수는 2500 선으로 떨어졌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852억 달러에서 298억 달러로 감소했다. 7월 이후 계속 적자를 낸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성장률 2.6%보다 현저히 낮은 1.5% 안팎이 될 전망이다. 한때 전년 대비 9%까지 올랐던 물가상승률은 4% 수준에서 고착되는 양상이다. 올해 1월 경상수지는 월 기준으로는 역사상 최대인 4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 통계가 나오는 2월 경상수지도 확실한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대통령의 헛소리 윤석열 대통령은 ‘내수 활성화 대책’을 논의한 3월 29일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았다. 왜곡했다고 시비를 걸지 몰라서 대통령의 참모들이 내용을 정리해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요약했다. “공급망 교란,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 교역대상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수출이 부진하고 경제가 어렵다. 위기에는 ‘민생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물가 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수출과 수주의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자세로 뛰었다. 이제 ‘민생안정’과 ‘수출 확대’ 노력에 ‘내수 진작’을 더해야 한다. 음식‧숙박‧관광을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려면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항공편을 늘리고 관광과 문화를 연계하고 전통시장을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지자체‧민간이 함께 비상한 각오로 뛰자.” 지난해부터 경제가 어려워졌고 주요 원인이 대외 경제여건 악화라는 것은 다툴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물가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무엇을 했으며 어떤 성과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어 수출과 해외수주를 확대했다는 건 한마디로 ‘헛소리’다.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은 아니지만,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최근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은 중국 수출 부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5월 한중수교 이후 처음으로 대중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 그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이었던 중국이 최대 무역적자국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그 사실을 모른 척하고 친윤언론은 보도를 하지 않는다. 대통령과 정부가 아무 실익 없이 ‘탈중국’을 외치며 미국의 중국봉쇄 정책에 끼어든 결과라는 지적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슨 대책을 내놓겠는가. 시늉뿐인 대책 윤석열 대통령이 알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게 아니어서 ‘헛소리’라고 했다. 아마도 참모가 써준 말씀자료를 ‘영혼 없이’ 읽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는가?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이벤트의 성격을 아는 사람은 다 그렇게 본다.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개회의는 정보를 나누고 생각을 모으는 절차가 아니다. 대통령의 정책 참모와 공무원들이 협의해 만든 정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이벤트다. 정말 토론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비공개로 한다. 장관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경제부총리와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 금융위원장, 관세청장이 참석한 것은 토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위세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보고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보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또는 ‘허무개그’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래 대책의 내용 역시 내가 정리한 게 아니라 대통령실의 보도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대규모 이벤트와 할인행사 연속 개최 ▲지역관광 콘텐츠 확충 ▲근로자 등의 국내여행비 지원을 확대 ▲연가 사용 촉진 ▲K-ETA(전자입국허가서) 한시 면제 ▲일‧중‧동남아 외국인 한국관광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 강화 ▲ 먹거리 등 핵심 생계비 부담 경감 언론은 국내여행비 지원 사업을 야단스럽게 보도했다. 회의에서 보고한 대책 중에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사업은 그것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몫이거나 돈이 들지 않는 ‘비예산사업’이라 그랬을 것이다. 여행경비 지원이 국내여행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사업의 규모다. 저임금 노동자 백만 명에게 숙박비 3만 원을 지원하고 최대 19만 명에게 휴가비 10만 원을 주는 그 사업의 예산은 6백억 원이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시늉만 하는 것이다. 2022년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이 얼마인가? 2150조 원이다. 6백억 원은 국내총생산의 0.0028%다. 재정지출은 소위 ‘승수효과’를 낸다. 최근 총저축률이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니까 승수효과를 넉넉하게 3이라 하자.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이 정책은 1800억 원 규모의 총수요를 창출해 경제성장률을 0.0084% 올릴 것이다.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코끼리 비스킷’도 못되는 사업을 내놓다니, 최소한의 수치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국민경제와 민생이 아니라 경제정책에 전적으로 무지한 대통령의 심기를 돌보는 데 필요한 사업 아이템일 뿐이다. 무언가 하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혼자 만족하라는 것이다. 의미 있는 정책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이 그런 목적으로 써준 말씀자료를 그대로 읽은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국내외 관광 활성화 대책을 보고 받고 있다. 2023.3.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어두운 경제전망 대통령이 수출 확대와 내수 진작을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옳은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말씀자료를 써준 사람은 케인즈주의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정직한 경제전문가는 아니다. 틀리지는 않지만 온전하지도 않은 말씀자료를 올렸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경제학원론 수준의 국민소득 결정 방정식으로 설명하겠다. Y = C + I + G + (X-M) Y:국민소득, C:민간가계의 소비지출, I:기업의 투자지출, G:정부지출, X:수출, M:수입 여기서 중요한 건 사회의 총수요를 보여주는 방정식의 우변이다. 케인즈주의자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고 본다. 수입이 수출보다 많으면 총수요가 감소하고 국민소득은 줄어든다. 작년 하반기에 경상수지(X-M)가 심각한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수출 확대를 강조했고 영업사원을 자임했다. 그런데 그는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이 대중 무역적자라는 사실을 감추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몰라서 그랬다면 더 큰일이다. 중국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생긴 현상이니 정치적 해법이 필요한데,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미국과 일본의 하청업체가 되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풀 방법이 없다. 경상수지 적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정부지출(G)은 정부와 국회가 결정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편성한 예산으로 일했고 올해 처음으로 자신들이 세운 예산으로 사업을 하는 중이다. 2023년도 국가예산은 639조 원 수준으로 증가율이 지난 정부 때보다 현저히 낮았다. 정부는 보수정권답게 소극적 재정정책을 편다. 민주당의 반대 때문에 마음껏 하진 못했지만 법인세와 종부세 등 일부 부자 감세를 했다. 그런데 올해 1월과 2월 두 달 동안 불경기와 부동산 거래량 감소 등으로 인해 국세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조 원이나 적게 걷혔다. 그러니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재정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방정식 우변의 정부지출(G)은 늘어나기 어렵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논리는 기업의 투자지출을 북돋운다는 것이었는데, 법인세를 크게 인하한 이명박 정부 때도 그런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기업의 투자지출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에 결정적인 것은 이자율이다. 그런데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쓰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이자율이 올랐다. 이자율이 제로에 가까웠던 시기에도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이런 고금리 시대에 법인세를 내렸다고 해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한 우변의 투자지출(I)은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1997년의 악몽 방정식의 우변을 키우려면 민간가계의 소비지출(C)을 늘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무엇이 소비지출을 결정하는가?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시장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뺀 가처분소득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소비성향’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다. 그래서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에게 숙박비와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낸 것이다. 방향은 옳다. 규모가 장난 수준이라 하나마나여서 그렇지. 왜 옳은 정책을 장난 수준으로 할까? 제대로 하려면 이념적 정치적으로 자기 자신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가계의 소비지출을 진작하기 위해 중산층과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은 민주당의 정책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보편 복지, 지역화폐, 최저임금 인상, 무상급식,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초연금 도입, 노인장기요양보험 설립 등 민주당 정부의 주요 정책은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정도 차이가 있었을 뿐 방향은 같은 정책을 썼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정책이 나라를 망친다고 주장하면서 권력을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보수의 정책노선을 ‘줄푸세’로 정리했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정책 피해자가 반발하면 법질서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때려잡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확하게 그 길을 가고 있다. 국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마음먹은 만큼 속도를 내진 못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 안팎에서 조롱받고 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굴종적인 태도로 임했던 한일정상회담, 블랙핑크 만찬공연 보고 누락을 이유로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외교안보팀을 폭파한 일 등으로 1층에 있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다. 그런데 나는 그를 조롱하지 못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스운 사람이 아니라 무서운 사람이다. 경제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과 태만이 1997년과 비슷한 재난을 불러들이는 게 아닌가 싶어서 겁이 난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무섭지 않았던 내가 윤석열 대통령을 무서워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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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2
  • [기고]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이전을 촉구한다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골든 타임(Golden Time)이란 “재난 사고나 응급의료 등의 상황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시간, 즉 이 시간 내에 구조활동이나 응급처치가 이루어져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라고 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골든 타임을 넘기면 그만큼 사망률이나 후유증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심정지 환자의 골든 타임을 5분이라고 보았을 때 이 5분 안에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뇌출혈의 골든 타임은 얼마나 될까? 국내 사망원인의 상위인 뇌출혈과 뇌경색은 골든 타임마저 없다. 그나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80%로 대부분이지만 이 역시 늦어도 6시간 내에는 응급처치나 수술이 이뤄져야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 휴전선을 32km나 접하면서 서울시보다 120% 넓은 약 675.83㎢의 면적을 갖은 연천의 의료시스템은 이러한 골든 타임을 지키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연천군의 유일한 보건의료원 응급실에는 성형외과 의사 3명과 소아청소년과 의사 2명 총 5명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간 응급환자의 경우 의정부를 지나 다른 시·도, 서울까지 후송해야 하는 실정이다. 연천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28%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만성질환자와 독거노인, 장애인 비율이 높지만 의료진은 매우 적은 실정이다. 외부에서 의사를 데리고 오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이다. 물론 적정한 월급을 줄 수만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것도 예산상 어려운 형편이고 의사가 온다고 해도 자녀들의 교육 문제와 영화관 하나 없는 문화환경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40여년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이 설립된 후 가속화된 인구 증가와 의료서비스 확대로 의정부에는 현재 종합병원 5개를 포함 584개 의료시설이 들어섰다. 도립병원의 역할이 조금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연천군은 공공의료긴관인 ‘경기도의료원 연천병원’이 절실하다. 골든 타임을 위해 연천군민의 한사람으로서 호소한다. 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유치 및 이전을 촉구한다. 10명의 응급환자 발생시 의정부에 살면 7명이 살 수 있고, 연천에 살면 3명 만이 살 수 있다는 말이 진실이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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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10
  • [기고]베트남 생태여행기(손은기)
                                                                                                        손은기(연천군 전곡읍)   그동안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발이 꽁꽁 묶인지도 벌써 3년이 되었다. 3년 전 나의 마지막 해외조사지는 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이었다. 열대우림에 들어가 코끼리, 긴팔원숭이, 코뿔새 등 다큐에서만 보던 야생동물을 관찰했는데, 그 당시 느꼈던 강렬한 희열이 지금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기억으로 인해 지난 3년을 잘 버텨왔던 것 같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해외에서의 조사 경험이 떠 올라 다시 한 번 시도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가 격리가 없는 곳, 한국에서 가까운 곳, 물가가 싼 곳을 검색한 결과, 현실에 맞는 여러 조건을 합쳐 베트남으로의 생태관찰 여행을 결심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여행지를 정한 뒤 항공권부터 예약해두고,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베트남 출발의 시간이 다가왔다. 출국 하루 전날, 태국에서의 국립공원 탐사가 떠 올라 황급히 서둘러 베트남 국립공원 탐사 프로그램을 예약했는데, 어떠한 이유인지 업체 측으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은근히 국립공원 탐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베트남 현지는 지금 우기라던데 날을 잘못 잡아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닐지? 너무 덥지는 않을지? 설레임보다는 걱정을 떠안은 채 비행기에 올랐다.    △호치민 거리 ©손은기  장장 5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와 시간을 봤더니 한국보다 두 시간이 빨라 있었다. 거리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렸고, 택시 기사의 호객행위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피곤함을 주었다. 베트남에 오기 전, 외국인 관광객, 특히 한국인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운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은터라 시작부터 택시 기사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일행은 결국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에는 예전 6-70년대 우리나라의 버스안내양 같은 여자 승무원이 한 분 계셨다. 승무원은 주로 승객 접대와 잔돈을 거슬러 주는 역할을 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는 버스를 타고 약 20분 거리에 위치했다. 캐리어가 없으면 10,000동, 캐리어가 있으면 20,000동을 지불해야 한다. 나는 캐리어가 있기 때문에 20,000동을 지불해야 되는데, 잔돈이 없어서 200,000동을 꺼냈다. 그러자 버스 기사와 승무원은 베트남어로 떠들며 빈정거리는 듯했다. 20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0원이고, 2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1,000원 요금의 마을버스에서 10,000원을 내민 격이다. 게다가 베트남에서는 200,000동을 쓸 만한 상황이 드물어서 그런지 더욱 어이없어했던 것 같다.    이렇게 소소한 에피소드로 우리의 여행은 시작됐다. 버스에서 내려 숙소 체크인을 하기 전 허기가 져서 치킨커리와 사탕수수 음료를 사 먹었다. 치킨커리에는 고수의 향이 가득 배어 있었고, 사탕수수 음료는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이 났는데 둘 다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치킨커리 정식과 음료까지 마신 금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 남짓한 싼 가격이라 맛으로 투정부리기도 뭐했다.    숙소는 7층으로 배정받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독특한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13층 버튼을 숫자 13이 아닌 12A로 표시해 놓은 것이 궁금했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은 베트남에서 13은 불행을 뜻하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13층을 12A로 표시되어 있다. ©손은기   숙소는 5성급 호텔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의 깔끔한 모텔 수준이었다. 하지만 향신료가 약한 조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옥상에 설치된 수영장은 호치민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나는 호텔에 머무는 이틀 동안 조식을 먹은 뒤 항상 수영을 했다. 물도 시원하고, 경치도 좋아서 묵은 피로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이곳이 천국인 것만 같았다.   △ 라 벨라 사이공 호텔의 스위밍풀 ©손은기     호텔에서 마주한 직원들의 상냥한 태도와 아련한 눈빛이 인상 깊었는데, 여느 동남아 국가들의 문화처럼 팁을 원하는 태도로 보였다. 그래도 호텔은 팁을 달라고 귀찮게 굴지는 않았는데, 로컬에서는 대놓고 팁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일 어이가 없었던 것은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주지 않았던 일. 베트남에서 잔돈 정도는 받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돈을 지불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잔돈 수준의 금액으로도 서비스가 달라지는 현지인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핑크성당 (건너편 길가에서 촬영을 하면 핑크성당 전체를 예쁘게 담을 수 있다) ©손은기   호치민에 도착하고 처음 향한 관광지는 핑크성당이었다. 호치민 길거리는 전반적으로 음침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성당의 색이 밝아서 그런지 홍일점 마냥 눈에 확 들어왔다. 핑크성당은 우리나라 명동성당과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분홍색이라 그런지 더 귀엽고 예뻤다. 그리고 자세한 운영 시스템은 모르지만, 주로 낮 시간대에 가면 문이 닫혀있었고, 해질 무렵에 가면 사람들이 몰려 문밖까지 예배를 하고 있었다. 핑크성당 건너편에는 베트남의 스타벅스라고도 불리는 콩카페가 있었는데, 열대과일을 가득 넣은 코코넛주스 맛이 일품이었다.    나는 해외에 갈 때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는다. 평소 휴대폰에 의존하는 편이 아니라 휴대폰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뿐더러, 이상하리만큼 해외에 나갈수록 일상과는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면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를 찾아 아지트로 삼는데, 이번엔 그런 아지트를 콩카페로 잡았다.   나는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국내외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전공과 관련된 곳에 방문하여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면 소정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연수지원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 활용하려고 한다. 콩카페에서 택시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면 다운타운이 나오는데, 이 동네를 상징하는 공원을 답사했다. 공원의 이름은 따오단. 우리나라로 치면 근린공원과 비슷한 개념의 도심 공원인데, 큼지막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열대우림을 연상케 했고, 관리가 되는 듯, 안 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공원 곳곳에는 연못, 사막, 정원 등 다양한 조경공간으로 볼거리를 주어 지루하지 않게 했다. 공원의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인이었고, 외국인은 보이지 않았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있었는데, 종종 제기차기와 단체체조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옛날 중국에서도 봤던 모습이지만 음악에 맞춰 단체로 체조하는 모습이 되게 정겨워 보였다.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 코로나 시대에 다시 찾아야 할 모습은 어쩌면 일상 속 체조로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는 이제부터 공원에 있는 생물을 샅샅이 찾아 기록하려고 한다. 따오단 공원에서는 어떤 생물을 만날 수 있을까?     △ 따오단 공원의 연못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이 열대식물존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의 사막존 ©손은기   △아프리카대왕달팽이(Lissachatina fulica) ©손은기   따오단 공원에서 처음 만난 동물은 아프리카대왕달팽이였다. 발이 닿는 곳마다 흔하게 보이던 녀석들은 식물은 물론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건물까지 갉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한테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옮길 수 있어 야생개체를 함부로 만지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유해생물로 낙인찍혀 전 세계적으로 찬밥 신세를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애완용으로 인기가 많다.   △갈색나무개구리(Polypedates megacephalus) ©손은기     사막 존에서 빽빽한 가시덤불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 줄기에 난 커다란 혹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혹처럼 생긴 게 움직이기까지 한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펄~쩍 뛰어 달아났다. 정말 만나고 싶었던 종, 갈색나무개구리였다. 나는 가시덤불을 파헤치며 이 녀석을 쫓았다. 넓은 발바닥으로 기어오르고, 뛰어오르고. 그렇게 나를 농락하고서는 꽁꽁 숨어 버렸다. 1분 남짓한 짧은 만남이어서 그런지 이 친구와의 만남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Duttaphrynus melanostictus) ©손은기     갈색나무개구리를 보고 나서 은·엄폐를 하는 동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꼼꼼하게 자연물을 살폈다. 다음으로 만난 생물은 울퉁불퉁한 나무뿌리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였다. 한쪽 눈은 다친 것 같아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두꺼비보다 더 무섭게 생겼다. 앞이 안 보여서 그런지 움직임이 없어 다른 생물들보다는 사진 촬영이 쉬웠다.   △토카이도마뱀붙이(Gekko df. gecko) ©손은기   나무 밑동에서 작은 도마뱀을 관찰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는 듯 한 시선이 느껴졌다. 조심히 고개를 들어봤더니 나무 틈에서 팔뚝만 한 몸집에 동공이 수축되어 있는 화려한 도마뱀 한 마리가 보였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이 녀석도 놀랐는지 재빨리 몸을 숨긴다. 토카이도마뱀붙이였다. 토카이도마뱀붙이는 게코도마뱀속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도마뱀붙이 종이다. CITES 부속서 II급으로 지정된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며 화려한 모습 때문에 애완동물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  △붉은배청서(Callosciurus erythraeus) ©손은기   벤치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 주위를 맴돈 녀석이 있다. 우리나라의 청설모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녀석은 어째 색이 하얀색이다. 혹시나 하고 다른 녀석들을 보니 모두 어두운색의 털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 녀석은 루시즘에 걸린 것으로 짐작된다. 자연에서 루시즘에 걸린 야생동물을 보는 일은 드물다. 하필 오늘 내 앞에 저절로 나타나 주다니.. 예로부터 하얀색 동물을 길한 상징으로 여겼다는데..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성체 ©손은기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새끼 ©손은기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어린 도마뱀을 만났다. 자신의 위장 능력이 뛰어난 줄 아는 이 도마뱀은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꼬리를 건들여도 도망가지 않았다. 혹시 어디가 아픈가? 하는 생각에 몸을 툭툭 건들였더니 그제서야 위협을 느끼고 재빨리 도망간다. 같은 나무 위에서 이구아나를 닮은 커다란 도마뱀을 봤는데, 내가 다가갈수록 멀리 달아나더니 결국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말았다. 생김새가 전혀 달라서 이 둘은 다른 종인 줄 알았다. 하지만 Inaturalist(생물 기록 플랫폼)에 동정을 의뢰한 결과 이 두 종은 같은 종이었다. 번식기에 수컷은 이름처럼 푸른 머리를 한다고 하는데 그 화려한 모습을 언젠가는 꼭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납작꼬리도마뱀붙이(Hemidactylus platyurus) ©손은기     호치민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보았던 동물이다. 어느 건물이나 다닥다닥 붙어있다. 해가 저물수록 더 많은 수가 보였는데, 야간 불빛에 모인 날벌레를 잡아먹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베트남레인보우밀리패드(Atopochetus dollfusii) ©손은기   이 녀석 역시 우리나라에서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은 종이다. 우리나라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크고 화려한 모습에 잠시 매료됐다.     △대만쌀개구리(Microhyla heymonsi) ©손은기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에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스프링처럼 높이 뛰어 올랐던 녀석. 나뭇잎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크리스마스섬잔디도마뱀(Subdoluseps bowringii) ©손은기     조사 막바지. 길 위에서 재빨리 움직이며 내 발 밑에 숨던 녀석. 우리나라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꼬리 재생 흔적이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곤충을 만났는데 일일이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좁은 면적에서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약 2시간의 짧은 조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어둠이 짙어질수록 박쥐 무리가 하늘을 수놓았다.      △따오단 공원 화장실 내부 ©손은기   멍하니 박쥐 무리의 군무를 감상하고 있는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따오단 공원 초입부에 있는 화장실은 창문 대신 빽빽한 나무로 가림 막을 대신했다. 화장실 내부에는 바퀴벌레와 도마뱀붙이가 많이 보였고, 다소 지저분했다.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한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이유는 화장실을 사용했으니 이용료를 지불하라는 것. 당황스러웠지만 한국 돈으로 75원 남짓한 적은 금액이라 군말 않고 지불했다.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베트남에서는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니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 따오단 공원 화장실 외부(화장실 관리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손은기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둠이 짙어지자 번화가를 제외한 길 가의 골목들은 더욱 음침해지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은 무슨 의도인지 우리를 신기한 듯 쳐다봤고, 언제부터인가 한 남자가 우리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베트남에서는 소매치기가 잦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 나는 속으로 알리바바를 외칠 준비를 하며 짐을 꽉 붙들어 맸다. 다행스럽게도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진이 다 빠져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콩카페 직원과 기념사진 ©손은기   마지막 날 몸에 알르레기가 번지고, 돈도 다 떨어져서 나는 호치민에 남았고, 친구는 혼자 열대우림에 들어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시간이 다 돼서야 출국에 필요한 코로나19 검사가 생각났다. 우리는 부랴부랴 PCR 검사소를 찾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병원이 일찍 문을 닫았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퀵으로 자가키트를 주문했는데, 약속 시간보다 퀵 기사가 먼저 도착했다. 나는 돈이 없어서 결제를 하려면 친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친구가 도착하려면 1시간이나 남은 상황. 나는 콩카페에서 퀵기사를 숨죽여 지켜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퀵기사는 약속 장소에 우리가 나타나지 않자 화가 난 듯 발을 동동 구른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퀵기사한테 다가갔다. 퀵기사는 나보다 영어를 더 못했다. 온갖 설명에도 도통 소통이 되지 않자 퀵기사를 데리고 콩카페 사장님한테 갔다. 나는 콩카페 사장님한테 NO 머니!, NO 카드! 라고 운을 띄우며 콩글리시로 온갖 표현을 했는데, 기가 막히게도 사장님은 내 상황을 눈치챘다.    결국 사장님께서 비용을 대신 결제해 기사님을 돌려 보냈고, 내 짐을 다 맡긴 채 한 시간을 기다리니 친구가 도착했다. 호치민에 있는 동안 콩카페를 5번 방문했는데, 자주 방문해서 그런지 사장님께서도 내 얼굴을 익힌 듯 큰 의심을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신 것 같다.    이렇게 3박 5일간의 베트남 일정은 끝이 났다. 걱정한 것과는 다르게 비도 오지 않았고, 덥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열대우림을 못 가서 아쉬웠지만, 보다 편하게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는 꼭 베트남의 열대우림을 누비고 싶다!   *조사에서 만난 생물들의 국명 명명은 영명을 직역한 수준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출처: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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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15
  • [칼럼]국가지정문화재, 두루미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이석우 대표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민통선 밖 군남댐 하류 주요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검토중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1194-1 외 민통선 밖인 군남홍수조절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에 관해 추가지정을 요청한다. 지난 2000년부터 연천 임진강 일대의 두루미 모니터링과 보호활동을 하며 2014년까지 10년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매년 실시하는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에 참여한 바 있다. 초기에는 연천군 중면 삼곶리 장군여울과 빙애여울에서 월동하며 먹이활동과 잠자리를 이용했었다. 2000년 한 가족 개체가 월동하다가 점차 늘게되어 현재와 같이 1천여 개체가 넘게되었다. 지난 해 12월부터 금년 1월15일, 2월18일,3월27일 두루미 조사를 마치기도 했다.  동시센서스와는 별도로 1월15일 서울시립대와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로 두루미 348개체, 재두루미 722개체,검은목두루미 1개체로 총 1,071개체가 확인되었다. 그중 군남댐 하류 지역에서 두루미 47개체, 재두루미 87개체 등 총 134개체가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이번 겨울들어 이곳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개체가 급격히 늘어 20여차례 이상 관찰한 결과 두루미 잠자리로 확인되었다.(동영상, 사진자료 기록보관) 최근 민통선 내에서 활동하던 두루미류 이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첫째, 군남댐 담수로 인한 장군여울 수몰로 잠자리와 휴식지가 사라진 점이다.  10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담수하는 기간과 10월말부터 3월말까지 두루미 월동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담수전 장군여울은 물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져 여의도와 같은 섬 형태로 되어 있어 면적도 넓고 삵과같은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혜의 잠자리이다. 현재 많은 개체가 잠자리로 이용하는 빙애여울 보다 안전한 잠자리이기 때문이다. 빙애여울의 경우 많은 때에는 6~700여 개체가 밀집되어 몰려있기 때문에 일부 개체들이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곳을 찾다보니 군남댐 하류에 오지않나 생각된다.    둘째, 두루미 월동지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사진가들이 몰려들어 촬영을 위해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두루미를 위협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2년전에는 빙애여울을 떠나 오랫동안 비무장지대에서 잠을 자기도 한 적도 있다. 근래에는 연천지역에 ASF로 인해 민통선지역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군남댐 하류 잠자리로 사진가들이 몰려들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기에 두루미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셋째, 군남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는 군부대의 출입통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임진강을 찾아온 야영객과 낚시꾼, 수석 수집가들로 인해 두루미들의 안전한 잠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군남댐에서 북삼교 사이 1km구간을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이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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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04
  • [기고]“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어제 양주에서 사고가 났다는 보도를 접하고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29일 오전 10시경 은하면 삼표산업 채석장이 붕괴해 3명이 토사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출입은 봉쇄됐고 소방차와 구급차, 그리고 수색을 위한 굴삭기만 줄줄이 오가고 있었다. 사고 현장엔 벌써 수십명의 중앙 언론과 지역 언론 기자들이 나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후에 양주소방서 책임자 현장 브리핑으로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계속 수색 중인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낮 익은 얼굴들은 한 사람도 찾을 수가 없었다. 바로 전날 양주시 모 주민편의시설 개관식에는 양주시 부시장,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도의원, 시의원 전원이 참석해 단체 기념사진을 찍을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현 양주시장은 지병을 핑계로 시정을 완전히 팽개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6월까지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생색 내는 곳엔 빠짐없이 참석하고, 책임질 곳은 애써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같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은 지난해에도 포천사업소와 성수공장에서 각각 1명씩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회사다. 뉴스에 나오는 토목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니, 붕괴사고는 간단한 지질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가능하다고 한다. 이달만해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몇 달전 일산 상가 싱크홀 사고 등 이 정부에서 끊이지 않는 인재로 안한 안전사고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중앙정부 입장에서 고용노동부는 며칠 전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며 사업자 탓만 하고 있다. 안전사고는 법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인재다. 잘 못된 정치는 국민들에게 인재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흥규 경기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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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14
  • [기고]마지막 인사에 대한 실망
    윤   석   진 (자유기고가)        김광철 연천군수가 지난 6일 오후 임기말 마지막으로 서기관 및 사무관 승진대상자를 사전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오는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의회 인사권 독립’과 맞물린데다가 김광철군수 인사의 총 결산적 성격을 띠고 있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취임초 자신이 야심차게 추진한 기구개편안이 의회에서 부결돼 리더십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던 김군수는 그동안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군정을 소신있게 끌었어야 했지만 실상은 정 반대였다는게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인사가 이뤄질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지만 다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라는 실망스런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김광철군수는 임기내내 인사때마다 인사시스템을 거스르는 원칙에 벗어난 인사를 자주 보여 인사부서를 곤혹스럽게 하면서 공직사회의 불평불만을 쌓아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실’ ‘보은’ ‘청탁’ 인사라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여전했다는 평가가 공직사회에서 먼저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연말 공로연수를 신청한 사무관중 “ㄴ”씨에 대해서만 오는 6월말까지 6개월간 더 근무해 달라며 주저 앉히는 소신(?)있는 인사행태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ㄴ씨의 경우 일을 잘해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후임 임선이 마땅치 않아 간청했다”고 간부회의 석상에서 김군수가 밝혔다는 후문이다. “그 말대로라면 퇴직한 사무관들은 무능하고 남아있는 인사들은 업무능력이 떨어져 믿지 못한다는 말인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밖에도 인사와 관련 언론사 기자를 참칭하는 자칭 기자를 통한 인사청탁설이 끊이지 않는가 하면 금품을 암시하는 ‘50설’까지 난무하는 등 김군수의 인사에 대한 불신이 절정을 치닫고 있다. 곧바로 이어질 팀장급 인사에서만이라도 그간의 인사 난맥상을 말끔히 씻어내고 조직을 추스릴 마지막 인사를 기대해 본다.  윤석진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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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2022-01-07

실시간 오피니언 기사

  • [이승훈 교수의 생활 속의 수학 ①] 아파트 넓이, 제곱미터를 평으로 환산하는 간단한 방법
           제곱미터(㎡)를 평으로 환산하는 방법  I. 제곱미터의 1의 자리에서 반올림을 한 후에 1의 자리의 0을 지운다.  II. 위에서 얻은 값에 3을 곱한 값이 평이다.   예를 들어, 127㎡라고 하자.  I. 127을 1의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130이 되고, 1의 자리의 0을 지우면 13이 된다.  II. 위에서 얻은 13에 3을 곱하면 39가 된다. 따라서 127㎡는 약 39평이 된다.   1평은 3.3㎡이므로, 좀 더 정확한 값을 구하기 위해 127÷3.3 을 계산하면 약 38.5평이다. 따라서 위에 소개한 방법이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암산으로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몇 개의 예를 통해 연습해보자.  1. 58㎡는 몇 평? 18평 (정확히는 약 17.6평)  2. 82㎡는 몇 평? 24평 (정확히는 약 24.8평)  3. 147㎡는 몇 평? 45평 (정확히는 약 44.5평)   왜 위와 같이 계산하면 되는지 계산 원리는 다음과 같다.  A제곱미터 = A ÷ 3.3 평 = (A×3) ÷ (3.3×3) 평 = (A×3) ÷ 9.9 평 ≒ (A×3) ÷ 10 평   그런데 위의 원리에 따르면 제곱미터에 3을 곱한 후에 10으로 나누는 값이 좀 더 정확한 값이다.   ‣ 58 ->(곱하기 3)-> 174 => 17.4평   ‣ 82 ->(곱하기 3)-> 246 => 24.6평   ‣ 147 ->(곱하기 3)-> 441 => 44.1평   그러나 암산으로 3을 곱하는 계산이 쉽지 않은 점과 처음에 소개한 방법으로 얻은 값이 오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처음에 소개한 방법이 더 실용적이라고 하겠다. 정확성을 약간 양보한 대신 계산의 편리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 중에 이 방법으로 간편하게 평으로 환산하고, 정확한 값이 필요한 경우에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구하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은 엄밀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아마 학교에서 경험했던 수학 수업시간과 시험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된다. 수학을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경우에 엄밀해야 되고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아야 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수학을 실생활에 활용할 때에도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때와 장소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는 엄밀함보다 편리함이 더 소중한 가치일 수 있기 때문이다. 편리함을 얻을 수 있다면 엄밀함을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알고, 각각의 상황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구분하여 활용할 수 있는 현명한 융통성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편집자 주] 의정부 출신 이승훈교수는 수학박사이면서 수학교육학박사다. 20년 넘게 수학교수를 하면서 1997년부터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일을 시작해 현재까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단장, 부단장을 여러 차례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실용수학》(경문사)이 있다. 생활 속에서 발견한 수학 원리를 알기 쉽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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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2020-03-08
  • [축시] 2020년 맞이한 뉴스매거진21
    샘솟는 열정 빛나는 지혜 새언어 새소식 새기운 새역사   발품파는 기자 만남마다 설렘 하나되는 민심 새로쓰는 역사   현장취재 참여취재 창의취재 주민자치 너도나도 주인되는 뉴스매거진21    
    • 오피니언
    • 기고
    2020-03-08
  • [취재수첩]말뚝이 되어 버린 단풍나무
       동두천시 보산주공아파트, '낙엽 떨어진다' 민원에 30년된 단풍나무 44그루 싹뚝      지난 19일 동두천시 보산동 보산주공아파트에 1990년4월15일 준공 당시 심었던 44그루의 단풍나무 가지치기 작업이 진행됐다. 단풍나무는 아파트 5층 높이의 크기로 아파트를 아늑하게 감싸주며 주변 소음과 여름철 강한 햇빛을 막아주는 그늘막이었다. 베란다 창문을 열면 우거진 녹음과 함께 박새,곤줄박이,쇠박새,진박새,쇠딱따구리와의 소통공간이었다. 이날 오전부터 동두천시 공원녹지과 소속 산불감시 진압요원들이 출동해 가지치기를 한다는 명분으로 30년된 단풍나무를 자르기 시작했다. 동두천시 관계자에 의하면 "인근 빌라주민들이 아파트내 식재된 단풍나무에서 담장밖 도로로 낙엽이 많이 떨어져 불편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또한 입주자대표 측에서도 지난 해부터 줄곧 가지치기를 요구해 왔다는 이유로 동두천시 예산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렵게 작업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산불감시요원들이 근무지를 이탈하면서까지 공공장소도 아닌 사유지역에서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공무를 수행한 것이다.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에 의하면 가지치기 작업을 위해서는 수백여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동안 자체인력으로 최소한의 가지치기 작업이 이루어져 왔으나 이번 같은 규모의 작업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로 가지치기 작업이 강행된 것이다. 시청 담당공무원도 작업현장에 나가 지켜봤다고 한다. 처음에는 작업자들에게 가지치기를 적정한 수준으로 할 것을 지시했지만 민원을 제기한 당사자가 "가지를 더 자르라는 강한 요구로 거절하기 어려워 이런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아무리 민원이라 할지라도 공적인 영역에서 처리할 것이 있고, 처리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애당초 처리할 수 없는 일을 힘 있거나 영향력이 있는 민원인의 강한 압력으로 처리해 준다면 과연 공정한 사회가 이루어질까? 아파트 입주민들의 대표성이 있다는 사람은 얼마나 주민들의 동의를 얻었을까? 전체 입주민중 몇명이 동의하는지 몇명이 반대하는지 증빙할 수 있는 근거도 없이 주민들의 의견이라며 다짜고짜 목소리만 높여 가지치기를 강행한 것이다. 아마 처음으로 작업하는 일이니 만큼 내년,후년을 대비해 더욱 깊게 잘라달라고 요구하며 그만큼 경제적인 이득을 계산했을 것이다. 더우기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통장'이라는 직책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동두천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도 "가지치기의 정도가 심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서명부라든가 민원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이유로 다른 곳에서도 아파트내 가지치기를 요청하면 모두 들어줄 것인가? 공공기관이 중심을 지키지 못하고 나쁜 의도를 가진 특정민원인의 편을 들어준다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이로 인해 30년 전 아파트가 처음 건설될 때부터 조성한 나무 수십그루가 불과 며칠사이에 무성하던 모습을 잃은 것이다. 나무보호를 위해서는 특정 개인의 욕심으로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 제고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낙엽이 많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건너 편 아파트 안에 있는 나무를 가지치기 해 달라는 이웃 주민들도 너무 이기적이다. 이런 분들이 과연 동두천시 조례로 제정된 '내 집 앞 눈 치우기'나 제대로 할지 의문이 간다.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이로움을 준다. 나무는 우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 쉴 수 있는 맑은 공기를 제공한다. 최근 기후변화에 더불어 도시 열섬 방지, 도시환경 조절, 도시 생태계 연결 역할을 하며, 요즘같이 지구온난화와 황사,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에는 더욱 절실하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허파역할을 하는 나무를 보호는 못 할 망정 훼손할 것인가? 가지치기 문제는 우리 지역뿐 아니라 나라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의 무분별하고 주먹구구식 가지치기가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나무의 본래 형태를 괴물로 만들고 경관을 훼손하고 도심을 삭막하게 하는 것에 자치단체가 앞장서고 있다. 뒤늦게 서울시와수원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가로수 경관 조례를 제정해 구체적인 메뉴얼을 정해놓았다. 늦게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최근 SNS상에서 "가로수 가지치기 피해 시민제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147명의 회원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지치기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강 건너 불 보듯 바라보고만 있던 입장에서 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잘못된 가지치기 피해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지자체에서도 조례 제정을 통해 구체적인 메뉴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석우 기자  
    • 오피니언
    • 칼럼
    2020-03-02
  • [사설] '쓰레기 대란', 막을 수 있다
    쓰레기 실명제는 배출자 책임제라고 볼 수 있다. 쓰레기 발생 주체가 쓰레기 배출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일반 쓰레기 이외에 재활용품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쓰레기 만드는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가정과 사업장 그리고 정부 등 공공기관이다. 쓰레기는 적게 발생하는게 좋고, 기왕 발생된 쓰레기는 재활용할수록 좋은 것이다. 이렇게 해야 쓰레기를 최종 처리하는 매립이나 소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쓰레기 실명제야말로 쓰레기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과 악취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다. 더 나아가 쓰레기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쓰레기는 <배출-수거-재활용-처리>라는 일련의 절차를 거친다. 첫 단계가 배출이다. 포천시가 경기도 배출표기제 시범사업에서 시행했듯이, 2018년 포천 고모리마을에서 가정과 사업장은 쓰레기 배출시 배출자 정보가 암호화된 QR코드를 부착해 배출했다. 쓰레기 수거할 때 올바른 분리배출여부를 확인하고 잘못 배출한 쓰레기 배출자에게 정정요청 메시지를 발송하여 분리배출된 재활용품에 대한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QR코드가 부착되지 않은 쓰레기를 수거 거부했기 때문에 쓰레기 무단방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했으며, 잘못 분리배출된 배출자에게 바로 정정 통지함으로써 배출자 교육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을 시행했고, 궁극적으로 천연자원과 에너지 소비를 줄여 환경보존과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법 제8조는 자원순환사회의 발전을 위한 문화조성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2019년 1월 경기도 자원순환기본 조례를 제정하고, 업사이클플라자 설치와 1회용품 사용 저감 그리고 상가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와 영농폐기물 수거 등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경기도는 자원순환마을 조성사업을 2012년부터 경기도 25개 시·군 89개 마을의 참여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우수사례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자원순환문화 조성사업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고 재활용품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자체가 쓰레기 순환절차를 총괄하지 않고 마을단위에서 자원순환이라는 성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원순환이란 말로 외치는 구호가 아니고, 자원순환사회는 문화조성이 선결과제도 아니다. 지자체가 앞장서고 가정과 사업장 또는 마을이 함께 협력할 때만이 비로소 자원순환사회로 성큼 나아 갈 수 있다. 포천시의 사례처럼, 배출자 책임제를 시행하면서 배출-수거-재활용-처리라는 모든 절차를 새롭게 설계하고 단계마다 원칙을 재설정해야 한다. 포천시는 전국 최초로 쓰레기 실명제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모범적인 지자체이다. 배출하는 첫 단계부터 발생자 책임을 명확히 부여한 경기도 배출표기제 시범사업은 획기적인 발상이며 적절한 조치였다. 이렇듯 쓰레기 배출단계부터 배출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쓰레기 실명제의 핵심이다. 경기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아 포천시가 올해 공공기관 500여 곳에 확대하여 경기도 배출표기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 좋겠다. 내년부터 15만 포천 시민이 모두 참여해 자원순환사회라는 모범사례를 만들면서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사설
    2020-02-20
  • [기고] 회피, 갈등 현장에서 빠지기 쉬운 오류
    갈등 현장에서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오류가 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충돌하는 문제와 지점을 회피(回避)하면 될 거라는 생각이죠. 서로 충돌하지 않는 게 갈등해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회피는 겉으로 보기에 갈등이 해소된 것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오래가지 않아 다른 형태와 강도로 갈등은 재현(再現)되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야 회피(回避)가 유용한 전략 가운데 하나이겠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 회피는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일 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내용(쟁점)과 만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쟁점을 논의하자면 가장 치열한 대립 지점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야 합니다. 매우 번거롭고 힘든 시간이지요. 가장 힘든 상대와 문제를 놓고 마주 앉아 논쟁과 논의를 통해 넘어서지 않고는 제대로 된 문제해결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욕망(慾望)과 이해(利害), 감정(感情)이 충돌하는 발화(發火)지점까지 가서, 그 원형질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갈등이란 원천적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점까지 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져야 갈등은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척점에 있는 사람과 만나면 논의는 심각해 질 수 밖에 없고, 그동안 쌓였던 감정의 골이 깊은 경우 격정적인 과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거칠고 대단히 힘든 과정입니다. 대립과 충돌을 이겨내야 비로소 문제해결의 다른 차원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진 생각과 판단이 옳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상대의 그것들이 잘못되었다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가치판단이 개입되는 문제인 경우,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상대의 생각뿐만 아니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제3자의 눈으로 보면 도덕이나 정의에 기반한 잘잘못의 문제라기보다는 같은 사안을 보는 입장과 관점의 차이이거나, 이해관계의 얽힘이 대부분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해결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각자가 갖고 있는 관점과 입장의 차이입니다. 비록 한 사람이나 집단은 편향되고 굴절된 관점과 시각을 갖고 있긴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부분적 진실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적인 진실이 상대의 부분적인 진실과 만날 때, 훨씬 넓고 깊은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부분적인 진실과 상대의 부분적인 진실이 결합되기 위해서는 찐한 토론과 논쟁이 필요합니다. 그런 과정 없이는 새로운 차원의 진실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갈등 상황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욕망과 상대에 대한 적개심과 불만, 위기감 등으로 형성되는 에너지를 무시한다거나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논의의 틀 안에 가두고 문제해결 과정에 몰입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향해 다가가게 만드는 것, 이런 과정을 설계하고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갈등해결 역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차이와 충돌하는 것, 차이와 차이가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안에서 논쟁과 논의를 거치면서 서로의 감정과 이해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더 솔직한 모습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 이런 불편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갈등없는 사회를 희망하고 있지만,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차이와 마주하고, 논의 공간을 만들고, 상대방과 격정적인 논쟁을 견뎌낼 수 있는 맷집을 키워가야 합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2-17
  • [기고] 성숙한 공론장을 위한 조건
    공론(公論)은 공(公)적인 사안에 관한 논의(論議)임과 동시에 모아진 의견을 말한다. 공론이 자율적으로 형성되는 공간을 공론장(公論場)이라 하고, 국가나 기관이 의도적으로 공론을 형성하는 과정을 공론화(公論化)라 한다. 성숙한 공론장을 위해서는 국가 주도형 공론화에서 주민 주도형 공론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2017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이후 진행된 공론형성 과정을 보며, 보다 성숙한 공론장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1. 공론화에서 공론장으로 무엇보다 국가 주도의 공론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현재의 높은 참여율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자신의 삶과 유리된 국가 차원의 문제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국민은 많지 않다. 공론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삶과 직결된 자신들의 문제여야 한다. 그리고 더 바람직하게는 자신들이 발견한 의제일 때,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자신의 문제일 때, 그 결과에 예민해지고 논의 과정에서 보다 신중해 질 수 있다.   2. 다수결 중심에서 합의 중심으로 다수결이 민주사회에서 대표적인 의사결정 방식인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질수록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은 참여자의 만족도를 낮추고, 승자와 패자를 남김으로써 결과 수용에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모든 문제에 합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모든 논의가 합의를 목적으로 진행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견이 크고, 갈등적 요인이 많은 사안일수록 의사결정에 신중해야 한다. 다수결의 경우에도 충분한 논의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다수결도 2분의 1이 아니라, 3분의 2, 혹은 4분의 3과 같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조차도 충분한 논의가 선행된 후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개별적 선호에서 공익과 사익의 균형으로 공론장의 가장 큰 특징은 학습과 토론이라는 숙의 과정에 있다. 이 두 과정이 없는 공론장은 무의미하고 공론장이라 말할 수 없다. 학습은 지식을 확장하고, 인식을 넓히기 위해 필요하고, 토론은 자신의 생각을 구성하는 기회임과 동시에, 타인의 생각과 차이를 발견하고, 공동의 이해기반과 서로 동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내용적인 면에서 보면, 숙의 과정은 자신의 사적 이해를 정리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타인의 이해를 발견하고 인식함으로써 공적 이해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즉 숙의는 참여자를 사적 이해로부터 공적 이해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고, 사적 이익과 공적 이익의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필요한 자원과 기회를 확보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타인의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는 계기이기도 한 것이다.   4. 행정 중심에서 의회 중심으로 시민 중심의 공론장이 공동체 내부의 자족적인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은 정책과 제도, 법령의 제·개정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공론장의 실효성을 위해서도 준비 과정부터 국가나 공공기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집행부서인 행정기관뿐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민의를 형성하는 공간인 의회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공론장의 결정을 의회에 통보하는 방식으로는 의회의 협력을 얻기 어렵다. 처음부터 의회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의제 설정과 참여자 구성, 논의 프로세스 설계에서 의회의 의견을 구하고, 의회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공론장에서 얻어진 결론에 대해서도 협조를 구하기 쉽다.   5. 참여자에서 주최자로 참여에 따른 피로감은 근원적으로 자신이 남이 만든 논의 공간에 동원 대상이라고 느낄 때 생긴다. 자신들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남이 정한 논의 주제와 참여 구조에 만족할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의 문제에 주도적인 권한을 행사할 할 수 있을 때, 자발성이 실아나고 책임감은 강화된다. 주권의식을 갖게 된 시민은 자신의 문제에 단순 참여자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는다. 공공기관이 정한 논의 주제에 의견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의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에 주최자가 되고 싶어한다. 더 나아가서 논의 주제, 참여자 구성, 논의 프로세스 설계까지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길 원하고, 자신의 문제를 결정하는 주체가 되길 원한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2-12
  • [유호명의 구석구석 둘러보다 ③] 양주, 삼밭 속 천일홍 축제 꿈꾸며
    바느질 흔적 없는 하늘나라 선녀님 옷을 천의무봉(天衣無縫)하다 표현하겠다. 그러나 요즘은 별별 인조 옷감과 제직기술 발달로 바느질 없음 곧 ‘무봉’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되었다. 직물과 편물은 전통방식의 옷감이다. ‘베짤 직’(織)자 직물(fabric)은 날실과 씨실을 직각으로 교차해 넣어 베틀에서 짠 옷감이다. ‘엮을 편’(編)자 편물(knit)은 실로 코를 짓고, 뜨개질로 전후좌우를 엮은 옷감이다. 직물을 짜는 베틀은 한자로 ‘기’(機, 베틀 기)인데, 먼 옛날 이 베틀은 대단한 물건이었다. 그래서 소중한 베틀 간수하듯 감출 것이 기밀(機密)이고, “베틀만 접한다면!” 하는 바람이 기회(機會)이며, 베틀처럼 알아서 돌아가면 이를 유기적(有機的)이라 한다.   삼베(베, 마포)는 삼 또는 마(대마)라는 한해살이풀 껍질을 실로 삼아 베틀에서 짠 옷감이다. 삼베는 한자로 마(麻) 또는 갈(褐)인데, 갈색은 이 갈(褐)의 때깔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조선시대만 해도 가장 대중적이던 옷감이 삼베이다. 당연히 그 원료인 삼(한자 마[麻]) 재배도 성해서, 전국 어디든 마을마다 삼밭 없는 곳이 없었다. 전국에 흔한 삼밭골이나 삼밭굴은 동네가 온통 삼밭이라 붙은 지명이다. 이를 한자화하면 마전(麻田)인데, 경기 북부에도 이러한 지명이 많다. 연천군 미산면 일원의 조선시대 지명은 마전군(麻田郡)이었다. 고구려 때 마전천현(麻田淺縣)이다가, 고려 초부터 마전(麻田)이라 불린 유서 깊고 넓은 삼밭이다. 포천시 가산면 마전리에는 삼밭골이, 양주시 광적면 비암리에는 삼박골이 있다. 다 삼밭의 잔재이다.        양주 테크로밸리는 사진 우측 아래, 중랑천 동편. 양주역 역세권은 중랑천 서편, 전철 1호선 좌우. 양주시청은 사진 북측 ⓒ양주시    동두천 남쪽 칠봉산과 양주 천보산이 회암사지 뒤에서 서쪽을 향해 고주내를 두 팔로 감싸고 있다. 그 천보산 줄기가 녹양역 동편 중랑천 건너, 의정부 하동촌과 양주 암매교차로에서 멈춘다. 의정부 금오동 뒤 천보산 정상에서 그 북서 산록을 포함한 너른 벌판, 양주시청까지의 중랑천 동편이 모두 마전동이다. 이 마전동(麻田洞)의 옛 지명이 '삼밭골'이다. 대마농사 삼밭이 많아 삼밭굴이라 불렸고, 일제 때까지도 재배가 성하였다.   2017년 말 양주시가 양주역 동편 남방동 일부와 중랑천 건너 마전동에 경기북부 테크노밸리를 유치했다. 장차 첨단(techno) 섬유·패션과 전기·전자 산업단지로 개발되는데, 첨단산업이 제조업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모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산업입지 정책심의회에서 30만 1천㎡ 규모 산업단지 물량을 배정받아 행정절차도 마무리되었다. 전래의 옷감 삼베 생산지 ‘삼밭골’ 마전동이 21세기 첨단 섬유산업단지로 대변신하는 것이다.   한편 테크노밸리와 함께 양주의 신성장 동력 중 하나가 될 양주역세권 개발도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가졌다. 양주역 인근 64만 3921㎡ 규모의 행정·업무·주거지가 2024년 완공된다. 양주역세권 동편에 위치할 마전동 테크노밸리와 함께, 바야흐로 이 지역은 일자리와 문화·교통 인프라를 고루 갖춘 매력적 주거지가 될 터이다. 삼밭골은 마침 의정부와 양주의 접경이라서, 장차 실현될지 모를 경기북부 분도나 의양동(의정부·양주·동두천) 통합에서도 일정 구심점이 되겠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테크노밸리 본격 가동 시 2만 3천여 일자리와 2조 원의 직접적 경제효과 창출이 예상된다.   가을이면 양주 광사동 나리공원 찾아 '천만송이 천일홍축제'를 즐긴다. 푸른 하늘과 옅은 새털구름아래 분홍, 보라, 빨강 색색 천일홍 무더기와 말쑥 고고한 붉은 칸나, 은은한 핑크뮬리는 모두 강렬한 아름다움이다. 수십만 인파가 몰리니 지역경제에도 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 곳 나리공원 빙 둘러 삼밭 조성하면 어떨까? 마전동에 딱 붙은 광사동도 말하자면 삼밭골이다. 기왕에 양주가 섬유산업으로 유명세를 탔으니, 지명 유래와 지역 축제, 테크노밸리 첨단 섬유산업을 하나로 관통하는 콘텐츠가 삼밭 아닐까. 아예 뽕나무밭도 조성하고, 목화밭도 늘렸으면 좋겠다. 이 셋은 전통 섬유산업의 상징이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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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0
  • [칼럼]DMZ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황  은  주 (자연환경국민신탁 상임이사) 인류는 그 기술로 자연을 보전하고 복원하기도 하지만 자연으로부터 혜택을 받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자연 생태계가 인류에게 제공하는 편익, 즉 자연혜택을 유럽에서는 생태계서비스(ecosystem services)로 정의한다. 미국 환경청에서는 같은 것을 생태계 '재화 및 서비스’(goods and services)라고 부른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냉전체제가 지속되는 비무장지대(DMZ)는 한편으로는 개발장애로 인식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생물군계(biome) 내지 생태지역(eco-region)으로 구성되어 있어 생태계서비스 산실로 작용할 수 있다.  생태계서비스는 공급서비스·조절서비스·지지서비·문화서비스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토양형성, 물질순환, 물의 순환, 서식지 제공, 경작·수렵·채취·방목, 독특한 경관, 레크리에이션, 휴양, 생물자원, 맑은 공기와 물, 연료, 풍수해 조절 및 미사용 가치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생태계서비스는 무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재화로 간주되었으나 도시의 팽창과 개발의 가속화로 인하여 자연환경용량이 침해되면서 서비스 기능이 저하되자 이를 인위적으로 복원·증진시키려는 노력들이 시도되었다.   생태계서비스는 비교적 최근의 개념이다. 1970년대부터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의 가치를 제고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생물다양성협약(CBD) 나이로비회의(2000년)에서는 인류를 지구 생태계의 통합적 요소의 하나로 인식하는 생태계접근법에 따라 토지, 물 및 자연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의 새천년생태계평가보고서(2005)는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각국의 정책적 관심을 촉구한다.  생태계서비스를 누리는 소비자(수요자)들이 이 서비스를 공급하는 토지·산림·해양의 소유자·관리자나 지역주민들과 생태계서비스를 공유하고 이를 환경보전과 연동시키는 이른바 생태계서비스의 가치화와 그 제도화가 요청된다. 수혜자들이 환경비용을 부담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정부가 부담한다. 하지만 정부만의 노력으로 환경과 생태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환경비용의 부담에 민간의 참여가 요청된다.  생태계서비스 지불(payment for ecosystem service: PES)은 생태계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기회비용에 대한 보상이다. 생태계서비스 지불 프로그램은 생태계서비스 이용자와 생태계서비스 공급자 모두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며 또한 생태계와 생태계 관련 자연자원에게도 혜택을 준다. 하지만  현행 환경법제는 생태계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공정한 거래와 수요자들 사이의 공평한 향유를 실현시키지 못한다. 2012년의 생물다양성법은 생물다양성과 생물자원의 보전에 중점을 두었다. 생태계서비스의 개념과 범주를 설정하고 시장과 공동체에서의 거래체계의 구축에 대하여서는 언급이 없었다. 종전의 법은 생물다양성관리계약제를 실시하였으나 생태계서비스를 독자적 개념으로 보지 아니하였다. 생태계서비스는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이라는 생물물리적 구조로부터 유출되는 서비스로 파악할 수 있다.   우리 입법부의 설명에 따르면,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외래종 침입 등으로 인해 생물다양성의 양과 질이 저하되고,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생태계서비스)이 급격하게 감소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의 가치를 고려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생태계서비스 가치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정책에의 반영이 미흡하였다. 이에 따라, 국회는 금년 11월 14일에 생물다양성법 개정법을 통과시켰다. 개정법은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을 생태계서비스지불제로 바꾸었다.  개정법은 생태계서비스의 개념을 정의하고, 관련 연구 및 기술개발을 통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그 가치를 정책과 연계하려는 국제사회의 추세에 대응하며, 생태계서비스를 증진하기 위해 적절한 비용을 보상하는 등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자연혜택을 지속가능하게 제공하고자 한다. 개정법은 국제관례에 따라 생태계서비스를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공급·조절·지지·문화의 4가지 서비스로 분류하고, 정부로 하여금 생태계서비스를 측정하고 그 가치와 변화를 평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제2조 및 제9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각종 보호구역 등이 보유한 생태계서비스의 체계적인 보전 및 증진을 위하여 생태계서비스 공급자 또는 관리자에게 생태계서비스 보전 및 증진 활동에 대해 보상할 수 있도록 수권하였다(제16조). 생태계서비스 가치평가와 관련된 연구와 기술개발을 추진하도록 명하며, 생태계서비스 측정 및 평가에 관한 사업에 대해서 국고를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제26조, 제27조, 제31조).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는 2020년 후반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정부는 국민신탁법에 따른 국민신탁법인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민간기구가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그 이행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개정법 제16조제4항). 그러나 우리나라는 부처들의 관할권에 따라 생태공간이 육상과 산림 그리고 해양 등으로 관리되고 있어 생태계서비스의 체계화가 환경부 관할의 육상에 머무르기 쉽다. 산림청은 그동안 임업에 대한 입장 때문에 산림 생태계서비스 즉 산림자원의 공익적 기능으로 나아가지 못하다가 최근에 산림복지법을 제정하여 사회적 취약계층들에게 산림휴양 등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산림 등 육역에 비하여 해양 생태계서비스는 갯벌법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발달이 더디다. 해양이 인류에게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도 다양하고 풍부함에도 종래 이해관계자들은 해양 생태계서비스를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용하고 이를 유지·증진시키는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못했다. 예컨대, 다이빙 구역을 둘러싸고 어촌계와 다이버들이 갈등을 빚어왔음도 따지고 보면 바다가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를 해산물이라는 공급서비스 관점에만 국한시키고 조절서비스 또는 문화서비스의 공유를 외면하였기 때문이다.  DMZ를 개발의 무대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생태계서비스의 보고로 삼을 것인가는 객관적인 비용편익분석을 요한다. DMZ는 지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 오히려 한반도의 동서를 연결하는 생태통로로서 또 앞에서 살펴본 생태계서비스의 근원으로 활용하는 편이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DMZ를 환경친화적으로 보전·이용한다고 하여 경제개발이 불가능하지 아니하다. DMZ를 관통하는 철도·도로·송전선·송유관 등의 경제통로들을 지상이나 지하로 건설하면 생태통로를 단절하지 아니하면서 DMZ를 이용할 수 있다.   DMZ는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두루미·사향노루 등 야생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개발바람을 타고 민통선(CCZ)이 북상함으로서 서식지들이 축소되고 농림어업과 같은 전통산업의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서식지로 기능하는 농지들과 내수면들이 사라지고 그에 따라 농업인들과 어업인들이 사라지면 이들이 조성·기여한 DMZ와 CCZ의 생태계서비스도 사라질 것이다. 내륙의 각종 산업단지들의 가동률이 떨러지고 산업집적화도 여의치 아니한 상황에서 토목·건설 이익에 치중함은 백년대계가 아니다. 생태계서비스를 활용하여 DMZ의 보전과 이용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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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2020-01-29
  • [칼럼]동두천 성병관리소, 우리의 소중한 자산
    경기북부는 한국전쟁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생활과 삶의 지평이 송두리째 뒤바뀐 지역이다. 전쟁 폐허 위에서 가난과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미군 기지촌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는 바람에 기형적으로 급성장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70년이 지난 지금 미군 축소 및 재편으로 경기북부는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미군 기지촌에서 살았던 많은 사람들 중에 위안부들이 있었다. 그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했다. 2014년 6월 미군 위안부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고, 2018년 2월 2심 판결은 “담당 공무원 등이 주둔 외국군의 사기 진작과 외화 획득한다는 의도로 성매매를 정당화·조장화하였고, 조직적·폭력적 성병관리는 위법하다. 따라서 기지촌 위안부들의 기본적 인권인 인간적 존엄성을 침해했다”면서 국가가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뉴스매거진21 제3호에서 미군 기지촌 현황과 미군 기지촌 운영을 연대별로 살펴 보았다. 전체 34개 기지촌 중에서 파주 12개, 동두천 3개, 의정부 3개, 양주 1개, 포천 1개로 경기북부는 모두 20개였다. 미군 기지촌 운영은 1950년대 미군 위안시설 지정 및 위안부 일정지역 집결시키기로 합의했고 성병대책위원회 조직했다. 보건사회부는 체계적 관리를 위해 구 전염병예방법을 제정하여 위안부는 1주 2회 건강진단을 받도록 했다. 1960년대 성매매가능한 특정지역 설치 및 관리했다. 보건사회부는 보건소를 통해 성병관리했는데, 보건소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는 기타 의료기간에 성병관리를 전담하도록 대용진료소를 지정했다. 검진증을 발급받은 위안부는 매주 검진받아야 했고 감염자로 판명되면 낙검자 수용소로 보내져 강제치료를 받아야 했다. 등록과 성병검진을 기피하는 여성들을 정부와 미군 합동단속이 수시로 실시되었고 단속된 위안부는 검진증 소지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낙검자 수용소로 보내져 강제수용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1970년대 기지촌 정화운동을 추진했고, 기지촌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 중 성병관리정책은 성병교육, 성병검사, 엄격한 확인체계 강화 등이었다. 1980년대 이후 기지촌 주변 종합개발계획을 만들어 외국군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출국할 수 있도록 환경을 쾌적하게 한다는 취지로 시행했다. 보건사회부는 성병진료지침을 하달하여 위험집단을 중심으로 강제검진과 치료를 시행하도록 했다. 성병진료소의 기능은 점차 저하되었고, 성병관리소도 수용이 아닌 통원치료를 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동두천시 상봉암동 8 이 곳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병관리소가 있다. 일명 ‘몽키하우스’라고 불린다. 1981년 7월 1일 경기도지사의 승인을 얻어 제정한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설치’ 조례 제14호를 동두천시가 공포하였다. 동두천시 소요동에 둔다고 명시되어 있다. 1981년이나 1982년에 건립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은 2층 건물이 방치되어 있어 흉물스럽고 스산하기만 하다. 토지는 6,374.8㎡이며 모 학교법인 소유로 되어 있다. 동두천시에 부지활용 계획이 있는지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정보 부존재’라는 답변을 받았다. 앞으로 이 건물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이대로 내버려 둔다. 둘째는 부셔 버리고 멋진 건물을 짓는다. 셋째 우리의 어두운 과거를 증거할 건물을 잘 보존하고 기린다.     소요산 입구에 들어서면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 바로 우측에 성병관리소가 있다. 더구나 남쪽에 인접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연 관람객 16만 명이 방문하는 대표적 명소로 자리매김했고 올해 1월부터 경기도가 이관받아 전국 최고 수준의 어린이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또한 작년 12월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남쪽 지역을 기업·가족단위 숙박 체류형 힐링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하기 위해 동두천시는 민선7기 시장공약사항인 ‘소요산관광지 확대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소요산관광지는 과거의 노인층 당일관광에서 탈피하여 체류형 관광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경기북부 한가운데 위치한 소요산에서 1박2일, 2박3일, 3박4일 체류하면서 양주, 포천, 연천 등 사방팔방으로 생태·평화·역사탐방이 이어질 것이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도 전쟁의 어두운 과거를 돌아보면서 평화를 다짐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 건물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미군기지촌역사관이나 위안부기록박물관을 이 곳 동두천 성병관리소에 만들면 어떨까? 경기도가 동두천시와 힘을 합쳐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장소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과거를 망각한 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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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24
  • [유호명의 구석구석 둘러보다 ②]경원선, 그 흔적마저 사라지나
    청춘의 7080세대 여행 수단은 열차였다. 청평·강촌은 경춘선, 일영·장흥은 교외선, 소요산과 한탄강은 경원선 열차를 타고 갔다. 중학시절 여름 한탄강 임시역사에 내려 교회수련회에 참가했던 기억이 아련하다. 계단 손잡이 양손에 잡고 상체 밖으로 젖히면, 싸한 긴장감 속에 완만히 휘도는 열차의 곡선이 아름다웠다. 경원선은 경기북부와 철원 군부대 장병을 날랐다. 의정부역을 지나면 열차 안에 국방색이 짙어진다. 두고 온 애인 생각에 불안한 눈길을 차창에 둔 일등병, 모자로 얼굴을 가려 자는지 앞날의 시름인지 모를 병장, 휴가 무용담 왁자지껄 상병들.. 초록 군복만 남는다. 창밖에 커스텀테일러, 이런저런 숍이나 클럽 영문 간판이 보이면 동두천이다. 초성리부터 군데군데 연병장과 산기슭에 허연 탄착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1983년 여름, 말년 병장은 어두컴컴한 신탄리 역전다방에 앉아 종일 비디오를 봤다. 접경지 다방에서는 외국의 성애 비디오를 여과없이 돌려댔다. 한낮의 역전 비포장도로는 인적이 없다. 흙먼지 날리는 종착역 나지막한 판자촌은 똑 서부영화 ‘하이눈’의 그 황량한 서부에 다름 아니다. 이리 쓸쓸하던 경원선의 한 곳 신망리역에 2018년 아트공방끄레아 김옥의 대표가 ‘작은미술관’을 열었다. 지난 12월에는 이곳에서 플라스틱 폐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작품전이 열렸다. 김대표는 매년 서너 차례 미술행사로 열차 끊긴 폐역사에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오늘날의 경원선 모습이다.            백두대간이 원산 밑에서 푹 꺼져 생긴 추가령구조곡은 내륙과 동해를 쉽게 오가는 통로였다. 용산에서 원산까지 경원선 222.7km도 이곳을 통과한다. 이 길은 함흥차사 사행길이요, 동해 건어물이 한양으로 들어온 교역로이며, 함경도로 뛰던 파발로요, 만주 야인과 동해 왜인들이 출입한 관문이다. 일제강점기 북간도 유랑길이고, 하얼빈도 이 길로 두만강 건너 닿는 곳이다. 1940년대 서울 사람들 행락지는 금강산과 명사십리였는데, 용산에서 금강산은 경원선으로 불과 4시간대였다. 철원에서 내금강 가는 전기철로로 금강산에 오른 이가 1936년 한 해에만 15만 명이 넘었다.        대광리역도 2018년 7월2일부터 연천역-백마고지역 잠정 중단으로 폐쇄된 후, 2019년 4월 1일 전철1호선공사 명분으로 연천에서 경원선은 사라져 버렸다 ⓒ뉴스매거진21    1914년 경원선이 완공되자 서울을 중심으로 경부-경의선과 호남-경원선이 X자로 연결됐다. 러일전쟁으로 군수물자 수송 필요해진 일본이 산업·군사 거점 원산을 전국과 연결하려 건설하였다. 그러나 경원선 개통은, 이전에 철원-포천-양주 거쳐 다락원에 닿는 상행에서 경기북부에 떨어지던 경제적 이득을 날려버렸다. 사람과 물자는 다만 열차에 실려 통과할 뿐이다. 이런 면에서 경원선 연결로 남북 교류와 시베리아횡단열차 운행이 이뤄지더라도, 그것이 경기북부에 경제적 이득을 안길 것 같지는 않다. 경기북부 주민들의 경원선 연결 바람은 이로써 평화가 정착되고 산업·생활 규제도 완화되리라는 기대이다. 70여 년 지속된 민간인 소개와 개발제한 풀리기를 바라서이다. 안타까운 점은, 남복 철도복원 논의에서 경원선이 빠졌다는 것이다. 경원선의 단절은 불과 31km에 불과하다. 백마고지역에서 북한 평강까지는 불과 몇 개월 공사로도 이어질 퍽 가벼운 단절이건만.   용산에서 한강변 따라 올라가던 경원선은 종착역이 청량리, 성북, 창동, 의정부로 밀려나 지금은 동두천에서 출발한다. 경원선 구간을 용산역과 신탄리역 89km라 하지만, 이는 과거일 뿐 이제 경원선은 거지반 실체가 없다. 동두천역에서 신탄리, 가끔 백마고지나 가는 연천군의 지선 신세에 불과하다. 어쩌면 조만간 경원선 대신 ‘수도권전철 1호선’이라 부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젠 만날 수 없게 된 연천역에 대기중인 백마고지행 DMZ열차 ⓒ뉴스매거진21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사업이 내년 봄 끝난다. 빠른 공사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는 열차 운행까지 중단하였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다. 거지반 ‘연천선’ 건설인 이 공사가 오히려 연천 주민들에게 폐를 끼치는 모양새이다. 연천을 동서로 가르는 수 km의 높다란 철도 둔덕이 생겨, 연천 벌판의 시원한 조망을 가렸다. 망곡공원에서 연천군청 사이 4개의 건널목이 폐쇄되는 것도 큰 불편이다. 108년 유구한 역사의 연천역사도 사라진다. 어찌 생각하면 주민생활 편리를 증대한다는 복선전철화가, 오히려 연천의 부를 수도권으로 유출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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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6
  • [뉴스매거진21 신년특집]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듣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지난해를 돌이켜 본 소감을 말씀하신다면?  “이제 민선7기 경기도정이 중반에 접어듭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경기도는 도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합니다.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의 골격은 세웠습니다. 이제는 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살피고 완성도를 높여나갈 때입니다. 올해는 지난 도정의 성과들을 기반으로 더욱 세밀하게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도민 여러분의 삶을 개선하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변화가 한 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행정에서도 한 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 세심하게 살피고 더 정성스럽게 다듬어 작은 변화들을 많이 만들어내겠습니다. 그런 작은 변화들이 쌓여 모두가 체감하는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올해 역점사업 5가지는 무엇입니까?    "첫째, 공정사회 완성을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작은 적폐에 눈감으면서 큰 적폐를 청산할 수는 없습니다. 크든 작든 적폐가 경기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꼼꼼하게 살피겠습니다. 특히 건설업 분야의 하도급 부조리, 입찰 담합, 페이퍼컴퍼니와 같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켜온 부동산 적폐를 더 촘촘하게 감시하겠습니다. 불법 사금융, 유통기한 위․변조 등 도민의 삶을 어지럽히는 민생 침해 범죄들도 완전히 사라지는 날까지 엄중하게 단속하겠습니다. 은닉세원 발굴, 복지 사각지대 해소,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체납관리단은 더 확대해 억강부약을 실현하겠습니다.   하천과 계곡 정비를 완료해 올 여름에는 맑고 깨끗한 청정계곡을 도민 여러분의 품에 되돌려드리겠습니다. 노동 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화향유권을 보장하고, 이동노동자와 현장노동자의 쉼터를 설치하겠습니다“    둘째, 평화시대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습니다.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순탄하지는 않습니다. 평화와 번영을 향한 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평화는 도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상황이 안 좋을수록 평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당면해서 개성 관광 재개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닫혔던 개성의 문을 열어 꼬인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풀겠습니다. 긴장이 높아지는 한반도에 평화의 길을 내겠습니다. 개성 관광이 평화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의 마중물이 될 거라 믿습니다.  도민의 참여 속에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DMZ를 평화의 상징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통일경제특구 유치를 비롯한 평화경제 기반 조성에도 힘쓰겠습니다.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도 계속 됩니다. 공공기관 3곳의 경기북부 이전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생활 SOC 시설 확충을 비롯해 경기북부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셋째, 도민복지권을 보장하겠습니다.     복지확대를 위한 노력은 정부의 헌법상 의무입니다. 성장이 멈춘 오늘날, 복지 투자는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유인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입니다. 경기도의 복지정책은 지역화폐와 결합해 보다 직접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실제, 지역화폐가 골목상권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가성비 높고 경제 효과까지 지닌 복지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복지가 경제 발전의 동력이 되도록 꼼꼼하게 살피겠습니다.     초등학생 치과주치의 제도, 청년 기본소득, 고등학교와 대안학교까지 무상교복 확대와 같은 경기도만의 차별화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사업을 견고하게 정착시키겠습니다. 청소년 교통비 지원, 농민 기본소득으로 더 촘촘한 보편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새로 설치되는 청년지원사업단은 청년의 주도적인 정책참여를 기반으로 청년들의 권익 증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구직 청년에게 지급하게 될 청년 면접수당은 이 시대 가장 취약한 계층이 되어버린 청년들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넷째, 상생하는 경제 선순환구조를 확립하겠습니다.     경제는 곧 순환입니다. 아무리 자원이 많아도 그것이 순환하지 않는다면 죽은 경제입니다. 혈액이 온몸 구석구석을 순환할 때 비로소 생명력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소상공인, 골목상권, 전통시장에부터 혈액을 공급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개원한 시장상권진흥원이 지역 상권 활성화에 매진할 것입니다. 시군과 함께 머리를 맞댄 ‘일자리 정책마켓’으로 양질의 공공일자리를 창출하고, 민간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창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다섯째, 도민의 생활환경을 꼼꼼하게 개혁하겠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을 확충하여 주거 환경을 안정시키고, 경기도형 도시재생 사업으로 더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게 만들겠습니다.미세먼지 저감 노력도 계속해서 기울이겠습니다. 경유차량 배출가스 저감, 영세사업장 오염 방지시설 설치 지원 등 다각도의 정책들을 동시다발로 추진해 대기질을 개선해나가겠습니다. 교통 역시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보다 공정하고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노선입찰제 방식의 경기도형 버스준공영제가 시작됩니다. 철도와 도로 등 교통 인프라 확충, 대중교통의 서비스 개선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경기도는 병원 수술실뿐 아니라 신생아실 내부로 CCTV 설치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심하게 의료사고에 대한 근심을 덜어드리겠습니다"      도민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해 주시죠.     "존경하는 1,360만 경기도민 여러분! 도민은 경기도정의 나침반입니다. 지금까지 경기도는 주권자인 도민 여러분의 뜻을 따라 걸어왔습니다. 앞으로도 그 뜻을 따라 주저함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올 한 해 도민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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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3
  • [뉴스매거진21 신년특집] 이성호 양주시장에게 듣는다
        이성호 양주시장 ©양주시   지난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업은 무엇입니까?   "2035년 계획인구 53만명, 한반도의 중심이자 경기북부 신경제거점으로 도약하게 될 양주시는 새로운 도약, 신 성장 활력도시 조성을 위한 미래 도시기반 마련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왔습니다. 작년에는 장기간 시정 과제로 남아있던 주요 현안사업들을 단계적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획기적인 발전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새로운 도약, 신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월 16일 양주시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양주시의 발전을 견인할 양주역 일원 643,921㎡ 규모의 양주역세권 개발사업이 기공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습니다. 또 양주시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경기양주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이 지난 3월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5월 경기도의회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 승인, 10월 행안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통과, 11월 경기도 산업입지 심의회 통과 등 추진에 탄력을 받으며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 중에 있습니다. 특히 전철7호선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연장과 덕정에서 수원까지 이르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C노선이 민자적격성 심사 통과 후 기본계획수립용역 추진, 덕정역 환승센터 건립안의 광역교통 2030 반영, 회정역 신설 국토교통부 승인 등 경기북부 광역교통의 중심지로서의 변혁을 알렸습니다"   올해 역점사업 3가지는 무엇입니까?   "2020년은 ‘도약과 혁신으로 경기 북부의 중심에 우뚝 서는 활력 양주’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첫째, 경기 북부의 실질적인 광역교통 중심지로서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1·3공구 상반기 착공과 GTX-C 노선, 교외선 운행재개 등 광역 철도망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둘째, 경기 북부의 산업·경제 중심지로서 양주 역세권개발 사업과 경기양주 테크노밸리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은남일반산업단지 조성, 경기비즈니스센터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신 성장 산업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 누구나 어디서나 편리한 생활SOC 확충을 위해 노후화된 읍면동 청사를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복합커뮤니티 생활밀착형 SOC시설로 현대화하고 공공시설 자원의 개방과 공유로 시민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시민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해 주세요.   "양주시의 발전을 위해 한결같은 성원과 배려를 보여주신 시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0년은 양주시가 경기북부의 중심이자 통일한반도의 중심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출발점입니다. 더 큰 도약을 위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양주시는 과거가 아닌 더욱 살기 좋은 경기북부 최고의 도시 감동양주 조성에 더욱 매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새로운 천년을 이끌어 갈 경기북부의 중심도시, 감동도시 양주 조성에 23만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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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3
  • [뉴스매거진21 신년특집] 최용덕 동두천시장에게 듣는다
      최용덕 동두천시장 ©동두천시   지난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업은 무엇입니까?   “올해 시민의 행복을 위해 봉양IC접속도로 확장, 국민체육센터 건립 등 많은 사업들을 시행하였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업은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동두천 신시가지가 개발된 2003년 이후 16년간 매일 4만여명이 양주시 하패리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악취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재명 도지사께 경기도가 함께 협력해 줄 것을 건의했습니다. 그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께서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한다’는 평소 소신을 바탕으로, 수십 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한 동두천 시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악취문제 해결에 직접 나섰습니다. 2019년 1월 ‘양주‧동두천 경계지역 축사악취 저감을 위한 협약’을 경기도와 함께 체결하고, 악취해소와 환경개선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경기도비 10억과 동두천과 양주에서 각각 2억 5천만원을 투입하여, 악취가 심한 돈사 3개소에 대하여 지난 9월 1차 폐업보상을 통해 11월 돼지반출을 완료했습니다. 2020년에도 폐업을 희망하는 돈사에 대한 폐업보상을 실시하는 한편, 지속적인 악취 모니터링을 통해 시민들이 더 이상 악취로 고통받지 않는 동두천을 만들 계획입니다"   올해 역점사업 3가지는 무엇인가요?     "2020년에도 ‘즐거운 변화, 더 좋은 동두천’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업들이 진행 중에 있으며, 역점사업을 말씀 드립니다. 첫째로, 대형자동차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입니다.  대형자동차들의 불법주차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교통 안전성과 도시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상패동에 252면의 대형자동차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겠습니다. 둘째, 산림자원을 활용한 관광활성화 사업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시 대표 관광지인 소요산에 소요 별&숲 테마파크개장을 시작으로, 카라반 사업, 축산물브랜드육 타운 용도변경 등을 통해 소요산 관광지가 당일관광이 아닌 기업‧가족단위 숙박‧체류형 힐링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변화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탑동동 일원에 추진 중인 놀자숲과 동두천 자연휴양림 사업이 내년 5월에 개장할 예정입니다. 체류형 숲 문화체험단지인 놀자숲은 실내시설인 놀자센터와 실외시설인 놀이의 숲, 모험의 숲으로 구성되며, 휴식형 자연휴양림인 동두천자연휴양림을 휴양, 교육 체육시설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소요산과 탑동동의 시설들이 개장을 하면, 동두천시가 수도권 최고의 산림휴양관광의 도시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문화체육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먼저 중앙도심광장에 수영장, 키즈헬스케어, 피트니스 센터를 포함한 공공체육시설인 행복드림센터를 건립하여 학생들에게는 생존수영장을, 시민들에게는 생활체육공간을 제공하겠습니다. 또한, 원도심 문화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30년 이상 도시의 흉물로 전락한 외인아파트 부지에 공연장, 생활문화센터, 도서관 등의 시설을 갖춘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할 것이며, 상패동 장애인종합복지관 인근에 재활치료센터, 다목적 체육관, 체력 단련실 등을 갖춘 장애인 스포츠재활센터 조성하여 장애인들의 체육‧문화 복지도 힘쓰겠습니다"   시민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해 주시죠.   "저는 시장직무를 수행하면서 시민중심의 맞춤 행정을 통해 작지만 강한 도시,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2020년에도 처음 시작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는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의 자세로 시정을 운영하여, 시민의 복리가 증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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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2
  • [뉴스매거진21 신년특집] 김광철 연천군수에게 듣는다
    김광철 연천군수 ©연천군   지난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업은 무엇입니까?   "많은 일이 있었지만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이 유네스코에 지정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생물권 보전지역은 법적 규제가 없는 세계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 규약에 따라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이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대상으로 유네스코에서 선정하는 지역으로, 이른바 유네스코 3대 브랜드인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세계유산 중의 하나입니다. 생물권 보전지역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해당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생물권 보전지역이라는 명칭으로 인해서 강한 규제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하시는 분들이 많으나, 생물권 보전지역의 기능에는 보전 외에도 ‘사회문화적으로, 그리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와 인간 발전을 촉진한다’는 부분이 규약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무조건적인 보호와 유지가 아닌 자연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2년 환경부와 경기도, 강원도가 공동으로 DMZ 생물권 보전지역을 신청하였으나 일부 지역의 용도구역(핵심, 완충, 협력)설정 부적정과 지역주민의 호응부족으로 지정이 유보된 바 있습니다.      연천군은 지정 유보가 지역주민과의 정보공유 부족 및 생물권 보전지역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판단하여 산림청과 공동으로 용도구역 재설정 및 주민인식 역량교육사업을 추진하였고, 이를 통해 적극적인 지역사회의 협력 및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DMZ를 제외한 전 지역(58,412ha)을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신청하여 지정에 성공하였는데, 저희 연천군은 군민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에서 유네스코 3대 브랜드라는 표현처럼 유네스코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유무형의 큰 자산을 확보했다는 것이며,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상호협력 및 지원, 교류 등을 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제적인 명성은 국내외의 연구, 교육, 훈련, 행사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바탕이 되며 이를 통해서 대한민국 및 연천군의 위상이 높아지고, 관광 등을 통한 방문객이 늘면서 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선순환은 연천군이 추구하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및 발전이라는 목표와 부합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천군은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이념인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상향식 참여, 발전에 걸맞게 군민의 역량을 모아 생물권 보전지역이 지역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지역발전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역점사업올 말씀해 주시죠.   "연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연천을 널리 알려 우리 군의 이미지 제고와 발전하고 생동감 넘치는 연천으로 거듭나고자 2020~2022년을 연천방문의 해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연천관광 자문단을 구성·운영하고 내실있는 연천방문의 해가 될 수 있도록 한국관광공사·경기관광공사와 연계 및 추진 중이며 실행 T/F팀을 구성·운영하여 연천방문의 해 추진에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연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숙박형 관광프로그램 개발 및 기존 숙박 시설을 잘 활용하여 비교적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완하고 시티투어 확대, 주차공간 확보 등으로 접근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며 연천군 생산품목을 활용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역사 주변 개발 등으로 인프라를 구축하여 연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시 오고 싶은 연천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것입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웃하고 있는 포천시와 철원군과 함께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공동 상생협약을 맺고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지정된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과 더불어 유네스코 2관왕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019년 7월에 유네스코 위원들이 입국하여 현장 실사를 가졌고 9월에 1차 심의가 이루어졌습니다. 2020년 4월 프랑스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서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군민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해 주세요.    "연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연천을 널리 먼저 지난 한해 동안 군정 발전을 위해서 큰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과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 해준 공직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어렵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우리 모두 하나되어 연천을 위해 최선을 다한 한해였습니다. 특히 지난 9월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양성판정 이후 열악한 조건과 환경에서 확산을 막기 위하여 24시간 밤낮으로 수고해주신 군민 여러분과 공직자 여러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기관·단체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군민 여러분의 지역발전에 대한 여망을 안고 출범한 민선7기는 새로운 기회발굴과 연천군의 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좋은 사람들의 평화도시 하이러브 연천’ 건설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군민의 생생한 의견을 청취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등 쉼없이 달려 왔습니다. 접경지역이 안고 있는 각종 규제와 제한 속에서도 지역특성을 살린 연천 발전상을 확립한 중요한 시기였고 2020년은 그에 따른 결실을 하나 둘씩 맺으며 연천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그동안 연천군은 수도권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많은 희생을 감내해 왔습니다. 이제는 분단과 낙후라는 낡은 이미지를 벗고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좋은 사람들의 평화도시 연천의 미래를 군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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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2
  • [사설]시민과 함께 만드는 신문, 뉴스매거진21
    요즘 통신수단이 발달하고 핸드폰으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시대에 누가 지면신문을 보겠는가? 더구나 유튜브가 매체로서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마당에 세상 트렌드와 정반대로 간다면서 뉴스매거진21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뉴스매거진21은 현재 연천, 동두천, 포천, 양주 지역소식을 인터넷신문, 지면신문으로 발신하고 있다. 경기북부 중에서도 덜 개발된 곳이면서 동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뉴스매거진21은 지역문제를 지역언론이 대변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주민들이 아프다고 말하거나 희망가를 노래하면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널리 알리는 일부터 시작하고 있다.   지면신문을 만들려면 기사를 모아야 한다. 지역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DMZ를 탐방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과 함께 어려움을 경청하면서 한걸음 더 들어가 ‘이슈&진단’을 시도한다. 흩어져 유실되고 있는 역사문화유산, 개발로 환경위기에 처한 동식물, 주민의 삶을 저해하는 지나친 개발계획, 국가안보에 헌납된 군사보호지역 그리고 미군공여지 문제등 우리 지역만이 안고 있는 아픔과 상처가 곳곳에 있다.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면 바로 인터넷신문에 게재한다. 몇 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정기적으로 지면신문을 발행한다. 2020년 신문발행이 안정화되면 본격적으로 유튜브방송, 인터넷방송도 병행할 계획이다. 지면신문과 인터넷신문에 인터넷방송까지 결합하면 뉴스매거진21의 매체 영향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문을 계속 만들 수 있을까. 수입, 비용 그리고 정보공개 3가지 항목이 중요하다. 첫째, 수입을 어떻게 갖고 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모든 언론사가 안고 있는 공통된 과제다. 광고수입을 생각할 수 있다. 광고는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계속 받으면 좋으나 이 또한 쉽지 않다. 더구나 뉴스매거진21처럼 신생 언론사는 더욱 불리하다. 그 다음엔 정기구독자 확보다. 한 사람 한 사람 구독자 확보하는 일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더구나 신생 언론사를 지역에 널리 알리는 일은 더욱 어렵기만 하다. 뉴스매거진21이 취재하고 배포하는 핵심지역 연천, 동두천, 포천, 양주는 지역인구가 50만명을 상회한다. 12개월 정기구독자 1,000명 확보하면 광고가 없더라도 시민들 이야기를 당당하게 싣고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자력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다. 50만명의 1%는 5,000명이고, 50만명의 0.2%는 1,000명이다. 지역에서 0.2% 정기구독자를 뉴스매거진21은 확보할 수 있을까? 매달 100명씩 정기구독자를 확보하더라도 1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또한 시민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고 시민들이 이를 인정한다는 조건에서 가능할테니까.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한정된 수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용을 최소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 비용항목은 고정비, 인건비 그리고 인쇄비가 있다. 뉴스매거진21은 각각의 항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공개다. 첫째는 발행부수 공개다. 뉴스매거진21은 한국ABC협회 회원사다. 2020년 1월 1일이면 발행부수가 공개된다. 둘째 회계투명성 확보다. 현재 회계는 1일 마감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회계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 공공성을 담보하는 새로운 모습의 언론이 되고자 한다. 뉴스매거진21이 그러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언론이 언론다운 역할을 못하는 어두운 시대에 시민과 함께 만드는 신문, 뉴스매거진21이 작은 등불을 밝힐 것이다.  
    • 오피니언
    • 사설
    201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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