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6(금)

오피니언
Home >  오피니언

실시간뉴스
  • [유시민 관찰]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유시민 작가     KBS2 시사비평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갔더니 진행자가 물었다. “보수정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 여전히 유효한가요?” 어떤 시민이 거리에서 나를 붙들고 말했다. “정말 나라 안 망하나요? 망할 것 같아 무서워요.”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대한민국, 멍들고 상처 난 건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 뼈가 부러진 건 아닙니다. 이 정도론 죽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하겠다.카를 포퍼의 위로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 철학자 카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핵심 사유는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치문제의 중심에 둠으로써 정치철학의 지속적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누가 나라를 다스려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길게 생각할 필요 없다. 누구나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 다스리는 게 최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플라톤은 그런 통치자를 ‘철인왕(哲人王)’이라고 했다. 바보나 악당이 다스려야 한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플라톤의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인문학에서는 답이 뻔한 질문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포퍼는 쓸데없는 질문을 진지하게 다루었다고 플라톤을 비판하면서 정치철학이 다루어야 할 질문을 제시했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지배자가 너무 심한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포퍼는 인간과 사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애쓰는 철학자였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통치자를 정하든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을 만큼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세우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에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정치제도를 만들어 두는 게 현명한 처사 아니겠는가.20세기 들어 문명국가는 대부분 선거로 권력자를 뽑게 되었다. 그런데 모두가 한 표씩 행사하는 선거제도는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의 당선을 보장하지 않는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도 표를 많이 받기만 하면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이론적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최악의 인물을 권력자로 선출한 사례는 숱하게 많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포퍼가 내놓은 답은 권력의 제한과 분산이었다. 권력자가 법률이 부여한 권한 범위 안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통치하도록 하는 법치주의, 선출 공직자의 임기 제한, 언론‧표현‧집회‧시위 등 시민의 기본권 침해 금지, 삼권분립과 상호견제 같은 것이다. 이런 것은 무능하고 사악한 권력자의 해악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최대의 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최소화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문명의 표준이 되었다.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나는 그렇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는 나라를 멍들게 하고 있지만 뼈를 부러뜨리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국회의 입법권을 야당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를 큰 틀에서 바꿀 수 없다. 시민단체와 독립 언론이 헌법의 기본권을 활용해 권력의 부패를 파헤치고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시민들의 비판의식을 고취한다는 사실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포퍼는 독재와 민주주의를 가르는 기준도 제시했다. 다수 국민이 마음먹을 경우 언제든지 권력을 합법적으로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 그게 불가능하면 독재다. 그 기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민주주의 사회임에 분명하다. 나라가 망하는 것 같다고 탄식하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카를 포퍼의 이론을 소개했다. 우린 아직 괜찮다. 170석이라는 희망사항윤석열 대통령은 늘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측근으로 알려진 국무위원들과 여당 주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양평의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대통령 처가 소유 토지와 무관하다면 노선을 바꾼 합리적 이유를 설명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그런데 국토부 장관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야당을 욕하면서 사업을 아예 그만두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장관과 장관급 공직자들도 툭하면 자리를 걸겠다면서 야당도 뭘 걸라고 외쳐댄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야당과 대화하지 않는다. 오로지 비난하는 데 전력을 쏟는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횟집 수족관 짠물을 들이키면서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한다. 동네마다 내건 현수막 문구는 사실도 논리도 없어서 비평이 불가능하다. 눈으로 욕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그런 와중에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겠다고 호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용산의 참모들이 대통령 심기 관리를 위해 꺼낸 이야기일 것이다. 심기 관리에 그런 말이 왜 필요할까? 추측컨대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은 되는 일이 없다고 울분을 터뜨릴 만한 상황이다.주 69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안 되었고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고 일할 수 있게 하지도 못했다. 야간 집회나 대통령실 근처의 소란을 막기 위한 집시법 개정도 안 되었다. 검찰을 동원해 1년 넘게 물어뜯었는데도 국회는 야당 국회의원 체포동의 요구를 모두 부결했다.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야당 초선 의원 하나도 잡아넣지 못했다. 곧 열릴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두고 야당과 또 싸워야 하는데 여당 의석이 적어서 힘을 쓰지 못할 전망이다. 국회가 의결할 ‘노란봉투법’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들은 또 앞을 다투어 대통령을 물어뜯을 것이다. 연말까지 총선에 출마할 국무위원들이 사표를 내야 하는데 후임자를 구하기 어렵다. 야당은 온갖 것을 트집 잡아 장관 후보자를 비방하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독자들만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니다. 대통령도 위로받아야 할 상황이다. 내가 카를 포퍼의 말로 독자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용산의 어떤 참모들은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고 나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그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대통령을 위로했을 것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대통령은 따스한 위로와 함께 냉정한 충고도 듣는 게 바람직하다. 나는 일개 야인인데도 지난 총선 직전 야당이 180석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가 국힘당과 재벌언론‧족벌언론‧건설사언론에게 치도곤을 당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희망사항은 마음에만 간직하시라.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에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아직은 지나치게 안녕하다. 용산 대통령실의 건투를 빈다.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유시민의 관찰mindle@mindlenews.com
    • 오피니언
    • 칼럼
    2023-07-12
  • [유시민 관찰] 손절(損切)의 정치학
      그런데 대통령과 참모들은 여론을 무시한다. 주 69시간 노동제부터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대일 대미 굴종 외교, 탈중국 노선으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폭발까지, 정부 여당이 선택한 정책은 대부분 다수 국민의 뜻에 어긋났다.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한 어느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지지율이 10퍼센트가 되더라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총선이 1년 앞인데도 국민의힘은 인기 없는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한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는 '옛 성현의 말씀'을 들을 필요가 있다. 처음 보는 것 같아도 알고 보면 다 예전에도 있었던 일이다.먼저 고대 그리스 사람 플라톤의 말을 들어보았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고유의 텔로스(목적)가 있다. 국가의 텔로스는 정의(正義)다. 정의를 실현하려면 주권을 철학자에게 맡겨야 한다." 플라톤은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를 정치철학의 중심 문제로 설정하고 '현자(賢者)의 지배' 또는 '철인정치(哲人政治)'를 답으로 내놓았다. 그가 생각했던 정의와 오늘날 우리가 널리 받아들이는 정의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점은 논외로 하자.윤석열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만 그렇다. 주관적으로는 플라톤의 '철인왕'일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선과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 여론조사는 야당과 좌파의 선동과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대중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지표일 뿐이야. 최대한의 선과 정의를 실현하려면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해. 역사는 내가 옳았음을 증명할 거야."(1) 대통령은 양자(陽子, quantum) 관련 정책회의에서 장시간 전문적 물리학 지식을 쏟아냈다.(3) 대통령은 정치인‧교수‧기업인‧종교인‧기자‧유튜버와 수시로 통화하고 텔레그램으로 소통한다.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플라톤이 말한 '철학자'라면 좋겠다. 그러나 어쩌랴, 그렇다는 증거가 없으니. 나는 그가 선과 정의에 대해 우리 헌법이나 상식과는 무척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현자라는 확신을 품고 만사를 자기 마음대로 처리해 왔다고 본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떠올린다.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누가 어떻게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대답한 사람이 있었다. 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자 카를 포퍼다.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유명한 책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옳지만 아무 쓸데없는 질문으로 정치철학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포퍼는 말했다. "누가 다스려야 하느냐고? 답은 뻔하다.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거짓말쟁이, 바보, 사기꾼, 선동가, 난폭한 자라고 대답할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정치철학은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를 다루어야 한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하면서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 이것이 올바른 질문이다."어떤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인가? 다수의 국민이 마음먹을 때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다. 그런 제도가 없거나 사실상 불가능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악하거나, 무능하거나,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차지했다고 해서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고장 난 것은 아니다. 그런 결과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민주주의 정치 게임의 일부다. 민주주의는 그런 상황에서도 위험을 관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장치를 최대한 활용하면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어느 정도는 제어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그 일을 어느 정도 잘 해나가는 중이라고 본다.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4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리 더 달리고 싶어도 2027년 5월 9일에는 멈추어야 한다. 게다가 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가진 국회가 입법권으로 대통령의 폭주를 막고 있다. 야당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의료법, 방송법 등을 의결해 국가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바꾸려고 한다. 대통령의 친구인 행안부 장관을 탄핵해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무능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소위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처리 절차에 올렸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를 요구해 입법권을 무력화했던 대통령이 다른 법률안과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대통령을 지지해 그 모든 입법안을 다 무산시킬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도 입법이 필요한 일은 전혀 할 수 없게 된다.'주관적 철인왕'에게 가장 큰 위험은 여당의 '손절'이다. 대통령은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간택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 여당 정치인들은 혹시라도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대통령을 추종하고 있다. 그러나 올 가을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도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 수도권과 충청권 총선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영남을 비롯한 국민의힘 강세 선거구를 친윤 정치지망생이 독식하려고 대들면 대통령을 비난하는 여당 정치인이 생길 것이다. 내년 총선 결과가 매우 좋지 않을 경우 대통령에게 당적 이탈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총장 직을 이용해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과 대결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개척했던 윤석열의 전략을 윤석열 대통령이 발탁한 누군가가 그대로 따라 할지도 모른다."한국을 봐. 저런 게 바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강점이라구!" 
    • 오피니언
    • 칼럼
    2023-05-08
  • [민들레칼럼] “대통령 무능이 IMF 같은 재난 부를까 겁나”
    유시민 작가 우리나라의 2022년 거시경제지표 몇 가지를 2021년과 비교해 보자. 경제성장률은 4.1%에서 2.6%로 하락했다.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4.3% 늘어난 4220만 원이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3만 5373달러에서 3만 2661달러로 줄었다. 연평균 달러 환율이 1144원에서 1292원으로 12.9%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3000을 찍었던 종합주가지수는 2500 선으로 떨어졌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852억 달러에서 298억 달러로 감소했다. 7월 이후 계속 적자를 낸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성장률 2.6%보다 현저히 낮은 1.5% 안팎이 될 전망이다. 한때 전년 대비 9%까지 올랐던 물가상승률은 4% 수준에서 고착되는 양상이다. 올해 1월 경상수지는 월 기준으로는 역사상 최대인 4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 통계가 나오는 2월 경상수지도 확실한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대통령의 헛소리 윤석열 대통령은 ‘내수 활성화 대책’을 논의한 3월 29일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았다. 왜곡했다고 시비를 걸지 몰라서 대통령의 참모들이 내용을 정리해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요약했다. “공급망 교란,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 교역대상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수출이 부진하고 경제가 어렵다. 위기에는 ‘민생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물가 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수출과 수주의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자세로 뛰었다. 이제 ‘민생안정’과 ‘수출 확대’ 노력에 ‘내수 진작’을 더해야 한다. 음식‧숙박‧관광을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려면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항공편을 늘리고 관광과 문화를 연계하고 전통시장을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지자체‧민간이 함께 비상한 각오로 뛰자.” 지난해부터 경제가 어려워졌고 주요 원인이 대외 경제여건 악화라는 것은 다툴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물가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무엇을 했으며 어떤 성과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어 수출과 해외수주를 확대했다는 건 한마디로 ‘헛소리’다.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은 아니지만,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최근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은 중국 수출 부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5월 한중수교 이후 처음으로 대중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 그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이었던 중국이 최대 무역적자국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그 사실을 모른 척하고 친윤언론은 보도를 하지 않는다. 대통령과 정부가 아무 실익 없이 ‘탈중국’을 외치며 미국의 중국봉쇄 정책에 끼어든 결과라는 지적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슨 대책을 내놓겠는가. 시늉뿐인 대책 윤석열 대통령이 알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게 아니어서 ‘헛소리’라고 했다. 아마도 참모가 써준 말씀자료를 ‘영혼 없이’ 읽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는가?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이벤트의 성격을 아는 사람은 다 그렇게 본다.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개회의는 정보를 나누고 생각을 모으는 절차가 아니다. 대통령의 정책 참모와 공무원들이 협의해 만든 정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이벤트다. 정말 토론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비공개로 한다. 장관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경제부총리와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 금융위원장, 관세청장이 참석한 것은 토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위세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보고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보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또는 ‘허무개그’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래 대책의 내용 역시 내가 정리한 게 아니라 대통령실의 보도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대규모 이벤트와 할인행사 연속 개최 ▲지역관광 콘텐츠 확충 ▲근로자 등의 국내여행비 지원을 확대 ▲연가 사용 촉진 ▲K-ETA(전자입국허가서) 한시 면제 ▲일‧중‧동남아 외국인 한국관광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 강화 ▲ 먹거리 등 핵심 생계비 부담 경감 언론은 국내여행비 지원 사업을 야단스럽게 보도했다. 회의에서 보고한 대책 중에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사업은 그것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몫이거나 돈이 들지 않는 ‘비예산사업’이라 그랬을 것이다. 여행경비 지원이 국내여행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사업의 규모다. 저임금 노동자 백만 명에게 숙박비 3만 원을 지원하고 최대 19만 명에게 휴가비 10만 원을 주는 그 사업의 예산은 6백억 원이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시늉만 하는 것이다. 2022년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이 얼마인가? 2150조 원이다. 6백억 원은 국내총생산의 0.0028%다. 재정지출은 소위 ‘승수효과’를 낸다. 최근 총저축률이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니까 승수효과를 넉넉하게 3이라 하자.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이 정책은 1800억 원 규모의 총수요를 창출해 경제성장률을 0.0084% 올릴 것이다.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코끼리 비스킷’도 못되는 사업을 내놓다니, 최소한의 수치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국민경제와 민생이 아니라 경제정책에 전적으로 무지한 대통령의 심기를 돌보는 데 필요한 사업 아이템일 뿐이다. 무언가 하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혼자 만족하라는 것이다. 의미 있는 정책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이 그런 목적으로 써준 말씀자료를 그대로 읽은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국내외 관광 활성화 대책을 보고 받고 있다. 2023.3.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어두운 경제전망 대통령이 수출 확대와 내수 진작을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옳은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말씀자료를 써준 사람은 케인즈주의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정직한 경제전문가는 아니다. 틀리지는 않지만 온전하지도 않은 말씀자료를 올렸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경제학원론 수준의 국민소득 결정 방정식으로 설명하겠다. Y = C + I + G + (X-M) Y:국민소득, C:민간가계의 소비지출, I:기업의 투자지출, G:정부지출, X:수출, M:수입 여기서 중요한 건 사회의 총수요를 보여주는 방정식의 우변이다. 케인즈주의자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고 본다. 수입이 수출보다 많으면 총수요가 감소하고 국민소득은 줄어든다. 작년 하반기에 경상수지(X-M)가 심각한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수출 확대를 강조했고 영업사원을 자임했다. 그런데 그는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이 대중 무역적자라는 사실을 감추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몰라서 그랬다면 더 큰일이다. 중국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생긴 현상이니 정치적 해법이 필요한데,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미국과 일본의 하청업체가 되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풀 방법이 없다. 경상수지 적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정부지출(G)은 정부와 국회가 결정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편성한 예산으로 일했고 올해 처음으로 자신들이 세운 예산으로 사업을 하는 중이다. 2023년도 국가예산은 639조 원 수준으로 증가율이 지난 정부 때보다 현저히 낮았다. 정부는 보수정권답게 소극적 재정정책을 편다. 민주당의 반대 때문에 마음껏 하진 못했지만 법인세와 종부세 등 일부 부자 감세를 했다. 그런데 올해 1월과 2월 두 달 동안 불경기와 부동산 거래량 감소 등으로 인해 국세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조 원이나 적게 걷혔다. 그러니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재정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방정식 우변의 정부지출(G)은 늘어나기 어렵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논리는 기업의 투자지출을 북돋운다는 것이었는데, 법인세를 크게 인하한 이명박 정부 때도 그런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기업의 투자지출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에 결정적인 것은 이자율이다. 그런데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쓰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이자율이 올랐다. 이자율이 제로에 가까웠던 시기에도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이런 고금리 시대에 법인세를 내렸다고 해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한 우변의 투자지출(I)은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1997년의 악몽 방정식의 우변을 키우려면 민간가계의 소비지출(C)을 늘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무엇이 소비지출을 결정하는가?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시장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뺀 가처분소득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소비성향’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다. 그래서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에게 숙박비와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낸 것이다. 방향은 옳다. 규모가 장난 수준이라 하나마나여서 그렇지. 왜 옳은 정책을 장난 수준으로 할까? 제대로 하려면 이념적 정치적으로 자기 자신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가계의 소비지출을 진작하기 위해 중산층과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은 민주당의 정책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보편 복지, 지역화폐, 최저임금 인상, 무상급식,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초연금 도입, 노인장기요양보험 설립 등 민주당 정부의 주요 정책은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정도 차이가 있었을 뿐 방향은 같은 정책을 썼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정책이 나라를 망친다고 주장하면서 권력을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보수의 정책노선을 ‘줄푸세’로 정리했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정책 피해자가 반발하면 법질서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때려잡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확하게 그 길을 가고 있다. 국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마음먹은 만큼 속도를 내진 못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 안팎에서 조롱받고 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굴종적인 태도로 임했던 한일정상회담, 블랙핑크 만찬공연 보고 누락을 이유로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외교안보팀을 폭파한 일 등으로 1층에 있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다. 그런데 나는 그를 조롱하지 못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스운 사람이 아니라 무서운 사람이다. 경제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과 태만이 1997년과 비슷한 재난을 불러들이는 게 아닌가 싶어서 겁이 난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무섭지 않았던 내가 윤석열 대통령을 무서워하다니!
    • 오피니언
    • 칼럼
    2023-04-12
  • [기고]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이전을 촉구한다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골든 타임(Golden Time)이란 “재난 사고나 응급의료 등의 상황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시간, 즉 이 시간 내에 구조활동이나 응급처치가 이루어져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라고 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골든 타임을 넘기면 그만큼 사망률이나 후유증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심정지 환자의 골든 타임을 5분이라고 보았을 때 이 5분 안에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뇌출혈의 골든 타임은 얼마나 될까? 국내 사망원인의 상위인 뇌출혈과 뇌경색은 골든 타임마저 없다. 그나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80%로 대부분이지만 이 역시 늦어도 6시간 내에는 응급처치나 수술이 이뤄져야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 휴전선을 32km나 접하면서 서울시보다 120% 넓은 약 675.83㎢의 면적을 갖은 연천의 의료시스템은 이러한 골든 타임을 지키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연천군의 유일한 보건의료원 응급실에는 성형외과 의사 3명과 소아청소년과 의사 2명 총 5명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간 응급환자의 경우 의정부를 지나 다른 시·도, 서울까지 후송해야 하는 실정이다. 연천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28%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만성질환자와 독거노인, 장애인 비율이 높지만 의료진은 매우 적은 실정이다. 외부에서 의사를 데리고 오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이다. 물론 적정한 월급을 줄 수만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것도 예산상 어려운 형편이고 의사가 온다고 해도 자녀들의 교육 문제와 영화관 하나 없는 문화환경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40여년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이 설립된 후 가속화된 인구 증가와 의료서비스 확대로 의정부에는 현재 종합병원 5개를 포함 584개 의료시설이 들어섰다. 도립병원의 역할이 조금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연천군은 공공의료긴관인 ‘경기도의료원 연천병원’이 절실하다. 골든 타임을 위해 연천군민의 한사람으로서 호소한다. 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유치 및 이전을 촉구한다. 10명의 응급환자 발생시 의정부에 살면 7명이 살 수 있고, 연천에 살면 3명 만이 살 수 있다는 말이 진실이 아니길 바라며..
    • 오피니언
    • 기고
    2022-12-10
  • [기고]베트남 생태여행기(손은기)
                                                                                                        손은기(연천군 전곡읍)   그동안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발이 꽁꽁 묶인지도 벌써 3년이 되었다. 3년 전 나의 마지막 해외조사지는 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이었다. 열대우림에 들어가 코끼리, 긴팔원숭이, 코뿔새 등 다큐에서만 보던 야생동물을 관찰했는데, 그 당시 느꼈던 강렬한 희열이 지금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기억으로 인해 지난 3년을 잘 버텨왔던 것 같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해외에서의 조사 경험이 떠 올라 다시 한 번 시도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가 격리가 없는 곳, 한국에서 가까운 곳, 물가가 싼 곳을 검색한 결과, 현실에 맞는 여러 조건을 합쳐 베트남으로의 생태관찰 여행을 결심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여행지를 정한 뒤 항공권부터 예약해두고,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베트남 출발의 시간이 다가왔다. 출국 하루 전날, 태국에서의 국립공원 탐사가 떠 올라 황급히 서둘러 베트남 국립공원 탐사 프로그램을 예약했는데, 어떠한 이유인지 업체 측으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은근히 국립공원 탐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베트남 현지는 지금 우기라던데 날을 잘못 잡아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닐지? 너무 덥지는 않을지? 설레임보다는 걱정을 떠안은 채 비행기에 올랐다.    △호치민 거리 ©손은기  장장 5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와 시간을 봤더니 한국보다 두 시간이 빨라 있었다. 거리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렸고, 택시 기사의 호객행위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피곤함을 주었다. 베트남에 오기 전, 외국인 관광객, 특히 한국인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운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은터라 시작부터 택시 기사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일행은 결국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에는 예전 6-70년대 우리나라의 버스안내양 같은 여자 승무원이 한 분 계셨다. 승무원은 주로 승객 접대와 잔돈을 거슬러 주는 역할을 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는 버스를 타고 약 20분 거리에 위치했다. 캐리어가 없으면 10,000동, 캐리어가 있으면 20,000동을 지불해야 한다. 나는 캐리어가 있기 때문에 20,000동을 지불해야 되는데, 잔돈이 없어서 200,000동을 꺼냈다. 그러자 버스 기사와 승무원은 베트남어로 떠들며 빈정거리는 듯했다. 20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0원이고, 2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1,000원 요금의 마을버스에서 10,000원을 내민 격이다. 게다가 베트남에서는 200,000동을 쓸 만한 상황이 드물어서 그런지 더욱 어이없어했던 것 같다.    이렇게 소소한 에피소드로 우리의 여행은 시작됐다. 버스에서 내려 숙소 체크인을 하기 전 허기가 져서 치킨커리와 사탕수수 음료를 사 먹었다. 치킨커리에는 고수의 향이 가득 배어 있었고, 사탕수수 음료는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이 났는데 둘 다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치킨커리 정식과 음료까지 마신 금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 남짓한 싼 가격이라 맛으로 투정부리기도 뭐했다.    숙소는 7층으로 배정받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독특한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13층 버튼을 숫자 13이 아닌 12A로 표시해 놓은 것이 궁금했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은 베트남에서 13은 불행을 뜻하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13층을 12A로 표시되어 있다. ©손은기   숙소는 5성급 호텔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의 깔끔한 모텔 수준이었다. 하지만 향신료가 약한 조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옥상에 설치된 수영장은 호치민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나는 호텔에 머무는 이틀 동안 조식을 먹은 뒤 항상 수영을 했다. 물도 시원하고, 경치도 좋아서 묵은 피로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이곳이 천국인 것만 같았다.   △ 라 벨라 사이공 호텔의 스위밍풀 ©손은기     호텔에서 마주한 직원들의 상냥한 태도와 아련한 눈빛이 인상 깊었는데, 여느 동남아 국가들의 문화처럼 팁을 원하는 태도로 보였다. 그래도 호텔은 팁을 달라고 귀찮게 굴지는 않았는데, 로컬에서는 대놓고 팁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일 어이가 없었던 것은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주지 않았던 일. 베트남에서 잔돈 정도는 받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돈을 지불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잔돈 수준의 금액으로도 서비스가 달라지는 현지인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핑크성당 (건너편 길가에서 촬영을 하면 핑크성당 전체를 예쁘게 담을 수 있다) ©손은기   호치민에 도착하고 처음 향한 관광지는 핑크성당이었다. 호치민 길거리는 전반적으로 음침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성당의 색이 밝아서 그런지 홍일점 마냥 눈에 확 들어왔다. 핑크성당은 우리나라 명동성당과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분홍색이라 그런지 더 귀엽고 예뻤다. 그리고 자세한 운영 시스템은 모르지만, 주로 낮 시간대에 가면 문이 닫혀있었고, 해질 무렵에 가면 사람들이 몰려 문밖까지 예배를 하고 있었다. 핑크성당 건너편에는 베트남의 스타벅스라고도 불리는 콩카페가 있었는데, 열대과일을 가득 넣은 코코넛주스 맛이 일품이었다.    나는 해외에 갈 때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는다. 평소 휴대폰에 의존하는 편이 아니라 휴대폰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뿐더러, 이상하리만큼 해외에 나갈수록 일상과는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면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를 찾아 아지트로 삼는데, 이번엔 그런 아지트를 콩카페로 잡았다.   나는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국내외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전공과 관련된 곳에 방문하여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면 소정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연수지원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 활용하려고 한다. 콩카페에서 택시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면 다운타운이 나오는데, 이 동네를 상징하는 공원을 답사했다. 공원의 이름은 따오단. 우리나라로 치면 근린공원과 비슷한 개념의 도심 공원인데, 큼지막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열대우림을 연상케 했고, 관리가 되는 듯, 안 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공원 곳곳에는 연못, 사막, 정원 등 다양한 조경공간으로 볼거리를 주어 지루하지 않게 했다. 공원의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인이었고, 외국인은 보이지 않았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있었는데, 종종 제기차기와 단체체조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옛날 중국에서도 봤던 모습이지만 음악에 맞춰 단체로 체조하는 모습이 되게 정겨워 보였다.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 코로나 시대에 다시 찾아야 할 모습은 어쩌면 일상 속 체조로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는 이제부터 공원에 있는 생물을 샅샅이 찾아 기록하려고 한다. 따오단 공원에서는 어떤 생물을 만날 수 있을까?     △ 따오단 공원의 연못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이 열대식물존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의 사막존 ©손은기   △아프리카대왕달팽이(Lissachatina fulica) ©손은기   따오단 공원에서 처음 만난 동물은 아프리카대왕달팽이였다. 발이 닿는 곳마다 흔하게 보이던 녀석들은 식물은 물론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건물까지 갉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한테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옮길 수 있어 야생개체를 함부로 만지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유해생물로 낙인찍혀 전 세계적으로 찬밥 신세를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애완용으로 인기가 많다.   △갈색나무개구리(Polypedates megacephalus) ©손은기     사막 존에서 빽빽한 가시덤불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 줄기에 난 커다란 혹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혹처럼 생긴 게 움직이기까지 한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펄~쩍 뛰어 달아났다. 정말 만나고 싶었던 종, 갈색나무개구리였다. 나는 가시덤불을 파헤치며 이 녀석을 쫓았다. 넓은 발바닥으로 기어오르고, 뛰어오르고. 그렇게 나를 농락하고서는 꽁꽁 숨어 버렸다. 1분 남짓한 짧은 만남이어서 그런지 이 친구와의 만남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Duttaphrynus melanostictus) ©손은기     갈색나무개구리를 보고 나서 은·엄폐를 하는 동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꼼꼼하게 자연물을 살폈다. 다음으로 만난 생물은 울퉁불퉁한 나무뿌리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였다. 한쪽 눈은 다친 것 같아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두꺼비보다 더 무섭게 생겼다. 앞이 안 보여서 그런지 움직임이 없어 다른 생물들보다는 사진 촬영이 쉬웠다.   △토카이도마뱀붙이(Gekko df. gecko) ©손은기   나무 밑동에서 작은 도마뱀을 관찰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는 듯 한 시선이 느껴졌다. 조심히 고개를 들어봤더니 나무 틈에서 팔뚝만 한 몸집에 동공이 수축되어 있는 화려한 도마뱀 한 마리가 보였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이 녀석도 놀랐는지 재빨리 몸을 숨긴다. 토카이도마뱀붙이였다. 토카이도마뱀붙이는 게코도마뱀속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도마뱀붙이 종이다. CITES 부속서 II급으로 지정된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며 화려한 모습 때문에 애완동물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  △붉은배청서(Callosciurus erythraeus) ©손은기   벤치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 주위를 맴돈 녀석이 있다. 우리나라의 청설모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녀석은 어째 색이 하얀색이다. 혹시나 하고 다른 녀석들을 보니 모두 어두운색의 털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 녀석은 루시즘에 걸린 것으로 짐작된다. 자연에서 루시즘에 걸린 야생동물을 보는 일은 드물다. 하필 오늘 내 앞에 저절로 나타나 주다니.. 예로부터 하얀색 동물을 길한 상징으로 여겼다는데..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성체 ©손은기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새끼 ©손은기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어린 도마뱀을 만났다. 자신의 위장 능력이 뛰어난 줄 아는 이 도마뱀은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꼬리를 건들여도 도망가지 않았다. 혹시 어디가 아픈가? 하는 생각에 몸을 툭툭 건들였더니 그제서야 위협을 느끼고 재빨리 도망간다. 같은 나무 위에서 이구아나를 닮은 커다란 도마뱀을 봤는데, 내가 다가갈수록 멀리 달아나더니 결국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말았다. 생김새가 전혀 달라서 이 둘은 다른 종인 줄 알았다. 하지만 Inaturalist(생물 기록 플랫폼)에 동정을 의뢰한 결과 이 두 종은 같은 종이었다. 번식기에 수컷은 이름처럼 푸른 머리를 한다고 하는데 그 화려한 모습을 언젠가는 꼭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납작꼬리도마뱀붙이(Hemidactylus platyurus) ©손은기     호치민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보았던 동물이다. 어느 건물이나 다닥다닥 붙어있다. 해가 저물수록 더 많은 수가 보였는데, 야간 불빛에 모인 날벌레를 잡아먹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베트남레인보우밀리패드(Atopochetus dollfusii) ©손은기   이 녀석 역시 우리나라에서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은 종이다. 우리나라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크고 화려한 모습에 잠시 매료됐다.     △대만쌀개구리(Microhyla heymonsi) ©손은기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에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스프링처럼 높이 뛰어 올랐던 녀석. 나뭇잎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크리스마스섬잔디도마뱀(Subdoluseps bowringii) ©손은기     조사 막바지. 길 위에서 재빨리 움직이며 내 발 밑에 숨던 녀석. 우리나라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꼬리 재생 흔적이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곤충을 만났는데 일일이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좁은 면적에서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약 2시간의 짧은 조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어둠이 짙어질수록 박쥐 무리가 하늘을 수놓았다.      △따오단 공원 화장실 내부 ©손은기   멍하니 박쥐 무리의 군무를 감상하고 있는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따오단 공원 초입부에 있는 화장실은 창문 대신 빽빽한 나무로 가림 막을 대신했다. 화장실 내부에는 바퀴벌레와 도마뱀붙이가 많이 보였고, 다소 지저분했다.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한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이유는 화장실을 사용했으니 이용료를 지불하라는 것. 당황스러웠지만 한국 돈으로 75원 남짓한 적은 금액이라 군말 않고 지불했다.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베트남에서는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니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 따오단 공원 화장실 외부(화장실 관리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손은기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둠이 짙어지자 번화가를 제외한 길 가의 골목들은 더욱 음침해지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은 무슨 의도인지 우리를 신기한 듯 쳐다봤고, 언제부터인가 한 남자가 우리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베트남에서는 소매치기가 잦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 나는 속으로 알리바바를 외칠 준비를 하며 짐을 꽉 붙들어 맸다. 다행스럽게도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진이 다 빠져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콩카페 직원과 기념사진 ©손은기   마지막 날 몸에 알르레기가 번지고, 돈도 다 떨어져서 나는 호치민에 남았고, 친구는 혼자 열대우림에 들어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시간이 다 돼서야 출국에 필요한 코로나19 검사가 생각났다. 우리는 부랴부랴 PCR 검사소를 찾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병원이 일찍 문을 닫았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퀵으로 자가키트를 주문했는데, 약속 시간보다 퀵 기사가 먼저 도착했다. 나는 돈이 없어서 결제를 하려면 친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친구가 도착하려면 1시간이나 남은 상황. 나는 콩카페에서 퀵기사를 숨죽여 지켜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퀵기사는 약속 장소에 우리가 나타나지 않자 화가 난 듯 발을 동동 구른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퀵기사한테 다가갔다. 퀵기사는 나보다 영어를 더 못했다. 온갖 설명에도 도통 소통이 되지 않자 퀵기사를 데리고 콩카페 사장님한테 갔다. 나는 콩카페 사장님한테 NO 머니!, NO 카드! 라고 운을 띄우며 콩글리시로 온갖 표현을 했는데, 기가 막히게도 사장님은 내 상황을 눈치챘다.    결국 사장님께서 비용을 대신 결제해 기사님을 돌려 보냈고, 내 짐을 다 맡긴 채 한 시간을 기다리니 친구가 도착했다. 호치민에 있는 동안 콩카페를 5번 방문했는데, 자주 방문해서 그런지 사장님께서도 내 얼굴을 익힌 듯 큰 의심을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신 것 같다.    이렇게 3박 5일간의 베트남 일정은 끝이 났다. 걱정한 것과는 다르게 비도 오지 않았고, 덥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열대우림을 못 가서 아쉬웠지만, 보다 편하게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는 꼭 베트남의 열대우림을 누비고 싶다!   *조사에서 만난 생물들의 국명 명명은 영명을 직역한 수준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출처: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 오피니언
    • 기고
    2022-08-15
  • [칼럼]국가지정문화재, 두루미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이석우 대표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민통선 밖 군남댐 하류 주요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검토중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1194-1 외 민통선 밖인 군남홍수조절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에 관해 추가지정을 요청한다. 지난 2000년부터 연천 임진강 일대의 두루미 모니터링과 보호활동을 하며 2014년까지 10년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매년 실시하는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에 참여한 바 있다. 초기에는 연천군 중면 삼곶리 장군여울과 빙애여울에서 월동하며 먹이활동과 잠자리를 이용했었다. 2000년 한 가족 개체가 월동하다가 점차 늘게되어 현재와 같이 1천여 개체가 넘게되었다. 지난 해 12월부터 금년 1월15일, 2월18일,3월27일 두루미 조사를 마치기도 했다.  동시센서스와는 별도로 1월15일 서울시립대와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로 두루미 348개체, 재두루미 722개체,검은목두루미 1개체로 총 1,071개체가 확인되었다. 그중 군남댐 하류 지역에서 두루미 47개체, 재두루미 87개체 등 총 134개체가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이번 겨울들어 이곳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개체가 급격히 늘어 20여차례 이상 관찰한 결과 두루미 잠자리로 확인되었다.(동영상, 사진자료 기록보관) 최근 민통선 내에서 활동하던 두루미류 이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첫째, 군남댐 담수로 인한 장군여울 수몰로 잠자리와 휴식지가 사라진 점이다.  10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담수하는 기간과 10월말부터 3월말까지 두루미 월동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담수전 장군여울은 물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져 여의도와 같은 섬 형태로 되어 있어 면적도 넓고 삵과같은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혜의 잠자리이다. 현재 많은 개체가 잠자리로 이용하는 빙애여울 보다 안전한 잠자리이기 때문이다. 빙애여울의 경우 많은 때에는 6~700여 개체가 밀집되어 몰려있기 때문에 일부 개체들이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곳을 찾다보니 군남댐 하류에 오지않나 생각된다.    둘째, 두루미 월동지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사진가들이 몰려들어 촬영을 위해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두루미를 위협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2년전에는 빙애여울을 떠나 오랫동안 비무장지대에서 잠을 자기도 한 적도 있다. 근래에는 연천지역에 ASF로 인해 민통선지역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군남댐 하류 잠자리로 사진가들이 몰려들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기에 두루미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셋째, 군남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는 군부대의 출입통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임진강을 찾아온 야영객과 낚시꾼, 수석 수집가들로 인해 두루미들의 안전한 잠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군남댐에서 북삼교 사이 1km구간을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이석우>
    • 오피니언
    • 칼럼
    2022-04-04
  • [기고]“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어제 양주에서 사고가 났다는 보도를 접하고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29일 오전 10시경 은하면 삼표산업 채석장이 붕괴해 3명이 토사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출입은 봉쇄됐고 소방차와 구급차, 그리고 수색을 위한 굴삭기만 줄줄이 오가고 있었다. 사고 현장엔 벌써 수십명의 중앙 언론과 지역 언론 기자들이 나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후에 양주소방서 책임자 현장 브리핑으로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계속 수색 중인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낮 익은 얼굴들은 한 사람도 찾을 수가 없었다. 바로 전날 양주시 모 주민편의시설 개관식에는 양주시 부시장,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도의원, 시의원 전원이 참석해 단체 기념사진을 찍을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현 양주시장은 지병을 핑계로 시정을 완전히 팽개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6월까지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생색 내는 곳엔 빠짐없이 참석하고, 책임질 곳은 애써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같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은 지난해에도 포천사업소와 성수공장에서 각각 1명씩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회사다. 뉴스에 나오는 토목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니, 붕괴사고는 간단한 지질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가능하다고 한다. 이달만해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몇 달전 일산 상가 싱크홀 사고 등 이 정부에서 끊이지 않는 인재로 안한 안전사고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중앙정부 입장에서 고용노동부는 며칠 전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며 사업자 탓만 하고 있다. 안전사고는 법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인재다. 잘 못된 정치는 국민들에게 인재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흥규 경기정책연구원 원장    
    • 오피니언
    • 기고
    2022-02-14
  • [기고]마지막 인사에 대한 실망
    윤   석   진 (자유기고가)        김광철 연천군수가 지난 6일 오후 임기말 마지막으로 서기관 및 사무관 승진대상자를 사전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오는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의회 인사권 독립’과 맞물린데다가 김광철군수 인사의 총 결산적 성격을 띠고 있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취임초 자신이 야심차게 추진한 기구개편안이 의회에서 부결돼 리더십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던 김군수는 그동안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군정을 소신있게 끌었어야 했지만 실상은 정 반대였다는게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인사가 이뤄질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지만 다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라는 실망스런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김광철군수는 임기내내 인사때마다 인사시스템을 거스르는 원칙에 벗어난 인사를 자주 보여 인사부서를 곤혹스럽게 하면서 공직사회의 불평불만을 쌓아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실’ ‘보은’ ‘청탁’ 인사라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여전했다는 평가가 공직사회에서 먼저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연말 공로연수를 신청한 사무관중 “ㄴ”씨에 대해서만 오는 6월말까지 6개월간 더 근무해 달라며 주저 앉히는 소신(?)있는 인사행태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ㄴ씨의 경우 일을 잘해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후임 임선이 마땅치 않아 간청했다”고 간부회의 석상에서 김군수가 밝혔다는 후문이다. “그 말대로라면 퇴직한 사무관들은 무능하고 남아있는 인사들은 업무능력이 떨어져 믿지 못한다는 말인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밖에도 인사와 관련 언론사 기자를 참칭하는 자칭 기자를 통한 인사청탁설이 끊이지 않는가 하면 금품을 암시하는 ‘50설’까지 난무하는 등 김군수의 인사에 대한 불신이 절정을 치닫고 있다. 곧바로 이어질 팀장급 인사에서만이라도 그간의 인사 난맥상을 말끔히 씻어내고 조직을 추스릴 마지막 인사를 기대해 본다.  윤석진 <자유기고가>
    • 오피니언
    • 기고
    2022-01-07

실시간 오피니언 기사

  • [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④]말과 돈도 제대로 써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는 '모성애'를 지니는 한 투지력이 있다. 어떠한 곤경에서도 자식농사를 위해 한 몸을 희생한다. 어머니 주름 안에 세월강이 흐른다. ‘부성애’를 지닌 아버지는 인내력이 있다. 그래서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조직생활하면서 간ㆍ쓸개를 빼고 돈 번다. 아버지 미소엔 눈물이 숨겨있다. 가정은 어머님의 투지력과 아버님의 인내력으로 지탱된다. 삶은 투지와 인내의 연속이다. 부모의 삶은 자식을 위한 사랑과 희생의 삶이다. 이는 다른 동물도 대체로 그러하다. 종족보존을 위한 본능의 발로이다. 때로는 자연의 본능이 사회의 도덕보다 우선한다. 인간의 도덕은 과학의 산물이다. 과학은 미신이 아닌 사실적 인연과 관계를 알게 한다. 과학을 등지는 종교는 말씀을 팔아먹고 사는 일종의 비즈니스다.   친족법의 친권은 권리없는 의무다. 부양·양육의 의무다. 이는 자식이 독립할 때까지 자력양성을 위함이다. 조직의 인사권과 예선권도 조직의 생존보존과 지속성장을 위한 친권과 같다. 굳이 다르다고 한다면 권리와 의무 대응이다. 의무 이행을 위하여 한정적으로 주어진 ‘권한’이다. 권한 위임은 예시형이 아니다. 제한된, ‘이것, 이것에 한하여’라는 열거형이다. 자유재량의 남용·오용을 막기 위함이다. 무엇, 무엇을 다 밝혀야 한다. 오해와 오판, 불신과 분쟁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자연인이 아닌 법인도 인격이 있다. 회사는 영구히 존속·발전해야 한다. 회사법, 즉 상법의 존재 목적이다. 그래서 오너도, CEO도 구성원과 주주, 고객과 투자가, 협력사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회사가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순간부터 이른바 ‘갑질’이 시작된다. 이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선관의무’ 즉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충실 복무, 사실 보고 등)를 다해야 한다. 세금도 함부로 쓰면 죄가 성립한다. 기업이 망하여 실업사태를 일으키고 지역사회 경제를 훼손하면 안 된다. 기업 역시 견실한 경제적 가치(건전한 재무구조, 현금창출력)을 보유한 기업만이 고루ㆍ두루 나눔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인간욕구이론에 알더퍼(Aldetfer)의 ERG 모델이 있다. 기본적 생존욕구(Existence), 사회적 관계욕구(Relationship), 자아실현 성장욕구(Growth)이다. 임금과 복리후생, 상하좌우 인간관계와 일체감, 그리고 도전과 성취, 일에 대한 기쁨(Joy on my Job), 조직의 미래에 대한 확신, 개인과 가정의 행복이다. 인간에게 빵은 선결과제다. 그러나 빵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의학•제약기술과 힐링산업 발전에 따라 이제는 건강조차도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의미있는 삶의 후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큰 저택은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스위트 홈을 돈으로만 사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돈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삶의 필수 비타민이지만 과잉 섭취하면 필요한 만큼만 남고 빠져 나간다. 때로는 부작용을 빚는다. 이렇듯 약이 독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돈은 과유불급인 것이다.   돈은 소중하다. ‘돈이 뭐 필요한가?’며 무소유를 논하는 이는 돈을 벌어본 사람이 말해야 진정성·신뢰성이 간다. 그러나 돈벌이가 목적이 되는 순간부터 돈에 구속당하는 삶이 된다. 입에서 말이 나가기 전까지는 내가 말을 자제할 수 있지만, 일단 말을 뱉고 난 다음엔 말이 나를 구속하기 시작한다. 결국 돌고 돌아 화살촉이 되어 내게 되돌아온다.     돈도 돈나름, 말도 말나름이다. 돈의 가치는 벌 때보다는 잘 쓸 때 나온다. 말의 가치도 잘 듣고나서 말할 때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돈도, 말도 화근이 되기도 하지만 복근이 되기도 한다.   하늘에서 돈벌게 해 주는 댓가로 주어진 돈을 고루·두루·널리 잘 쓰라고 일시적으로 맡겨두었다고 여긴다면, 돈을 쓰더라도 돌고 돌아 이자까지 붙어 내 복주머니 속에 되돌아온다. 하늘에서 말하게 해 주는 축복을 내린 댓가로 긍정의 말, 격려의 말, 감사의 말을 하고 살면, 입은 복이 들어오는 홍살문이 된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10-08
  • [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③]보릿고개 부모님 세대를 회상하며
       지나친 ‘사회적 거리’ 유지는 직장 선후배와 동료관계는 물론 30년 이상 친구와 부모자식, 형제자매 관계를 멀게 한다. 사회적 거리가 아닌 ‘물리적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마치 말라리아 퇴치 일등공신인 모기장과 같다. 모기장은 안과 밖이 보이고 소통이 가능하다. 또한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이렇듯 대면한다는 것은 눈과 눈의 마침(E2E : Eye to Eye Contact)이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가 아닌 ‘오손도손 삼삼오오 물리적 간격’에서 소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최근 사이버 수업으로 교사님, 교수님들 요즘 너무 고생하신다. 기업체 직원 특히 과장급 이상 직책자들도 힘들다. 마우스를 손에 쥐고 있는지도 회사 담당자가 다 감지하고 있다. 공무원들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이지만, 복지부동이면 공복도 역사의 종범, 방관범이 된다. 성직자, 교육자, 공무원, 군인은 명예가 소명인 직업이다. 학생과 기업가는 성취동기의 실현, 부모는 자식농사로 현재를 희생한다.   해방 전후부터 적어도 1970년 초까지 한국역사는 ‘보릿고개 세대’가 가난과 무지, 나태와 의존의 타성에서 벗어나면서 미군부대 음식 쓰레기로 부대찌개, 꿀꿀이죽을 만들어 허기를 면하였다. 고아와 거지, 상이용사들을 1960년대 어려을 적 보고 살았다. 나의 막내 삼촌도 월남전 두 번 다녀오시어 집도 사서 결혼하셨다. 아라비아 모래사막에서 야밤에 건설노동하고, 독일 광산에서 석탄가루 마시며 죽음을 함께 한 대졸 남성들과, 시체 몸을 닦았던 그 여성들이 모두 다 외화벌이로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한강 다리와 강벽북로·올림픽도로를 만들었고, 중화학과 철강산업을 일구어 조선·자동차 산업을 부흥시켰다. 그 기반에서 반도체와 정보통신산업이 꽃을 피운 것이다. 시골의 부모는 소를 팔아 자식들을 대학만 보내면 한시름 놓았다. 형님과 큰 누님은 대학을 못 간 것이 아니라 동생들을 위해 시장과 공장, 공사판과 남의 가정에서 일을 했다. 지금 부모님과 형님·누님 세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이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가 이 심정을 이해한다면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나 체험도 견문도 없다면 드라마나 영화 한 편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대면·비대면’ 이분법적 구분은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대면·비대면이 아니라 지금은 <성찰·합심의 시대>이다. 산업화 이후 조직 속에서 잊혀진 자아(마음고향)와 소통하고, 생존경쟁으로 소홀해진 가정을 되찾고, 파괴된 자연을 회복시켜야 할 때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빠르면 세 살, 늦어도 열 살 때까지 부모는 자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알게 모르게 가르쳐야 한다. 억지로 자식농사 안된다. 절대 안된다. 오히려 반항하거나 대화가 단절되기 십상이다. 유치원 때부터 정리·정돈 질서의식과 더불어 사는 법, 협력·협동심을 길러야 한다. 내 자식 소중하면 남의 자식도 소중한 법이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10-05
  • [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②] 위대한 모성애의 부활
    지나친 사회적 거리 유지는 0세부터 5~7세까지의 영·유아에게 부모와 친구, 특히 모성애의 따뜻한 체온과 생명의 맥박·호흡을 오감으로 느낄 수 없게 함으로써, 제1차 성장기에 형성되는 정서적 결함의 공백을 남기게 된다. 이 문제는 잠재되어 있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가정과 학교 환경에 따라서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어떤 경우 성인이 되어 결혼 후에 부모와 배우자 관계에서 발현되기도 한다. 이는 모든 부모가 체험한다. “내 자식만 왜 그럴까?” 할 이유가 없다. 집집마다 거의 그러하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토로하는가? 안 하는가? 그 차이다. 토로하고 서로 상담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하지 않는게 좋을까? 답은 자명하다. 안 해 본 후회가 했던 후회보다 더 깊다. 6~8세부터는 두뇌의 발달로 기억력이 왕성해진다. 제2차 성장기이다. 부모로부터 떨어져서 ‘학교라는 제1차 사회’를 만난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과의 관계 형성은 ‘제2차 사회인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 그리고 선후배와 동료 관계 맺기의 바탕이 된다.   학부모란? 학부모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부에 해당하는 학교, 정치·행정가에 해당하는 교사와 학생 교육(자존감, 독립심과 헙동심, 미래를 사는 자력양성 등)의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상호 소통과 협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맞벌이 가정에다가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만나면서 아이들 교육환경은 미래로 가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될까 우려된다. 코로나라는 정체불명의 화재 진압에 온통 관심이 쏠리는 와중에, 어린이 교육문제라는 눈에 안 보이는 불씨가 점차 커지고 있다. 나폴레옹이 말했다. “교육은 국가 제일의 투자사업이다.” 경제는 현재의 시급한 숙제이지만, 교육은 근본적 과제이다. 가정과 학교, 학교와 사회(기업, 기관)가 정삼각형의 동태적 균형을 유지하도록 정부는 꾸준히·묵묵히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해결 주체가 되어서는 결코 아니된다. 당대 결과를 보려해서는 더 안된다. 최소한 중학교까지는 좌우 진영논리가 교과과정에 반영되어서는 안된다.   비판의식이 형성되는 고등학교에서 역사적 사례 연구의 자주학습과 그룹별 토론과 전체 발표의 상호학습을 통하여 입체적·다면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사는 냉정한 촉매 역할, 객관적 코칭 역할을 해야 한다. 교사의 관여도가 낮고, 학생의 참여도가 높을수록 학습효과는 높다. 이른바, 저비용·고효율 고객(학생)주도형 교육인 것이다. 또한 경제는 차치하고, '교육에 관한 한 최소한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 대학, 특히 사학의 명문대학 총장의 경륜을 존중하지 못할망정, 부족한 학교예산의 보충을 위해 교육부 평가에 연연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실은 초등학교 현실이 더 심각하다. 학교에서 선생들이 막걸리 파티를 했다는 신문기사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내가 경험했던 1960년대 국민학교 은사님들과 1970년대 중·고등 학교 은사님들이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얼마나 고마우신 분들이시었는지 지내보아야 알게 되니 말이다. 송죽의 가치는 겨울이 되어야 알고, 부모의 고마움은 떠나봐야 느끼고, 충신의 가치는 사직 후 절감하며, 부부간 소중함은 반쪽이 사라진 자리를 보면 드러나며, 학교의 고마움은 겪어봐야 안다. 초등학교 교육이 시작이다. 시작이 반인 것이 아니다. 제대로 잘 시작해야 반이다(A good start is half-done).   그런데 마스크누스 세대인 우리 아이들은 학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른 채, 친구와도 사회적 거리(실은 물리적 거리다. 사회적 거리가 아니다. 말을 너무 쉽게 쓰는 경향이 무섭다)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맞벌이 가정이 많다 보니 잘 사는 집이나 어려운 집이나 우리 아동들이 거의 방치되는 수준이다. 젊은 부모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거나 손주를 돌보는 할아버지ㆍ할머니 심정은 대책없이 아프기만 하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파야 하나? 이는 돈으로만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때 슈퍼맘과 에코맘이 나서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의 신세대 여성들을 믿는다. 다만 시민의식과 더불어 공동체의식을 더 강화했으면 한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도 깨어있는 30~40대 여성들의 사회적 행동(Social Action)에 영향받은 바 크다. 이는 페이스북, 트윗에서부터 밴드와 유튜버 등 소셜미디어가 소통과 확산, 진위 여부를 하루가 안 되서 판명하는 사회적 매체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마트맘의 등장, 위대한 모성애의 부활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대ㆍ한ㆍ민ㆍ국은 희망이 있다.   다시 강조하건데, 대면·비대면 이분법에 반대한다. 지나친 산업화와 도시화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시대다. 코로나의 근본 원인이 된 생태계의 교란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근본대책인 생태적 행동(EA : Ecological Actions)을 전국민적, 전인류적 차원에서 해야 한다.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라는 개인적·물리적 행동만 계속하게 하고 통계적 조작의 오해를 유발하는 조사표본 선정에 인위적 요인이 개입(?)하고 있다면, 감염 확산의 원인을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문제해결 과정에서 더 큰 문제를 만들면 안된다. 깨어있는 집단지성의 힘, 슈퍼맘·에코맘 그리고 스마트맘의 위력, 우리 대한민국의 ‘위대한 모성애의 부활’에 희망을 걸고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9-29
  • [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①] 마스크누스 세대의 등장
    태초에 마스크가 있었다? 영아, 유아도 마스크를 한다. 왜 마스크를 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다. 집콕만 하면 출산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를 두니 출산률이 줄 것 같은데도. 이 세대가 자라면 어떠한 삶을 살아갈까? 사회적 거리는 인간의 호흡과 체온을 감지할 수 없는 정서적 공백이다. 감정없는 로봇을 닮아갈까 염려된다.   대면·비대면 이분법에 나는 반대한다. 비대면 시장의 증가, 대면 시장의 급감을 가져왔다. 디지털 제국의 등장이다. Rich is rich, poor is poor. 미국에는 백만원 이상 가는 마스크가 팔린다고 한다. 빈익빈, 부익부 빈부차 심화를 국민 세금으로 메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하여 미래 세대가 감당 못할 국가 채무가 쌓여간다. 이때 외환위기, 금융위기가 닥치면 10% 상위층을 제외하곤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중산층은 점차 줄고, 흙수저는 늘며, 이제 ‘무수저 세대’가 등장할 것이다. 빈부차가 3배 이상되면 형제자매가 멀어지고, 5배 이상 가면 친구와 이웃이 멀어지고, 7배 이상 벌어지면 갈등과 분열이 번지고, 10배 이상되면 소요와 폭력은 물론 국가권력 지상주의, 히틀러 모방 선동정치가 좀비와 더불어 돈으로 민심을 사게 된다.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이를 증거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The With Corona Age)는 지나친 산업화와 도시화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시대이다. 그러나 기업의 상술(?)은 비대면만 강조하고 있다. 이는 주가 상승으로도 나타난다. 영끌들 어쩌나? ‘국가에서 채무탕감해 주겠지?’ 생각하고 신용은 물론 제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서 주식에 몰빵하는 것은 분명 국가채무 탕감을 무의식에서 학습받은 것이 아닐까.   비대면이기 때문에 컴퓨터로 주식시세 보며 사고팔고해도 해고될 리도 없다. 요즘은 해고도 못한다. 기업가 수난시대다. 해고하려 했다가는 노조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집단소송에 걸리면 무죄로 판명되어도 그동안 입은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지금의 영아, 유아, 아동, 청소년은 ‘현재도 없는 세대’가 될 것 같다. 지금 이 상태로 3년 이상 지속된다면...   제조업은 국가경제의 등뼈, 소상공과 영세 여행사 포함 서비스업은 핏줄과 같다. 나는 경고한다. 디지털 기업의 주가는 내재적 가치를 훨씬 넘는 주가, 주당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버블이 될 것이라는 것을. 2000년 초반 인터넷 관련 기업의 주가처럼 말이다.   개인은 3개월, 사회는 3년을 같은 패턴으로 살게 되면 습관, 관행이 되고 구조화된다. 틀이 바뀌는 것이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게 되겠지만, 인간과 인간의 정서적·심리적 소통과 공감을 못하고 자라난 ‘마스크누스 세대’가 인공지능을 장착한 자율 로봇인간과 놀고, 공부하고, 일하게 될 때, 영화가 현실화될 것이다. X맨 영화라면 참 다행이다.   더구나 기후온난화의 재앙이 덮친다면 믿을 것은 자기 밖에 없으니 로봇인간과 같이 생존의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노아의 방주가 아닌 '노아의 로봇인간'과 동행하는 <마스크누스 시대>가 싹트고 있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9-29
  • [기고]동두천시장에게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동두천시에는 단 한 대의 저상버스도 다니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한 시의원이 동두천시에 저상버스가 단 한 대도 없다고 발언하면서, 저상버스 도입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버스회사의 재정상황이 어렵고 저상버스 운행에 적합하지 않은 도로가 일부 있으며 승차 인원이 적어 도입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콜밴을 이용하라는 태도로 일관하였다. 뒤이어 그 시의원은 콜밴의 법정 최소 보유댓수는 17대이지만, 현재 동두천시는 14대를 가지고 있다고 증차를 요구하였다. 이 또한 최 시장은 “이용객 수에 비하여 콜밴이 부족하지 않다는 이유로 어렵다”고 답변하였다.   콜밴은 다인승 승용차를 개조하여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승하차 보조장치를 설치한 자동차로써, 장애인들이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택시이다. 그러나 댓수가 적고, 본질적으로 휠체어 등을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을 비장애인과 분리하는 제도이며, 콜밴은 시내버스의 보조 운송수단이지 주 운송수단이 될 수 없다.   저상버스는 차체가 낮아 장애인들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게 만든 버스이다. 약간의 특수 장비만 사용하면 휠체어도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면, 거동이 어려운 노인, 몸이 불편한 시민들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버스이다. 저상버스는 장애인만을 별도로 배려하는 시혜적인 버스가 아닌 모든 시민의 편의를 보장하는 버스이다.   인근의 포천시는 간선버스노선인 72번 등에 저상버스를 이미 도입했으며 최근 외곽노선에 3대의 저상버스를 추가 투입하는 등, 저상버스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의정부시는 시에서 관할하는 총 314대의 버스 중 57대를 저상버스로 운행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대당 2~4억 정도하는 버스이며 법적으로 국가나 경기도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정여력이 걱정된다면 노후차량 교체분 및 신규 차량 구입 분부터 순차적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할 수도 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버스의 경우 노선 간 차량 이동배치가 가능하다. 저상버스 도입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재 동두천시를 통과하는 36번과 39, 39-4번 버스는 수도권 곳곳에서 저상버스를 이미 운행하고 있는 국내 굴지의 버스 대기업 자회사가 운영하고 있고, 지역을 넘어 자회사 간의 차량 이동배치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53번 등을 운행하는 대양운수는 동두천시 지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즉 동두천시의 행정적인 노력으로 저상버스를 쉽게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중교통은 모든 사람이 편하게 마음먹은 목적지까지 통행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성별과 장애, 사는 지역 등과 관계 없이 모두가 편하게 이용하게 하는 것은 공공성을 확보하는 일이고, 기본적인 이동권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동두천시는 시민들을 위하여 대중교통망을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모든 시민들이 저렴한 운임으로 자유롭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저상버스는 모두가 편리하고 평등한 정책의 전형이다. 저상버스의 도입은 어렵지 않으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장 많은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다. 동두천시는 저상버스를 하루 속히 도입하기 바란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9-18
  • [기고]안전도시 포천, ‘한국형청소차’ 도입 필요해
    지난 6월 포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생활폐기물 수거대행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감사를 하면서 ‘한국형청소차 도입 제안’을 했습니다.   포천시 친환경정책과에서 노동자분들께 의견을 묻고 최근 인근지역 답사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형청소차가 도입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있다고 합니다. 제안한 의원으로서 도입의 필요성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차에 매달려가는 노동자가 너무나 위험해 보였고 차량이 속도를 내다가 자칫 발이라도 헛디디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환경미화원의 안전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여 자료를 찾아 보았습니다. 지난 2012년 환경부는 지자체에 청소차 발판과 같은 불법 구조물 철거를 권고했고, 지자체도 관련 교육을 하고 있지만, ‘환경미화원의 발판’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에 발판을 설치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불법 튜닝에 해당하며 또 매달려 이동하는 행위도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기준과 도로교통법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등이 2018년 발표한 환경미화원 작업안전수칙 가이드에 따르면 “2015~2017년 전국 총 1천822명 환경미화원 산업재해자 중 수거차량으로 재해를 입은 사람은 37.3%(679명)를 차지했으며, 산업재해 사망자 18명 중 2명은 청소차량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합니다.     한국형청소차는 환경미화원의 잦은 승·하차와 작업환경 등을 고려해 2018년 환경부에서 한국형청소차를 개발했고, 현장에선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위해 ‘한국형청소차’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형 청소차량을 구입하려면 기존 차량의 내구연한 등이 지나야 하기에 점차 나아가야 할 문제이며, 한국형청소차는 현재 사용하는 차량에 비해 대당 2천여만원 가량 더 비싼 만큼 예산이 더 필요합니다. 별도의 탑승공간이 생겨 적재공간이 그만큼 줄어 들기 때문에 집행부, 대행업체, 노동자, 전문가들과 운영방법을 충분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을겁니다.   코로나19가 안정되면 바로 논의할 수 있도록, ‘포천시 청소행정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여러 전문가님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9-13
  • [기고]똑똑한 ‘전공의’, 그러나 거기에 국민은 없었다
    정부-여당과 의협간 흥정에 반발하던 전공의협의회가, 정부를 용납할 수 없으나, 적전 분열은 오히려 적(정부-여당)을 이롭게 할 뿐이라는 논리로, 일단 집단휴진을 풀고 일터로 돌아가기로 했다가, 하루사이에 내부 반발에 부딪혀 파업(집단 휴진)을 유지하기로 했단다. 그와 동시에 이들은 곧 있을 대한의사협회를 장악하겠다는 계획과 전공의 노조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해를 확실히 관철해 가며, 언제고 대정부 투쟁체계를 갖추어 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약하게만 보았던 청년의 모습이 아니다. 상황판단 능력, 단순명료한 논리, 설득력있는 말솜씨,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어설픈 데가 없다. 완벽하다. 미래세대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난다. 훌륭하다! 당신들을 통해서나마 우리 청춘들이 가진 열정과 실천력을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칭찬은 여기까지다.   나는 당신들 발언을 들으며, 똑똑한 바보들의 전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들 말과 행동엔 오직 우리 '전공의' 밖에는 없고, 내용은 '요구'와 '원망'이 전부다.우리는 이래서 억울하고, 우리는 이래서 힘들고, 우리는 이걸 원하는데, 그들은 우리를 이렇게 속였고,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이걸 안 해줬고... 그래서 우리는 노조를 만들어 강력하기 우리의 요구를 관철할 거야... 우리 '전공의' 밖에는 없다. 직장을 뛰쳐나온 이유도, 직장에 돌아가는 이유도, 노조를 만들겠다는 이유도 모두 우리 '전공의' 뿐이다. 그 어디에도 ‘국민’에 대한 배려나 국민을 위한 책임은 없다. 고민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자님같은 말씀하고 앉았다고? 때늦은 직업윤리 타령하고 있다고?국가가 예산을 들이고,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세금처럼 내는 까닭은 그것이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생명은 귀중한 것이고,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 그래서 병원을 만들고 의사를 길러내는 것이다. 당신들 눈에는 의사와 환자만 보이겠지만, 국가가 국민건강이란 목표를 갖고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엄청난 공간 안에서 당신들은 의료 행위를 하고 있다. 그 공간에는 당신들만 있는 게 아니라, 간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인과 국민이 있다. 완벽하든 하지 않든 의료는 국가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공공재적인 성격을 지닐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병원 의사도 공익적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당신들도 다 같은 국민이니 불만이 있으면 국가에 대들 수 있다. 이를 탓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국민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당신들은 국가에 요구할 줄은 알지만, 국민에게 뭘 책임져야 하는지는 모른다. 나는 그 원인이 당신들의 협소한 시각에 있다고 본다. 자신 이외에는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의료가 하나의 직업을 넘어, 왜 사회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지, 단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바보’들이다.   내 말을 부정하려거든, 이번 파업이 왜 국민에게 득이 되었지, 또 당장이 아니라면 미래에 어떤 득이 되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들의 요구는 너무나 구체적이나, 국민을 향한 목소리는 없거나 그저 말의 성찬처럼 느껴진다. 파업의 목표가 국민을 위한 것이었나? 파업을 통해 국민은 무얼 얻게 되었나? 노조 만드는 거 좋다. 그런데 노조가 국민에겐 어떤 득이 되는가? 이쯤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까? 당신들의 숭고한(?) 행위를 '몽니'라고 보는 이유도 당신들의 그 좁은 시야와 외골수적 태도 때문이다.   의료는 당신들이 독점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당신들의 행동이 당신들에겐 너무 정당하나, 사람들에겐 치기어린 행동으로 보이는 까닭도, 타자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희망이 서운함을 넘어 절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당신들의 한계를 깨닫게 되길 바란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9-07
  • [특별기고]재난을 부를 재난지원금
    보도에 따르면 오늘 재난 긴급지원금을 최종 결정할 모양입니다. 1,040억원을 노래방, PC방, 여행사 등에 현금이나 세제지원을 할 셈입니다. 부총리께서 핀셋지원이라고 하더니 정말로 ‘특정업만 선별’할 생각입니다. 아직 확정은 안 된 듯하니, 다음 3가지가 고려되었으면 합니다.          첫째, 이번 재난과 극복은 국민 모두의 몫입니다. 더와 덜이 없습니다. 당장 음식점, 학원, 커피전문점, 유통업 등 피해 업종을 따지자면 한이 없습니다. 여기에 피해업종에 종사하다 해고나 일시해고 혹은 무급휴직된 노동자는 어떻게 합니까? 보도대로라면 청와대에 국민청원이 빗발칠 것입니다. 재난지원금이 그야말로 재난을 지원할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 개개인에게 대인지원을 우선해야 합니다. 업종지원은 금융지원과 세제지원 등 간접지원으로 하면 될 일입니다.   둘째, 그래도 핀셋지원을 하려면 준비를 지나칠 정도로 철저히 하십시오. 정부는 산하연구기관과 행정자료가 매우 많이 있습니다. 지원을 하기 전에 지원대상과 지원규모를 꼼꼼히 점검하고 전달체계상의 허점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십시오. 정책당국인 청와대나 주무부처 대부분의 정부보고서와 같이 다소 형식적이고 막연한 검토로만은 절대 안됩니다. 수고롭겠지만, 장관이나 차관선에서 처음부터 치열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아마 그래도 부족할 겁니다. 지원의 수혜주체가 느끼는 피해와 효용은 공급주체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갭은 쉽사리 메워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지금대로라면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주관적 격차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더구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오천만개의 슈퍼컴퓨터는 오천만개의 핸드폰과 컴퓨터를 통하여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미 국민들에게는 초연결인공지능이 있는 셈이라서, 정부라 할지라도 그 성능을 당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힘들고 애쓴 국민 모두에게 대결보다는 호소를 해야합니다. 스스로를 자제하며 찌는 듯한 여름날의 고통 속에서도 코로나를 이겨내는 것은 바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돈! 나중에 또 벌어서 채우면 됩니다. 재정건전성! 그 또한 결국 국민이 낼 것이지, 관료나 정치가의 주머니에서 나오진 않습니다. 진심어린 호소와 따뜻한 마음이라면 국민들은 재난지원금 적은들 좀 더 못 참겠습니까?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9-04
  • [이승훈 교수의 생활 속의 수학⑤]바다에서 수평선 멀리 있는 배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바다에서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바다에서 저 멀리 끝없이 보이는 수평선을 바라보면 마음이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그러면서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을 가져 본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출처: 실용수학, 경문사, 이승훈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오른쪽 그림에서 선분 QT의 길이이다. 이때 선분 QT는 원(지구)의 접선이 되어 각QTO는 직각이다. 따라서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직각삼각형 QTO에서 선분 QT의 길이를 구하면 된다. 이때, 직각삼각형은 피타고라스 정리로 잘 알려진 신기한 성질을 만족한다는 것을 이용하게 된다.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하면, 직각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를 각각 a, b, c라고 하고, 가장 긴 변의 길이가 c 라고 하면 다음 등식이 성립한다. 선분 OT와 OP의 길이는 지구 반지름의 길이이고, 약 6400km이다. 선분 PQ는 사람의 눈높이이고, 약 1.6m라고 하자. 이제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여 수평선까지의 거리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따라서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약 4.5km이다.   수평선 멀리 보이는 배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그러면 바닷가에서 수평선 멀리 보이는 배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수평선까지의 거리가 약 4.5km이니까 배까지의 거리도 4.5km일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바다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약 10km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바다에서 보면 4.5km보다 더 멀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실용수학, 경문사, 이승훈 왜 수학적으로 계산한 결과와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2배 이상의 큰 차이가 날까? 이 차이는 계산오차라고하기엔 너무 크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하여 오랫동안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마침내 의문을 해결했다.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4.5km가 맞고, 배까지의 거리는 10km가 맞다. 왜 그러냐 하면, 수평선 멀리 보이는 배의 비밀을 알면 된다. 그 비밀이란 이렇다. 수평선 멀리 보이는 배는 수평선에 있는 배가 아니라 수평선 너머에 있는 배라는 것이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수평선 너머에 있는 배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수평선 멀리 보는 배는 자세히 보면 배의 밑 부분이 덜 보이거나 없다. 이것과 같은 이유로 나타나는 현상이, 배가 수평선 멀리 사라질 때와 멀리서 가까이 올 때가 다르다는 것이다.   배가 수평선 멀리 사라질 때와 멀리서 가까이 올 때의 차이 배가 수평선 멀리 사라질 때의 모습과 멀리 있던 배가 서서히 가까이 다가올 때의 모습이 어떻게 다를까? 바다에서 멀리 사라지는 배의 모습을 보면 배의 아래 부분부터 조금씩 사라진다. 사람으로 치면 발이 안보이고, 그 다음에는 무릎까지 안보이고, 허리 위쪽 상반신만 보이다가 나중에선 머리만 보이고, 그리고는 완전히 사라지는 식이다. 멀리서 나타날 때는 그 반대의 순서로 머리부터 차례대로 보인다. 출처: 실용수학, 경문사, 이승훈 오른쪽 그림으로 보면 그 이유가 이해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수학을 활용하면 일상생활 중의 궁금증을 많이 해결할 수 있다. 알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 이 기사의 내용은 유튜브 채널 <생활 속의 수학>에서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uk2XRLexBs    
    • 오피니언
    • 기고
    2020-08-12
  • [칼럼]아! 수레여울(車灘川)
    최병수 연천문인협회 회장   1995년에 발행된 『향토사료집(연천문화원)』 「지명유래」편에는 수레여울에 대한 유래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수레여울(車灘, 수레울)  : 공굴다리 북쪽, 장진천에 있는 여울. 조선 개국 초 연천읍 현가리 도당골에 은거했던 고려 진사 이양소(李陽昭)를 만나기 위하여 연천으로 친행하던 태종의 어가(御駕)가 이 여울을 건너다 빠졌다하여 ‘수레 여울’로 불리게 되었다 한다.” 秋雨半晴 人半醉 가을비 멎으면서 반쪽  하늘 개었는데, 사람은 술기운에 반쯤 취했네. 暮雲初捲 月初生 저녁 구름 걷어지며 초저녁달이 떠오르네.위 칠언절구는  1800년대 만들어진 『연천현읍지(漣川縣邑誌)』(서울대 규장각 소장) 「총묘(塚墓)」편 ‘이양소 묘’에 기록된 내용으로, 태종 6년(1406) 연천을 방문한 태종이 고려 말 동문수학한 옛 친구 이양소(李楊昭)를 만나 술을 함께 마시며 주고받은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이 때 이양소를 만나기 위하여 거가를 타고 장진천(漳津川)을 건너다 여울에 빠지는데 이 여울이 바로 수레 여울(車灘)이다. 두 사람이 만난 이야기는 조선 영조 때 연천현감을 지낸 신유한(申維翰)의 「청천집(靑泉集)」, 정조 때 홍문관, 예문관 양관의 대제학을 지낸 홍양호(洪良浩, 1724~1802)의 문집인 이계집(耳溪集), 역시 정조 때 규장각 검서관을 역임한 포천 출신 성해응(成海應 1760~1839)의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에 조금씩 다르지만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되어있다. 이를 보더라도 두 사람의 이야기는 후세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태종은 조선 건국 후 개경을 등지고 은둔했던 이양소가 거의 15년 만에 자신 앞에 나타나 준 것이 너무 기쁘고 반가웠다. 두 사람은 고려 우왕 8년(1382) 진사시험에 같이 합격한 사마동방(司馬同榜)이면서도 나이도 동갑(정미생. 1367년생)이었다. 곡산 청룡사와 성균관에서 함께 학문을 연마하다가 의기가 투합하면 개경의 기생집도 함께 다닐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던 것이다. 그런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역성혁명의 주역으로 조선의 임금이 되고, 한 사람은 불사이군의 마음으로 산속으로 은둔했다. 태종은 다정했던 옛날을 생각하며 술을 가져오라고 해서 이양소에게 술을 내려주며 함께 마시며 이양소에게 연구(聯句)를 짓자고 제의한다. ‘추우반청(秋雨半晴)~’로 시작되는 태종의 연구(聯句)는 새로운 왕조에 하루빨리 동참하라는 의미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양소의 대구(對句), ‘모운초권(暮雲初捲)~ ’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뜻으로 생각되는데,(필자의 짧은 소견임) 이양소는 대구의 마지막 연(聯) ‘월초생(月初生)’을 읊으며 태종의 제의를 완곡하게 거절한다. 월초생은 송도(松都)의 유명한 가기(歌妓:노래를 잘 부르는 기생)로 이방원이 젊어서부터 가까이한 행희(幸姬:마음드는 여자, 군주의 첩) 그러나 태종이 권력을 잡은 후 제대로 돌아보지 않았는지 월초생은 일찍 죽었다. 이양소가 대구(帶鉤)에서 월초생을 언급하자, 태종은 겸연쩍게 웃으면서 이양소의 손을 잡고 거가에 오를 것을 명한다. 이양소가 극구 사양하며 오르지 않자, 태종은 그 자리에서 이양소에게 곡산부사직을 제수한다. 이양소는 엎드려 절하며 사례를 올리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헤어져 태종은 한양으로, 이양소는 도당골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양소는 곡산부사로 부임한 지 3일 만에 소를 거꾸로 타고 연천 도당골(현가리)로 돌아와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수레여울(車灘)은 우정, 충절의 의미를 생각게 하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있는 역사의 현장이며, 수레여울에서부터 전곡읍 삼형제 바위 앞까지 이어지는 차탄천은 지난 7일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은 한탄강의 지천으로서 빼어난 명소이다. 이전에는 차탄천 계곡이 험난하여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비경(祕境)으로 남아 있었으나, 2015년부터 ‘차탄천 에움길’이라는 미명아래 지속적인 파괴가 이루어져 지금은 본래의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 근래에는 오폐수차집관로를 설치한다고 굴삭기와 덤프트럭을 동원하여 엄청나게 파괴하더니,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시설물을 설치한다고 대형 굴삭기와  20톤이 넘는 카고 트럭이 드나들며 세계 어느 곳에 가서도 볼 수 없는 경관을 간단없이 망가뜨리고 있다. 아울러 일반인의 무단출입을 방치함으로써, 야영, 낚시꾼들의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있어 과연 이 곳이 지질명소인가 개탄의 소리가 절로 난다. 차탄천 지질명소의 많은 부분이 파괴된 공사현장에서 엄청난 중장비의 굉음을 들으면서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공사를 하는 것인지?”, 연천군에 목 놓아 소리쳐 묻고 싶다.  최병수 <연천문인협회 회장>
    • 오피니언
    • 칼럼
    2020-07-23
  • [시민칼럼]7대 후반기 동두천·연천·포천 지방의회 파행적 원구성
    김대용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공동대표   지난 7월 초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지방의회 임원들이 2년의 전반기 임기를 마치고 후반기 새로운 임원을 선출했다. 그 과정에서 전국 약 20여 개 지역에서 다수당 소속의원 중 한 명이 자당 의원들과의 합의를 깨며 타당 또는 무소속 의원들과 결탁, 임원의 자리를 나눠 먹기 식으로 차지해  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2년 전 7대 전반기 연천군의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많은 연천군민이 자조적 한숨을 내쉬던 사실을 기억한다. 2년이 지난 지금, 후반기 원구성에서는 공교롭게도 인접해 있는 연천과 동두천, 포천 3지역 모두에서 이러한 행태가 동시에 일어났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당내 문제니 시민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 하고, 어떤 이들은 지방의회 내의 일이니 또 시민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 한다. 정말 그런가? 그렇다면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자조적 한숨은 무슨 이유인가? 이런 일들을 바라보는 유권자·시민들은 왜 착잡함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는가?  이런 저급한 행위들이 지역의 정치적 관행으로 자리 잡는 게 아닌가 하는 깊은 우려를 왜 피할 수 없는가? 나는 인근 3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난 이런 일들은 결코 당내 문제로 치부해 버릴 수 있는 간단한 일이 아닐뿐더러 지방의회 내부의 일이라 묵과해 버릴 일도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무릇 어느 모임, 어느 단체든 그 장의 선출은 민주적 절차를 지키고 따라야 정당성을 지닐 수 있으며, 정당성을 획득한 자만이 포용을 통해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물며 시민의 대표로 선출되고 민주주의의 요람을 자임하는 의회 안에서조차 이런 기본적인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어찌 화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의회의 소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인가?  시·군의회가 가야할 길은 당리당략을 떠나 시정의 감시는 물론, 결코 편향되지 않은, 오직 시민을 위한 힘의 집중을 통해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꿈을 실현해 내는 것이다. 이런 역할에 충실한 의회와 시민들이 함께 키워가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바탕이 됨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지역과 지역민들에게 무한봉사하겠다고 허리 굽히던 자들이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주권자인 시민의 뜻을 저버리고 야합과 담합, 권모술수, 이합집산의 행태를 보인 것이다.  시민에게서 받은 권리가 이렇게 사유화되는 상황, 여기에 자조적 한숨의 이유가 있다. 여기에 착잡함의 이유가 있다. 이런 일들은 시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을 일으켜 참여의지를 꺾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다. 이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행법상 이를 당장 되돌릴 현실적 힘이 시민에게 없다. 여기에 참담함의 이유가 있다. 이 사태의 책임은 촛불혁명의 기운으로 다수당의 권력을 이양 받았으나 이를 지키지 못하고 빼앗긴 자들과, 주권자의 뜻을 저버리며 민중이 피 흘려 이루어 낸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 자들 모두에게 있다. 각 정당과 지역의회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해선 안된다. 단순한 당내 문제로 접근하거나 의회 내부의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선 안된다.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를 다시 세우기 위해 시민에게서 부여받은 권력을 어떻게 시민만을 위해 쓰이도록 할 것인가를 모여 고민해야 한다. 시민의 마음을 살피고 그 목소리를 겸허히 들어야 한다. 그리고 두려워해야 한다. 이제껏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뿐 아니라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도 시민들이 기억할 것이라는 것을!  필자가 제시하는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은 여러 시민들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사태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첫째, 더불어민주당은 잘못된 공천으로 시민의 주권을  훼손한 책임을 인정하고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둘째, 더불어민주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들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 자신의 영달과 명예만을  쫒는 자들이 공천되지 않도록 공천기준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셋째, 각 지역의 의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고 그 원인을 찾아 시민에게 밝혀야 한다. 혹 의장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과도하진 않은지 살피고, 그렇다면 의원들에게 고르게 분배될 수 있도록 운영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낮은 자세로 일하는 의회, 봉사하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같은 당내 의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는 다수당을 만들어 준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다. 3개 지역의 의장과 부의장은 지역민에게 사과하고 조속히 사퇴해야 한다.  김대용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공동대표>
    • 오피니언
    • 기고
    2020-07-23
  • [이동하의 코로나 역설 ④] 행복의 조건 - 3가지 자유
    자유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 '무엇을 향한 자유' 그리고 '무엇을 뛰어넘는 자유'이다.   부산대 경제학부 김기홍 교수의 최근 출판 저서 <제4차 산업혁명 :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김 교수와 대화를 나누다가, '희랍인 조르바'에 나오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유>로 화제가 옮겨가면서, 세 가지 차원의 자유를 듣게 되었다. 무언가 꽂히는 바가 있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1. ‘무엇으로부터의 자유’ 존재는 불안이다. 소유하고 있는 돈, 권력, 명예, 관계 상실에 대한 불안에서부터 질병, 사고, 죽음에 대한 불안이다. 그 불안의 정체는 집착이다. 무언가에 집착하는 순간 '나'라는 주체는 소유 대상인 객체에 종속되어 본말이 전도된다. 따라서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는 집착하는 착심을 제거하는 것이 아닐까? 이는 행복의 제1차 조건이 되겠다.   2. ‘무엇을 향한 자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자유의지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의 조물주는 너, 나의 조물주는 나'이다. 경제적 자립에 기반한 정신적 자존을 향한 자유이다.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하면 남에게 의존하고 구속당하기 마련이다. '무엇을 향한 자유'는 목표지향적, 성취지향적 삶을 지향한다. 바로 '자아실현'인 것이다. 그래서 행복의 제2차 조건이 된다.    3. ‘무엇을 뛰어넘는 자유’ 무엇을 뛰어넘는가? 생과 사, 고와 락, 선과 악, 좌와 우의 이분법의 벽을 뛰어넘는 것이다. 선악과(a tree of knowledge)를 따먹는 순간 '실낙원'이다. 분별과 시비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현상학의 후셜이 말한 '판단중지', 베이컨이 말한 '4대 우상(동굴, 극장, 시장, 광장의 우상)' 타파, 그리고 금강경에서 가르치는 '4상(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서 벗어나기, 원효대사의 '화쟁•통섭'이다. 유에도 무에도 빠지지 아니하고 유무를 초월하면서 동시에 유와 무를 넘나드는 자유자재한 경지가 '무엇을 뛰어넘는 자유'가 아닐까? 행복의 제3차 조건이자 결국 자유의 궁극적 경지인 '해탈'이 바로 ‘무엇을 뛰어넘는 자유’라는 생각이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7-15
  • [이동하의 코로나 역설 ③] 포스트 코로나 시대 – 3대 지능으로 살아가기
    1. 감성지능 (Emotion Quotient) AI 인공지능은 감성, 감수성이 아직 없다. 인공지능은 있어도 인공감성이 없다. 마르지 않는 감성의 근원샘은 모성애(Nurturing)이다.    2. 전자지능 (Electronic Quotient) 감성지능은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사람 간 수용과 포용, 교류와 교감의 촉매인 반면, 전자지능은 온라인에서 정보와 지식, 견문과 의견의 공유와 융합을 촉진한다. 앞으로 감성지능과 전자지능을 겸비한 O2O(오프라인과 온라인 병용) 플랫폼이 향후 사업과 교육, 정치와 종교의 방향과 대세를 결정할 것이다.    3. 생태지능 (Ecological Quotient) 제4의 물결이 오기 직전 대지의 어머니인 가이아 여신께서 먼저 상극(꽃샘추위)으로 인류에 경고한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그리고 다음에 올 세대를 위해 단 하나뿐인 지구생태계를 보존하라는 고마운 선전포고(?)를 하신 것이다. 지난 2세기 서양의 산업혁명, 물질개벽 일변도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저주로 보면 저주, 축복으로 보면 축복이다. 그래서 '코로나의 역설(Para와 Doxa)'은 음과 양의 교역, 음양상승에 따른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예고한다.    중세 페스트 이후 제1차 휴먼 르네상스가 서양에서 시작해 산업혁명, 물질개벽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코로나로 제2차 휴먼 르네상스, ‘물질과 정신 영육쌍전’과 ‘과학과 도학의 병진 시대’를 우리나라에서 먼저 준비하라는 역설적 가르침으로 되새겨본다. 이런 눈으로 보면 한국의 정신문화사에 한줄기 흐름이 면면히 이어옴을 알게 된다. 현재는 과거의 산물이지만, 새로운 미래는 불연속적 성장의 결실이다. 바로 코리아부터 시작되는 '코로나의 역설'이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7-04
  • [이동하의 코로나 역설 ②]코로나 이후의 교육 패러다임, '4C 교육’
    시대가 변하면 교육방식과 내용도 달라져야 한다. 인터넷으로 세상 견문과 여러 분야 최신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시대에는 자기주도 자율학습과 교학상장 상호학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ABC(AI, Big Data, Cloud)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살고 있다. 첨단장비와 인공지능이 인간의 육체노동(labor)과 지적노동(work)을 대체하는 시대에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1. 의식(Consciousness) 인공지능은 있어도 인공의식은 없다. 의식은 생물 즉 유기적 생화합물에만 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아(Body-Mind Connection), 몸의 수련과 마음 수행을 병진하는 방향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하나의 생태계, 하나의 문명'이란 홍익인간 의식을 고양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2. 공동체(Community) 초고속으로 초연결되는 오픈 네트워크 시대가 되면서 소통과 융합의 집단지성(집현) 공동체 활동이 더 활발해 지고 있다. 밴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와 당면 과제를 주제로 한 정보와 지식,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며 조직과 지역의 현안 이슈를 다루는 포럼 활동과 더불어 서로 뜻에 맞는 사람끼리 한 팀을 이루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지행합일 액션러닝(Action Learning) 위주의 교육이 주도해야 할 것이다. 3. 협업(Collaboration) 앞으로의 교육은 분야별 기술과 지식을 시대 변화에 맞추어 학습, 재학습하는 변화추구형 인간교육이 강화될 것이다. '서로 다름이 가치창출 원천 (Difference is the source of value-creation)'이란 관점에서 자신과 다른 주의와 주장, 소신과 의견을 적극적•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지닌 개방적 협업형 인간을 육성하는 교육만이 유효할 것이다. 4. 창조(Creation) 앞으로의 시대는 '4초(초고속, 초연결, 초용량, 초지성)' 속성을 지닌 열린 네트워크간 선의의 경쟁과 즉시적 협력을 통해 전무후무한 '초진화의 시대', '반신반인 후천개벽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다. 진화의 속도는 년, 분기, 월 단위에서 일, 시, 분 단위가 되어 일취월장, 일신우일신, 시시각각 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의 협치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교육에 관심과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4C 교육'을 통하여 공동체의식 기반에서 융합·통섭의 창의실용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기술과 상품 개발, 새로운 예술과 문화활동을 통해 물질과 정신이 균형잡힌 영육쌍전의 행복공동체가 구현될 것이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6-30
  • [이동하의 코로나 역설 ①]코로나의 역설
    서로 만난다. 대면이다. 눈으로 본다. 안면이다. 겉만 보는 사람, 속까지 보는 사람. 가까이 보는 사람, 멀리도 보는 사람. 불통도 있고 소통도 있다. 비대면이다 보니 시간 까먹고 일하는 척하는 흉내를 낼 수 없다. 쓸모없는 회의와 보고서, 출장도 사라져버렸다. 기업의 재택근무를 통해 드러난 현상 속에서 CEO도 인력담당도 무언가를 감지•포착했다. 쓸모없는 사람이 아닌 쓸모없는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구조조정을 워크아웃이라고만 알고 사용, 아니 남용하면 오류가 발생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쓸모없는 일 없애기 (unnecessary work-out)'이다. 쓸모없는 회의와 보고서만 없애도 낭비와 손실이 대폭 줄고 생산성이 올라간다. 코로나는 조직의 군살은 물론 좀비를 사라지게 하는 축복의 역설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만이 아니고 학교(특히 대학)에도 보여지고 있다. 실력있는 교수와 꼰대 사이에 양극단 현상이 나타났다. 온라인 수업은 비대면이니 동영상 콘텐트와 나만의 강의 스트립트있는 시간 강사가 박사후 공부 덜한 정교수보다 강의 내용이 더 충실하다는 것을 소비자인 학생들이 간파하기 시작했다. 이는 종교계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코로나는 혁신지향 리더나 구성원에게는 축복의 기회이다. 오프라인 군살을 즐기며 온라인 디지털 혁명에 저항하던 세력? 악습!을 제거하는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이른바 O2O(offline-to-online) 혁신의 신호탄인 것이다. O2O 혁신 선도기업이 주도하고 O2O 선도대학이 동행하는 O2O 산학협력을 가속화하는 계기를 정치계와 행정계가 법적,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대결은 사라질 것이다. '자발적•의욕적으로 공부하고 노동하며 환경을 조성하느냐 아니냐?'라는 자발주의와 비자발주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주의냐 아니냐?'라는 생태주의와 반생태주의로 패러다임은 변화되고 있다.      겨울 지나 봄이 오면 방콕처럼 대지 속 땅콕하며 뿌리를 내렸던 새싹이 돋듯이, 병란•환란 뒤에는 반드시 상생과 평화의 시절이 온다. 지난 인류의 역사가 증거한다. 페스트 이후 휴먼 르네상스 인본주의 문예부흥의 꽃을 서양에서 피웠듯이, 이제는 동양에서 그것도 동북아의 중심인 우리나라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는 희망이자 믿음이다.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2020-06-29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