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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가지정문화재, 두루미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이석우 대표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민통선 밖 군남댐 하류 주요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검토중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1194-1 외 민통선 밖인 군남홍수조절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에 관해 추가지정을 요청한다. 지난 2000년부터 연천 임진강 일대의 두루미 모니터링과 보호활동을 하며 2014년까지 10년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매년 실시하는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에 참여한 바 있다. 초기에는 연천군 중면 삼곶리 장군여울과 빙애여울에서 월동하며 먹이활동과 잠자리를 이용했었다. 2000년 한 가족 개체가 월동하다가 점차 늘게되어 현재와 같이 1천여 개체가 넘게되었다. 지난 해 12월부터 금년 1월15일, 2월18일,3월27일 두루미 조사를 마치기도 했다. 동시센서스와는 별도로 1월15일 서울시립대와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로 두루미 348개체, 재두루미 722개체,검은목두루미 1개체로 총 1,071개체가 확인되었다. 그중 군남댐 하류 지역에서 두루미 47개체, 재두루미 87개체 등 총 134개체가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이번 겨울들어 이곳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개체가 급격히 늘어 20여차례 이상 관찰한 결과 두루미 잠자리로 확인되었다.(동영상, 사진자료 기록보관) 최근 민통선 내에서 활동하던 두루미류 이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첫째, 군남댐 담수로 인한 장군여울 수몰로 잠자리와 휴식지가 사라진 점이다. 10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담수하는 기간과 10월말부터 3월말까지 두루미 월동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담수전 장군여울은 물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져 여의도와 같은 섬 형태로 되어 있어 면적도 넓고 삵과같은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혜의 잠자리이다. 현재 많은 개체가 잠자리로 이용하는 빙애여울 보다 안전한 잠자리이기 때문이다. 빙애여울의 경우 많은 때에는 6~700여 개체가 밀집되어 몰려있기 때문에 일부 개체들이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곳을 찾다보니 군남댐 하류에 오지않나 생각된다. 둘째, 두루미 월동지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사진가들이 몰려들어 촬영을 위해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두루미를 위협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2년전에는 빙애여울을 떠나 오랫동안 비무장지대에서 잠을 자기도 한 적도 있다. 근래에는 연천지역에 ASF로 인해 민통선지역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군남댐 하류 잠자리로 사진가들이 몰려들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기에 두루미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셋째, 군남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는 군부대의 출입통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임진강을 찾아온 야영객과 낚시꾼, 수석 수집가들로 인해 두루미들의 안전한 잠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군남댐에서 북삼교 사이 1km구간을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이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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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⑨]코로나 시대의 인생후반
나이가 드니 일자일깨, ‘일찍 자고 일찍 깨어나게’ 되나 봅니다. 그리고 삶의 아름다운 마감, 유한한 삶과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궁리도 합니다. 코로나로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다 보니 내면으로의 성찰 시간을 많이 가집니다. 하루 이틀은 더디게 가는데 한해 두해는 잘만 갑니다. 영원히 살거나,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산다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아는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인연농사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별, 작별의 시간이 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테니스장 옆에 쓰레기를 버리던 터를 다시금 살리어 청결하고 재미있는 쉼터를 만들다 보니 새로운 인연을 맺기도 합니다. 얼마전부터 건축학과 나오시어 건설업에 종사하다가 은퇴한 분과 친하게 지냅니다. 거의 매일 큰딸 집에 가서 손자를 돌보며 지낸다고 합니다. 저는 미안하면서도 고맙게도 바깥사돈네께서 매일 외손주를 돌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열 명 중 네 명이 우울하다고 합니다. 밖으로만 향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고, 안으로만 들어가다 보면 사람을 잃습니다. 어떤 경계, 상황 속에서도 안으로 참나를, 밖으로 참너를 만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속 마음을 드러내는 참된 만남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나이 들수록 혼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는 소일거리가 있어야 하고, 자동차 한 대로 다닐 수 있는 속살 마음 터놓고 지내는 세 명의 벗, 도반이 있다면 재미있고, 의미있는 인생 후반을 보냅니다. 여기다가 여유와 건강, 가정화목이 함께 한다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받았던 은덕을 아낌없이 돌려드리고, 은혜를 빠짐없이 갚고 살아야지요. 어떠한 종교이건 영생을 말합니다. 신앙생활의 뿌리는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생관을 확고·확실하게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십자가에도 신앙을 놓지 않게 됩니다. 설사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국가관·가치관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의병과 의사, 열사와 열녀, 진지전·백병전의 용사가 있습니다. ‘사즉생, 생즉사’입니다. 죽기로써 행하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습니까? 사우나탕의 모래시계는 몇 알이 남아있는지 보이지만, 남은 인생의 시간은 볼 수 없습니다. 시간은 정신의 에너지입니다. 이리 살아도 저리 살아도 삶의 막은 내립니다. 남들 자고 놀 때 제대로 일하고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아낌없이 베푸는 이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기 직전의 얼굴 표정은 어떠할까요? 엄마품에 안긴 아가의 모습일 것입니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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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⑧]코로나시대에도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선(善)'이란 무엇인가? 가치판단 기준이 완전히 달라지면 우리의 윤리적 정서도 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달라져야 하며, 일상적 삶은 더욱 전향적이고 동태적이라야 한다. 1950년대와 1960년대 한국인은 자신을 희생하며 지금껏 보지 못했던 도전적이고 기적적인 역사를 일궈 냈다. 그들이 젊었던 시절은 지금 세대가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고통과 억압과 불행을 겪으며 살았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한국역사 창조의 시대적 사명을 완수했다. 오늘날 우리가 잘 살게 되고 행복한 것은 바로 이 분들 덕분이다. 오늘날 우리 한국인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병폐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아시아, 심지어 세계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때이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외에서 국내를 볼 때나, 안에서 밖을 볼 때 ‘우리가 후진하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5천 년을 견뎌온 역사가 있고 외세 침범에 굴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부끄러운 사실은 쇄국으로 변하는 세상에 문을 닫고 살았다는 점이다. 최소한 1960년대까지는 그러했다. 그 결과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고 세계에 알려지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정치체제이자 도의이다. 도의는 인간의 삶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거나 이를 선도하는 훌륭한 훈련을 받을 때 굳건한 것이다. 민주주의 시작점은 인간성 그 자체이다. 인간의 삶에 관한 한, 민주주의는 다수당(여당)의 소리에 기계적으로 좌지우지되서는 안되며, 가장 최선이면서도 시의적절한 의견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지도자의 책임이다. 사안별로 위대한 소수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심지어 이를 무시할 때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고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다수당의 전횡이 된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계속된 국난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정체성과 존엄성을 지켜 왔다. 역사가 이를 증거하고 있다. 어떠한 정부도 국민적 합의로 성립하였고,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면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역사의 신은 인과응보를 반드시 내린다. 종국에는 이를 보게 될 것이다. 구름 자욱한 하늘 위에는 태양이 빛난다. 코로나는 우리의 새로운 역사, 후천개벽을 앞서서 알리는 ‘상두꾼’인 것이다. * ‘상두꾼’은 유불선 공동체 신앙ᆞ생활 공동체의 ‘향도’였음.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유산 전통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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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⑦]내 몸 안에 의사가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화타의 형제는 셋이다. ‘큰형은 Best, 둘째형은 Better, 화타는 Good’ 이라고 스스로 토로했다. 큰형은 보건위생과 면역방역, 식약동원, 체질진단 물론, 예방처방에 능통하여, 사람들이 생활 속 자율·자강·자주(3자)로 스스로 알아차리고 행하게 했다고 한다. 희랍에 히포크라테스가 “병은 자연이 치유하고, 의사는 치료하면서 돈을 가져간다”고 한 말이 떠오른다. 어느 책을 보니 “디스크라는 병은 없다”고 한다. 생활습관과 몸자세에서 오는 것이니 이를 바르게 가지고 자신의 컨디션에 맞는 운동, 산책, 요가, 호흡법,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하면 신체의 회복 탄력성으로 나을 수 있다. 저의 집사람 사례다. “유명한 어느 한의원에 다니면서 시간과 돈만 낭비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몸을 이루는 두뇌와 손발, 눈귀코입, 척추와 허리, 오장육부, 얼굴안색, 호흡과 배설, 입맛의 변화, 수면상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일어나는 첫 느낌과 생각 등을 유심히 관조·관찰하다 보면(필요시 기록), ‘몸은 만사만리의 근본’이요 ‘내 몸 안에 자연치유력을 보유한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치유 음식(Heeling Food), 치유 수면(Healing Sleeping), 치유 운동(Healing Exercise/Stretching), 치유 음악(Healing Music), 치유 여행(Healing Tour), 치유 산책(Healing Walking), 치유 정원 가꾸기(Healing Gardening), 치유 독서(Healing Reading), 치유 호흡(Healing Breathing), 치유 몰입(Healing Flow) 등 이 중에 하나라도 꾸준히 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는 ‘항상성 (Homeostasis)과 균형(Balancing)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여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이 온다. 심신의 건강관리는 너무 무리하거나, 반대로 소홀히 하면 안된다. 매사 적당히, 대충·대강하는 것이 오래간다. 고기잡이도 그물이 너무 촘촘하면 잔 고기만 잡는 이치와도 같다. 작게 먹고 길게 가고, 틈새 시간을 활용해 꾸준히 해서 때가 차면 효과를 보게 된다. 건강관리는 정해진 하나의 답이 없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소인가?” 라는 어느 유행가 가사에도 일상생활 이치가 담겨있다. 자신의 건강관리 경험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먹고, 자고, 움직이는 것! 이 세가지가 삶의 기본이다. 1. 식사 위장(정확히 탄수화물 밥통)의 70% ~ 90% 채운다. 맛이 더 댕길 때 음식에서 시선을 떠나야 한다.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한다. 편식은 정신의 편견과도 같다. 소금도 적절히 먹어야 한다. 비타민이 좋다고 너무 많이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온다. 적게 먹는 소식을 한다는 것은 더 먹고 싶을 때 숫가락 놓는 절제이다. 단식은 일상 단식이다. 저녁을 7시경 먹고, 아침도 7시경 먹는 것이 일상 단식, 즉 ‘Break-fast’이다. 사람은 그가 먹는 것이다(Human being is what he/she eats). 들숨이 있으면 날숨이 있다. 밀물이 오면 썰물로 되돌아 간다. 돈이 들어 왔다가도 나갈 때가 되면 나간다. 해가 뜨면 중천에서 지기 시작하고, 달이 차면 기운다. 먹는 것도 채우고서 싹 시원하게 비워야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배설은 식사의 끝이자, 시작이다. 아침에 일어난 후 배설의 원활성은 건강의 바로미터다. 그래서 절에서는 화장실을 우려를 해소하는 ‘해우소’라고 한다. 2. 수면 ‘숙면(Deep Sleep)’이 아니면 수면의 효율이 떨어진다. 하루 종일 공부하고 일한다고 잘 하는 것이 아니듯이, 몰입도가 중요하다. 잠이 올 때는 자야 한다. 억지로 청하면 더 잠이 안 온다. 밤새 뒤척이고 선잠을 자게 되어 오히려 피곤하다. 새벽 1시부터 3시까지는 숙면을 취해야 두뇌와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아침 동틀 무렵 기상후 샤워하면 몸의 세포가 활성화된다. 샤워도 사람 몸의 원리를 알고 해야 효과를 본다. 머리 정수리와 요소는 차가운 물을 잠시 대하게 하면서 ‘오늘 수고도 고마워’하며 부드럽게 자극해 주고, 목뒤(오목한 부위)·손과 팔목, 발과 허벅지 그리고 심장·배·척추는 따뜻한 물로 쓰다듬어 주며 ‘세포들아! 고마워’ 하며 샤워를 하도록 한다. 신체의 각 기관들, 세포들도 하나의 생명체이다. 내 것이라 하며 마음대로 대하면 나쁜 보복이 돌아오고, 감사한 마음으로 대하면 좋은 응답으로 돌아오는 것. 이것이 <인과보응의 이치>다. 3. 운동 ‘과유불급’이다. 몸 컨디션은 스스로가 잘 안다. 남따라 운동하지 말아야 한다. 남이 좋다고 나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친구따라 강남 가다보면 후회하는 때도 있다. 마라톤도 자기 페이스로 해야 한다. 남따라 음식을 안 먹고, 남 잔다고 덩달아 안 자듯이. 노동의 강도, 직업의 스트레스 정도, 그때 그때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어떠한 운동도 남에게 보여 주려 하지 말고,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반 정도 자신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무엇이든 ‘꾸준히, 여유있게, 끝까지’하는 것이 요체다. 노동도 운동처럼 하면 보람도 재미도 있다. 움직임이 멈춘 순간 노화·노쇠 속도가 빨라진다. 인류의 진화는 직립보행하면서 시작되었다. 걷자, 일하자, 공부하자, 푹 쉬자. 호흡의 리듬, 일상의 리듬은 일생의 리듬이다. 내 몸 안에 의사가 있다. 자가면역ㆍ자연치유의 힘을 우리들 모두가 간직하고 있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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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⑥]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코로나로 삶의 형태가 종전과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다. 대공항 진행, 전쟁의 발발, 성인의 출현도 이처럼 급속한 속도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적은 인류사에 없다. 인류와 개인의 삶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관점을 달리하고(Fundamental Re-thinking), 기본틀을 철두철미하게 다시금 설계하여(Radical Re-design), 극적으로 전환(Dramatic Transformation)해야 할 시점이다. 다음과 같이 3가지 방향을 제시해 본다. 1. 제5차 산업혁명인 ‘마음산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 인공지능(AI), 3D 프린터, 드론, 전자화폐, 센스기술, 네트워크 등 물리학 기술, 생물학 기술, 디지털 기술이 융합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산업의 창조적 파괴, 변화와 혁신의 일상화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 소멸은 마찰적 실업 사태를 낳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곧 학교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한다. 세계경제포럼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보면 2020년에 요구되는 9가지 능력 중 복잡한 문제해결능력, 사회적 프로세스·시스템 기술, 인지능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제4차 산업혁명은 지구생태계 보존,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생태·생명 윤리관에 합의하지 못 했고, 강약갈등과 빈부차에 따른 계층간 분열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해결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제5차 산업혁명인 ‘마음산업(Mind Industry)’은 우리나라가 주도·선도해 나가야 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한국처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가 없다. 한국 종교사처럼 신도들이 목숨을 바치면서 믿음을 지킨 나라도 없다. 전국 도처의 순교지를 직접 방문해 보면 피의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근세말 이후 최수운 대신사, 강증산 대천사, 소태산 대종사도 생태주의, 평등사상, 후천개벽 시대를 알리고 이를 위한 토대와 프로그램까지도 남겼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이를 다 모르고 있을 뿐이다. 현재 숨겨진 코드를 발견하고, 연구개발하며, 더불어 실행에 박차를 가한다면, 마음산업 선도국인 선진 문화대국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 2. 국가 최대의 공공사업, ‘교육’ 미국은 1971년 특수교육의 일환으로 영재교육을 수학영재연구회(SMPY)로부터 시작하여, 1988년 연방정부 주도로 영재교육법을 제정하여 대부분의 주정부에서 영재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서로 다른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개인별 사고력의 함양 및 그룹과제 수행과정에서 복잡한 문제해결능력을 함양시키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농노제도의 철폐, 종교 자유 허용과 더불어 ‘교육은 최대의 공공사업’이라는 신념으로 교육혁신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나폴레옹의 업적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에 국가비전실현을 위한 공공사업 관점에서 창의성 함양을 위한 어린이, 청소년, 청년 교육 투자를 시작했다. 학교교육 혁신을 위한 지식혁명 전략계획서 <경쟁력이 있는 미래 : 지식주도 경제 건설(Our Competitive Future: Building the Knowledge Driven Economy)>에서 정부, 기업, 학교 간 창조적 파트너십, 단기이익 추구보다 장기비전 추구, 교육과 과학, 창의적 기업문화 창달에 보다 지속적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의 교육과정과 내용에 근본적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정치와 글로벌 기업에서 자유로운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활동(연구기금이 정부나 대기업으로 받게될 경우 가리워진 진실의 ‘결과적’ 공개를 못하게 됨)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지구 생태계, 자연과 인간 공존, 강약진화의 공동체 의식, 부모와 정부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력양성 등을 초등학교부터 가르쳐서 몸에 익히는 교육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겠다. 3. ‘사회적 신뢰자본’의 축적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신뢰(Trust)>라는 책에서 한 나라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는 경제적 규모만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 특히 사회공동체 구성원 상호간에 소통과 협력, 생산적 갈등관리를 통한 사회적 합의 형성 등을 통한 신뢰자본 축적을 국부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 제프 콜빈은 그의 최근 저서 <인간은 과소평가되고 있다(Humans are under-rated)>에서 “구성원들이 신뢰할 때 조직의 창의력이 더 높아진다”고 하면서 “신뢰를 쌓으려면 직접 만나서 나누는 대화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는 실증적 조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사회적 신뢰자본이 가장 풍요로웠던 시대는 세종대왕 통치기간이다. 신분차별을 타파한 집현전(Collective Knowledge Center)이 신뢰자본의 원천이었다. 코로나 시대는 ‘디지털 활동 70%, 피지컬 활동 30%’ 정도의 비율로 사회활동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눈빛과 눈빛이 만나고 호흡을 함께 나누는 사회적 교류·교감 활동이 코로나 때문에 더 이상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물리적 거리는 두더라도 심리적·사회적 공감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보건위생에서부터 생태학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인류와 개인의 삶,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집단지성의 집현전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야 할 시점이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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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⑤]이제는 일상면역이다!
우리 몸 속 명의가 있습니다. 자유치유·자연면역 기능이죠. 항상성과 균형은 우주자연과 인간심신의 생명력입니다. 일상생활 속에 문제가 있고 답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떠난 정치와 종교는, 학교와 기업도 무용할 뿐만 아니라 백해무익합니다. 몸의 항상성과 균형을 위해서는 숙면이 원동력이 되며, 식사와 노동(운동)과 호흡이 추동력이 되고, 스트레스를 안 받거나 즉시 떨쳐버리는 마음내공이 주재력으로 작용합니다. 마음은 자동차 운전수와도 같습니다. 정신수양은 자동차의 에너지(휘발유·경유·가스, 배터리 전기)와 브레이크 오일과도 같습니다. 졸음운전, 방심운전은 금물입니다. 방어운전도 잘 해야 합니다. 고속 주행시는 멀리 보면서도 차간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일상점검과 정기검사는 사고를 예방합니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다 보면 할 수 없이 심신을 무리하거나, 자신을 혹사·희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행이 닥치기도 하고, 오래된 생활습관 잘못으로 성인병에 걸리기도 하며, 불의의 사고를 당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사서 고생하면서’ 삶의 외공·내공을 쌓아 가기도 합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말하지만, 이런 말하시는 분이 만일 자식이 없었다면 번뇌가 없지만 자식 키우는 재미와 보람도 없을 것입니다. 조직생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면 그만 두면 됩니다. 그만 두면 가족과 본인 생계는 누가 책임지나요? 조직은 더 잘 돌아만 가고, 결국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깨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태양이 지구 한 평(3.3 제곱미터)에 빛에너지(열량)를 1초에 10칼로리 보낸다고 가정했을 때, 지표면(땅)에는 과연 몇 칼로리가 도달할까요? 절반 정도인 5칼로리를 지표면이 받아 들인다고 합니다.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가 호흡이 맞으면 철강수비가 됩니다.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합니다. 질병도 사후 치료보다 사전 예방이 우선입니다. ‘문제의 핵심인 문제점’은 내 안, 우리 팀, 우리 조직 속에 있습니다. 이처럼 수비와 예방이란 밖이 아니라 안의 문제점을 없애는 것입니다. 가는 것이 있어야 오는 것이 있고, 주는 것이 있어야 받는 것이 있습니다. ‘인과응보의 이치’라고 합니다. 여기서 저는 이견이 있습니다. 말도 글도 한 단어 빠지면 오해와 왜곡이 생깁니다. ‘인과?’ 아닙니다. ‘인·연·과’입니다. 〈인 × 연 = 과〉 이렇게 인연복이란 궁합·화합·정합에서 온다고 봅니다. 법언에 "채무자는 기억력이 나쁘다"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태양이 무념무상·무량무수로 빛에너지를 지구에게 주어도 지구 지표면으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성층권, 대기권에서 차단과 회절, 반사 등으로 절반만 받았다고 생각합니다(지표면이 생명이라면). 태양과 지구 관계도 이러한데,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 비즈니스 파트너 간에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기억은 못 믿으니 기록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기록조차도 주관적으로 남기는데, 하물며 기억은 오죽 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에 대한 자연치유, 자연면역도 일상 속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내 몸에 무엇을 주고 받았는지? 음식과 공기 등을. 또 누구와 함께 오고 갔는지?”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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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 유시민 작가 KBS2 시사비평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갔더니 진행자가 물었다. “보수정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 여전히 유효한가요?” 어떤 시민이 거리에서 나를 붙들고 말했다. “정말 나라 안 망하나요? 망할 것 같아 무서워요.”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대한민국, 멍들고 상처 난 건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 뼈가 부러진 건 아닙니다. 이 정도론 죽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하겠다.카를 포퍼의 위로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 철학자 카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핵심 사유는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치문제의 중심에 둠으로써 정치철학의 지속적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누가 나라를 다스려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길게 생각할 필요 없다. 누구나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 다스리는 게 최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플라톤은 그런 통치자를 ‘철인왕(哲人王)’이라고 했다. 바보나 악당이 다스려야 한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플라톤의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인문학에서는 답이 뻔한 질문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포퍼는 쓸데없는 질문을 진지하게 다루었다고 플라톤을 비판하면서 정치철학이 다루어야 할 질문을 제시했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지배자가 너무 심한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포퍼는 인간과 사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애쓰는 철학자였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통치자를 정하든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을 만큼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세우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에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정치제도를 만들어 두는 게 현명한 처사 아니겠는가.20세기 들어 문명국가는 대부분 선거로 권력자를 뽑게 되었다. 그런데 모두가 한 표씩 행사하는 선거제도는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의 당선을 보장하지 않는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도 표를 많이 받기만 하면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이론적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최악의 인물을 권력자로 선출한 사례는 숱하게 많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포퍼가 내놓은 답은 권력의 제한과 분산이었다. 권력자가 법률이 부여한 권한 범위 안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통치하도록 하는 법치주의, 선출 공직자의 임기 제한, 언론‧표현‧집회‧시위 등 시민의 기본권 침해 금지, 삼권분립과 상호견제 같은 것이다. 이런 것은 무능하고 사악한 권력자의 해악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최대의 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최소화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문명의 표준이 되었다.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나는 그렇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는 나라를 멍들게 하고 있지만 뼈를 부러뜨리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국회의 입법권을 야당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를 큰 틀에서 바꿀 수 없다. 시민단체와 독립 언론이 헌법의 기본권을 활용해 권력의 부패를 파헤치고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시민들의 비판의식을 고취한다는 사실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포퍼는 독재와 민주주의를 가르는 기준도 제시했다. 다수 국민이 마음먹을 경우 언제든지 권력을 합법적으로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 그게 불가능하면 독재다. 그 기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민주주의 사회임에 분명하다. 나라가 망하는 것 같다고 탄식하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카를 포퍼의 이론을 소개했다. 우린 아직 괜찮다. 170석이라는 희망사항윤석열 대통령은 늘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측근으로 알려진 국무위원들과 여당 주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양평의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대통령 처가 소유 토지와 무관하다면 노선을 바꾼 합리적 이유를 설명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그런데 국토부 장관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야당을 욕하면서 사업을 아예 그만두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장관과 장관급 공직자들도 툭하면 자리를 걸겠다면서 야당도 뭘 걸라고 외쳐댄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야당과 대화하지 않는다. 오로지 비난하는 데 전력을 쏟는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횟집 수족관 짠물을 들이키면서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한다. 동네마다 내건 현수막 문구는 사실도 논리도 없어서 비평이 불가능하다. 눈으로 욕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그런 와중에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겠다고 호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용산의 참모들이 대통령 심기 관리를 위해 꺼낸 이야기일 것이다. 심기 관리에 그런 말이 왜 필요할까? 추측컨대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은 되는 일이 없다고 울분을 터뜨릴 만한 상황이다.주 69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안 되었고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고 일할 수 있게 하지도 못했다. 야간 집회나 대통령실 근처의 소란을 막기 위한 집시법 개정도 안 되었다. 검찰을 동원해 1년 넘게 물어뜯었는데도 국회는 야당 국회의원 체포동의 요구를 모두 부결했다.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야당 초선 의원 하나도 잡아넣지 못했다. 곧 열릴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두고 야당과 또 싸워야 하는데 여당 의석이 적어서 힘을 쓰지 못할 전망이다. 국회가 의결할 ‘노란봉투법’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들은 또 앞을 다투어 대통령을 물어뜯을 것이다. 연말까지 총선에 출마할 국무위원들이 사표를 내야 하는데 후임자를 구하기 어렵다. 야당은 온갖 것을 트집 잡아 장관 후보자를 비방하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독자들만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니다. 대통령도 위로받아야 할 상황이다. 내가 카를 포퍼의 말로 독자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용산의 어떤 참모들은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고 나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그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대통령을 위로했을 것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대통령은 따스한 위로와 함께 냉정한 충고도 듣는 게 바람직하다. 나는 일개 야인인데도 지난 총선 직전 야당이 180석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가 국힘당과 재벌언론‧족벌언론‧건설사언론에게 치도곤을 당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희망사항은 마음에만 간직하시라.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에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아직은 지나치게 안녕하다. 용산 대통령실의 건투를 빈다.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유시민의 관찰mindle@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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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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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손절(損切)의 정치학
- 그런데 대통령과 참모들은 여론을 무시한다. 주 69시간 노동제부터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대일 대미 굴종 외교, 탈중국 노선으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폭발까지, 정부 여당이 선택한 정책은 대부분 다수 국민의 뜻에 어긋났다.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한 어느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지지율이 10퍼센트가 되더라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총선이 1년 앞인데도 국민의힘은 인기 없는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한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는 '옛 성현의 말씀'을 들을 필요가 있다. 처음 보는 것 같아도 알고 보면 다 예전에도 있었던 일이다.먼저 고대 그리스 사람 플라톤의 말을 들어보았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고유의 텔로스(목적)가 있다. 국가의 텔로스는 정의(正義)다. 정의를 실현하려면 주권을 철학자에게 맡겨야 한다." 플라톤은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를 정치철학의 중심 문제로 설정하고 '현자(賢者)의 지배' 또는 '철인정치(哲人政治)'를 답으로 내놓았다. 그가 생각했던 정의와 오늘날 우리가 널리 받아들이는 정의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점은 논외로 하자.윤석열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만 그렇다. 주관적으로는 플라톤의 '철인왕'일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선과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 여론조사는 야당과 좌파의 선동과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대중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지표일 뿐이야. 최대한의 선과 정의를 실현하려면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해. 역사는 내가 옳았음을 증명할 거야."(1) 대통령은 양자(陽子, quantum) 관련 정책회의에서 장시간 전문적 물리학 지식을 쏟아냈다.(3) 대통령은 정치인‧교수‧기업인‧종교인‧기자‧유튜버와 수시로 통화하고 텔레그램으로 소통한다.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플라톤이 말한 '철학자'라면 좋겠다. 그러나 어쩌랴, 그렇다는 증거가 없으니. 나는 그가 선과 정의에 대해 우리 헌법이나 상식과는 무척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현자라는 확신을 품고 만사를 자기 마음대로 처리해 왔다고 본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떠올린다.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누가 어떻게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대답한 사람이 있었다. 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자 카를 포퍼다.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유명한 책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옳지만 아무 쓸데없는 질문으로 정치철학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포퍼는 말했다. "누가 다스려야 하느냐고? 답은 뻔하다.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거짓말쟁이, 바보, 사기꾼, 선동가, 난폭한 자라고 대답할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정치철학은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를 다루어야 한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하면서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 이것이 올바른 질문이다."어떤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인가? 다수의 국민이 마음먹을 때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다. 그런 제도가 없거나 사실상 불가능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악하거나, 무능하거나,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차지했다고 해서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고장 난 것은 아니다. 그런 결과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민주주의 정치 게임의 일부다. 민주주의는 그런 상황에서도 위험을 관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장치를 최대한 활용하면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어느 정도는 제어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그 일을 어느 정도 잘 해나가는 중이라고 본다.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4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리 더 달리고 싶어도 2027년 5월 9일에는 멈추어야 한다. 게다가 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가진 국회가 입법권으로 대통령의 폭주를 막고 있다. 야당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의료법, 방송법 등을 의결해 국가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바꾸려고 한다. 대통령의 친구인 행안부 장관을 탄핵해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무능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소위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처리 절차에 올렸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를 요구해 입법권을 무력화했던 대통령이 다른 법률안과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대통령을 지지해 그 모든 입법안을 다 무산시킬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도 입법이 필요한 일은 전혀 할 수 없게 된다.'주관적 철인왕'에게 가장 큰 위험은 여당의 '손절'이다. 대통령은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간택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 여당 정치인들은 혹시라도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대통령을 추종하고 있다. 그러나 올 가을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도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 수도권과 충청권 총선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영남을 비롯한 국민의힘 강세 선거구를 친윤 정치지망생이 독식하려고 대들면 대통령을 비난하는 여당 정치인이 생길 것이다. 내년 총선 결과가 매우 좋지 않을 경우 대통령에게 당적 이탈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총장 직을 이용해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과 대결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개척했던 윤석열의 전략을 윤석열 대통령이 발탁한 누군가가 그대로 따라 할지도 모른다."한국을 봐. 저런 게 바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강점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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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손절(損切)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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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칼럼] “대통령 무능이 IMF 같은 재난 부를까 겁나”
- 유시민 작가 우리나라의 2022년 거시경제지표 몇 가지를 2021년과 비교해 보자. 경제성장률은 4.1%에서 2.6%로 하락했다.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4.3% 늘어난 4220만 원이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3만 5373달러에서 3만 2661달러로 줄었다. 연평균 달러 환율이 1144원에서 1292원으로 12.9%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3000을 찍었던 종합주가지수는 2500 선으로 떨어졌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852억 달러에서 298억 달러로 감소했다. 7월 이후 계속 적자를 낸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성장률 2.6%보다 현저히 낮은 1.5% 안팎이 될 전망이다. 한때 전년 대비 9%까지 올랐던 물가상승률은 4% 수준에서 고착되는 양상이다. 올해 1월 경상수지는 월 기준으로는 역사상 최대인 4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 통계가 나오는 2월 경상수지도 확실한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대통령의 헛소리 윤석열 대통령은 ‘내수 활성화 대책’을 논의한 3월 29일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았다. 왜곡했다고 시비를 걸지 몰라서 대통령의 참모들이 내용을 정리해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요약했다. “공급망 교란,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 교역대상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수출이 부진하고 경제가 어렵다. 위기에는 ‘민생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물가 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수출과 수주의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자세로 뛰었다. 이제 ‘민생안정’과 ‘수출 확대’ 노력에 ‘내수 진작’을 더해야 한다. 음식‧숙박‧관광을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려면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항공편을 늘리고 관광과 문화를 연계하고 전통시장을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지자체‧민간이 함께 비상한 각오로 뛰자.” 지난해부터 경제가 어려워졌고 주요 원인이 대외 경제여건 악화라는 것은 다툴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물가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무엇을 했으며 어떤 성과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어 수출과 해외수주를 확대했다는 건 한마디로 ‘헛소리’다.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은 아니지만,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최근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은 중국 수출 부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5월 한중수교 이후 처음으로 대중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 그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이었던 중국이 최대 무역적자국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그 사실을 모른 척하고 친윤언론은 보도를 하지 않는다. 대통령과 정부가 아무 실익 없이 ‘탈중국’을 외치며 미국의 중국봉쇄 정책에 끼어든 결과라는 지적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슨 대책을 내놓겠는가. 시늉뿐인 대책 윤석열 대통령이 알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게 아니어서 ‘헛소리’라고 했다. 아마도 참모가 써준 말씀자료를 ‘영혼 없이’ 읽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는가?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이벤트의 성격을 아는 사람은 다 그렇게 본다.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개회의는 정보를 나누고 생각을 모으는 절차가 아니다. 대통령의 정책 참모와 공무원들이 협의해 만든 정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이벤트다. 정말 토론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비공개로 한다. 장관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경제부총리와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 금융위원장, 관세청장이 참석한 것은 토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위세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보고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보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또는 ‘허무개그’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래 대책의 내용 역시 내가 정리한 게 아니라 대통령실의 보도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대규모 이벤트와 할인행사 연속 개최 ▲지역관광 콘텐츠 확충 ▲근로자 등의 국내여행비 지원을 확대 ▲연가 사용 촉진 ▲K-ETA(전자입국허가서) 한시 면제 ▲일‧중‧동남아 외국인 한국관광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 강화 ▲ 먹거리 등 핵심 생계비 부담 경감 언론은 국내여행비 지원 사업을 야단스럽게 보도했다. 회의에서 보고한 대책 중에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사업은 그것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몫이거나 돈이 들지 않는 ‘비예산사업’이라 그랬을 것이다. 여행경비 지원이 국내여행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사업의 규모다. 저임금 노동자 백만 명에게 숙박비 3만 원을 지원하고 최대 19만 명에게 휴가비 10만 원을 주는 그 사업의 예산은 6백억 원이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시늉만 하는 것이다. 2022년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이 얼마인가? 2150조 원이다. 6백억 원은 국내총생산의 0.0028%다. 재정지출은 소위 ‘승수효과’를 낸다. 최근 총저축률이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니까 승수효과를 넉넉하게 3이라 하자.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이 정책은 1800억 원 규모의 총수요를 창출해 경제성장률을 0.0084% 올릴 것이다.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코끼리 비스킷’도 못되는 사업을 내놓다니, 최소한의 수치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국민경제와 민생이 아니라 경제정책에 전적으로 무지한 대통령의 심기를 돌보는 데 필요한 사업 아이템일 뿐이다. 무언가 하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혼자 만족하라는 것이다. 의미 있는 정책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이 그런 목적으로 써준 말씀자료를 그대로 읽은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국내외 관광 활성화 대책을 보고 받고 있다. 2023.3.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어두운 경제전망 대통령이 수출 확대와 내수 진작을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옳은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말씀자료를 써준 사람은 케인즈주의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정직한 경제전문가는 아니다. 틀리지는 않지만 온전하지도 않은 말씀자료를 올렸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경제학원론 수준의 국민소득 결정 방정식으로 설명하겠다. Y = C + I + G + (X-M) Y:국민소득, C:민간가계의 소비지출, I:기업의 투자지출, G:정부지출, X:수출, M:수입 여기서 중요한 건 사회의 총수요를 보여주는 방정식의 우변이다. 케인즈주의자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고 본다. 수입이 수출보다 많으면 총수요가 감소하고 국민소득은 줄어든다. 작년 하반기에 경상수지(X-M)가 심각한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수출 확대를 강조했고 영업사원을 자임했다. 그런데 그는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이 대중 무역적자라는 사실을 감추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몰라서 그랬다면 더 큰일이다. 중국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생긴 현상이니 정치적 해법이 필요한데,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미국과 일본의 하청업체가 되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풀 방법이 없다. 경상수지 적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정부지출(G)은 정부와 국회가 결정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편성한 예산으로 일했고 올해 처음으로 자신들이 세운 예산으로 사업을 하는 중이다. 2023년도 국가예산은 639조 원 수준으로 증가율이 지난 정부 때보다 현저히 낮았다. 정부는 보수정권답게 소극적 재정정책을 편다. 민주당의 반대 때문에 마음껏 하진 못했지만 법인세와 종부세 등 일부 부자 감세를 했다. 그런데 올해 1월과 2월 두 달 동안 불경기와 부동산 거래량 감소 등으로 인해 국세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조 원이나 적게 걷혔다. 그러니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재정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방정식 우변의 정부지출(G)은 늘어나기 어렵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논리는 기업의 투자지출을 북돋운다는 것이었는데, 법인세를 크게 인하한 이명박 정부 때도 그런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기업의 투자지출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에 결정적인 것은 이자율이다. 그런데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쓰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이자율이 올랐다. 이자율이 제로에 가까웠던 시기에도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이런 고금리 시대에 법인세를 내렸다고 해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한 우변의 투자지출(I)은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1997년의 악몽 방정식의 우변을 키우려면 민간가계의 소비지출(C)을 늘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무엇이 소비지출을 결정하는가?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시장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뺀 가처분소득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소비성향’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다. 그래서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에게 숙박비와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낸 것이다. 방향은 옳다. 규모가 장난 수준이라 하나마나여서 그렇지. 왜 옳은 정책을 장난 수준으로 할까? 제대로 하려면 이념적 정치적으로 자기 자신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가계의 소비지출을 진작하기 위해 중산층과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은 민주당의 정책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보편 복지, 지역화폐, 최저임금 인상, 무상급식,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초연금 도입, 노인장기요양보험 설립 등 민주당 정부의 주요 정책은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정도 차이가 있었을 뿐 방향은 같은 정책을 썼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정책이 나라를 망친다고 주장하면서 권력을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보수의 정책노선을 ‘줄푸세’로 정리했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정책 피해자가 반발하면 법질서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때려잡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확하게 그 길을 가고 있다. 국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마음먹은 만큼 속도를 내진 못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 안팎에서 조롱받고 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굴종적인 태도로 임했던 한일정상회담, 블랙핑크 만찬공연 보고 누락을 이유로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외교안보팀을 폭파한 일 등으로 1층에 있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다. 그런데 나는 그를 조롱하지 못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스운 사람이 아니라 무서운 사람이다. 경제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과 태만이 1997년과 비슷한 재난을 불러들이는 게 아닌가 싶어서 겁이 난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무섭지 않았던 내가 윤석열 대통령을 무서워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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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칼럼] “대통령 무능이 IMF 같은 재난 부를까 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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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이전을 촉구한다
-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골든 타임(Golden Time)이란 “재난 사고나 응급의료 등의 상황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시간, 즉 이 시간 내에 구조활동이나 응급처치가 이루어져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라고 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골든 타임을 넘기면 그만큼 사망률이나 후유증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심정지 환자의 골든 타임을 5분이라고 보았을 때 이 5분 안에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뇌출혈의 골든 타임은 얼마나 될까? 국내 사망원인의 상위인 뇌출혈과 뇌경색은 골든 타임마저 없다. 그나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80%로 대부분이지만 이 역시 늦어도 6시간 내에는 응급처치나 수술이 이뤄져야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 휴전선을 32km나 접하면서 서울시보다 120% 넓은 약 675.83㎢의 면적을 갖은 연천의 의료시스템은 이러한 골든 타임을 지키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연천군의 유일한 보건의료원 응급실에는 성형외과 의사 3명과 소아청소년과 의사 2명 총 5명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간 응급환자의 경우 의정부를 지나 다른 시·도, 서울까지 후송해야 하는 실정이다. 연천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28%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만성질환자와 독거노인, 장애인 비율이 높지만 의료진은 매우 적은 실정이다. 외부에서 의사를 데리고 오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이다. 물론 적정한 월급을 줄 수만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것도 예산상 어려운 형편이고 의사가 온다고 해도 자녀들의 교육 문제와 영화관 하나 없는 문화환경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40여년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이 설립된 후 가속화된 인구 증가와 의료서비스 확대로 의정부에는 현재 종합병원 5개를 포함 584개 의료시설이 들어섰다. 도립병원의 역할이 조금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연천군은 공공의료긴관인 ‘경기도의료원 연천병원’이 절실하다. 골든 타임을 위해 연천군민의 한사람으로서 호소한다. 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유치 및 이전을 촉구한다. 10명의 응급환자 발생시 의정부에 살면 7명이 살 수 있고, 연천에 살면 3명 만이 살 수 있다는 말이 진실이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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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이전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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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베트남 생태여행기(손은기)
- 손은기(연천군 전곡읍) 그동안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발이 꽁꽁 묶인지도 벌써 3년이 되었다. 3년 전 나의 마지막 해외조사지는 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이었다. 열대우림에 들어가 코끼리, 긴팔원숭이, 코뿔새 등 다큐에서만 보던 야생동물을 관찰했는데, 그 당시 느꼈던 강렬한 희열이 지금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기억으로 인해 지난 3년을 잘 버텨왔던 것 같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해외에서의 조사 경험이 떠 올라 다시 한 번 시도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가 격리가 없는 곳, 한국에서 가까운 곳, 물가가 싼 곳을 검색한 결과, 현실에 맞는 여러 조건을 합쳐 베트남으로의 생태관찰 여행을 결심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여행지를 정한 뒤 항공권부터 예약해두고,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베트남 출발의 시간이 다가왔다. 출국 하루 전날, 태국에서의 국립공원 탐사가 떠 올라 황급히 서둘러 베트남 국립공원 탐사 프로그램을 예약했는데, 어떠한 이유인지 업체 측으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은근히 국립공원 탐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베트남 현지는 지금 우기라던데 날을 잘못 잡아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닐지? 너무 덥지는 않을지? 설레임보다는 걱정을 떠안은 채 비행기에 올랐다. △호치민 거리 ©손은기 장장 5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와 시간을 봤더니 한국보다 두 시간이 빨라 있었다. 거리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렸고, 택시 기사의 호객행위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피곤함을 주었다. 베트남에 오기 전, 외국인 관광객, 특히 한국인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운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은터라 시작부터 택시 기사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일행은 결국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에는 예전 6-70년대 우리나라의 버스안내양 같은 여자 승무원이 한 분 계셨다. 승무원은 주로 승객 접대와 잔돈을 거슬러 주는 역할을 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는 버스를 타고 약 20분 거리에 위치했다. 캐리어가 없으면 10,000동, 캐리어가 있으면 20,000동을 지불해야 한다. 나는 캐리어가 있기 때문에 20,000동을 지불해야 되는데, 잔돈이 없어서 200,000동을 꺼냈다. 그러자 버스 기사와 승무원은 베트남어로 떠들며 빈정거리는 듯했다. 20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0원이고, 2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1,000원 요금의 마을버스에서 10,000원을 내민 격이다. 게다가 베트남에서는 200,000동을 쓸 만한 상황이 드물어서 그런지 더욱 어이없어했던 것 같다. 이렇게 소소한 에피소드로 우리의 여행은 시작됐다. 버스에서 내려 숙소 체크인을 하기 전 허기가 져서 치킨커리와 사탕수수 음료를 사 먹었다. 치킨커리에는 고수의 향이 가득 배어 있었고, 사탕수수 음료는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이 났는데 둘 다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치킨커리 정식과 음료까지 마신 금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 남짓한 싼 가격이라 맛으로 투정부리기도 뭐했다. 숙소는 7층으로 배정받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독특한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13층 버튼을 숫자 13이 아닌 12A로 표시해 놓은 것이 궁금했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은 베트남에서 13은 불행을 뜻하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13층을 12A로 표시되어 있다. ©손은기 숙소는 5성급 호텔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의 깔끔한 모텔 수준이었다. 하지만 향신료가 약한 조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옥상에 설치된 수영장은 호치민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나는 호텔에 머무는 이틀 동안 조식을 먹은 뒤 항상 수영을 했다. 물도 시원하고, 경치도 좋아서 묵은 피로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이곳이 천국인 것만 같았다. △ 라 벨라 사이공 호텔의 스위밍풀 ©손은기 호텔에서 마주한 직원들의 상냥한 태도와 아련한 눈빛이 인상 깊었는데, 여느 동남아 국가들의 문화처럼 팁을 원하는 태도로 보였다. 그래도 호텔은 팁을 달라고 귀찮게 굴지는 않았는데, 로컬에서는 대놓고 팁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일 어이가 없었던 것은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주지 않았던 일. 베트남에서 잔돈 정도는 받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돈을 지불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잔돈 수준의 금액으로도 서비스가 달라지는 현지인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핑크성당 (건너편 길가에서 촬영을 하면 핑크성당 전체를 예쁘게 담을 수 있다) ©손은기 호치민에 도착하고 처음 향한 관광지는 핑크성당이었다. 호치민 길거리는 전반적으로 음침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성당의 색이 밝아서 그런지 홍일점 마냥 눈에 확 들어왔다. 핑크성당은 우리나라 명동성당과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분홍색이라 그런지 더 귀엽고 예뻤다. 그리고 자세한 운영 시스템은 모르지만, 주로 낮 시간대에 가면 문이 닫혀있었고, 해질 무렵에 가면 사람들이 몰려 문밖까지 예배를 하고 있었다. 핑크성당 건너편에는 베트남의 스타벅스라고도 불리는 콩카페가 있었는데, 열대과일을 가득 넣은 코코넛주스 맛이 일품이었다. 나는 해외에 갈 때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는다. 평소 휴대폰에 의존하는 편이 아니라 휴대폰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뿐더러, 이상하리만큼 해외에 나갈수록 일상과는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면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를 찾아 아지트로 삼는데, 이번엔 그런 아지트를 콩카페로 잡았다. 나는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국내외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전공과 관련된 곳에 방문하여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면 소정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연수지원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 활용하려고 한다. 콩카페에서 택시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면 다운타운이 나오는데, 이 동네를 상징하는 공원을 답사했다. 공원의 이름은 따오단. 우리나라로 치면 근린공원과 비슷한 개념의 도심 공원인데, 큼지막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열대우림을 연상케 했고, 관리가 되는 듯, 안 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공원 곳곳에는 연못, 사막, 정원 등 다양한 조경공간으로 볼거리를 주어 지루하지 않게 했다. 공원의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인이었고, 외국인은 보이지 않았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있었는데, 종종 제기차기와 단체체조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옛날 중국에서도 봤던 모습이지만 음악에 맞춰 단체로 체조하는 모습이 되게 정겨워 보였다.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 코로나 시대에 다시 찾아야 할 모습은 어쩌면 일상 속 체조로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는 이제부터 공원에 있는 생물을 샅샅이 찾아 기록하려고 한다. 따오단 공원에서는 어떤 생물을 만날 수 있을까? △ 따오단 공원의 연못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이 열대식물존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의 사막존 ©손은기 △아프리카대왕달팽이(Lissachatina fulica) ©손은기 따오단 공원에서 처음 만난 동물은 아프리카대왕달팽이였다. 발이 닿는 곳마다 흔하게 보이던 녀석들은 식물은 물론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건물까지 갉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한테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옮길 수 있어 야생개체를 함부로 만지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유해생물로 낙인찍혀 전 세계적으로 찬밥 신세를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애완용으로 인기가 많다. △갈색나무개구리(Polypedates megacephalus) ©손은기 사막 존에서 빽빽한 가시덤불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 줄기에 난 커다란 혹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혹처럼 생긴 게 움직이기까지 한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펄~쩍 뛰어 달아났다. 정말 만나고 싶었던 종, 갈색나무개구리였다. 나는 가시덤불을 파헤치며 이 녀석을 쫓았다. 넓은 발바닥으로 기어오르고, 뛰어오르고. 그렇게 나를 농락하고서는 꽁꽁 숨어 버렸다. 1분 남짓한 짧은 만남이어서 그런지 이 친구와의 만남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Duttaphrynus melanostictus) ©손은기 갈색나무개구리를 보고 나서 은·엄폐를 하는 동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꼼꼼하게 자연물을 살폈다. 다음으로 만난 생물은 울퉁불퉁한 나무뿌리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였다. 한쪽 눈은 다친 것 같아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두꺼비보다 더 무섭게 생겼다. 앞이 안 보여서 그런지 움직임이 없어 다른 생물들보다는 사진 촬영이 쉬웠다. △토카이도마뱀붙이(Gekko df. gecko) ©손은기 나무 밑동에서 작은 도마뱀을 관찰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는 듯 한 시선이 느껴졌다. 조심히 고개를 들어봤더니 나무 틈에서 팔뚝만 한 몸집에 동공이 수축되어 있는 화려한 도마뱀 한 마리가 보였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이 녀석도 놀랐는지 재빨리 몸을 숨긴다. 토카이도마뱀붙이였다. 토카이도마뱀붙이는 게코도마뱀속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도마뱀붙이 종이다. CITES 부속서 II급으로 지정된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며 화려한 모습 때문에 애완동물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 △붉은배청서(Callosciurus erythraeus) ©손은기 벤치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 주위를 맴돈 녀석이 있다. 우리나라의 청설모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녀석은 어째 색이 하얀색이다. 혹시나 하고 다른 녀석들을 보니 모두 어두운색의 털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 녀석은 루시즘에 걸린 것으로 짐작된다. 자연에서 루시즘에 걸린 야생동물을 보는 일은 드물다. 하필 오늘 내 앞에 저절로 나타나 주다니.. 예로부터 하얀색 동물을 길한 상징으로 여겼다는데..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성체 ©손은기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새끼 ©손은기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어린 도마뱀을 만났다. 자신의 위장 능력이 뛰어난 줄 아는 이 도마뱀은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꼬리를 건들여도 도망가지 않았다. 혹시 어디가 아픈가? 하는 생각에 몸을 툭툭 건들였더니 그제서야 위협을 느끼고 재빨리 도망간다. 같은 나무 위에서 이구아나를 닮은 커다란 도마뱀을 봤는데, 내가 다가갈수록 멀리 달아나더니 결국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말았다. 생김새가 전혀 달라서 이 둘은 다른 종인 줄 알았다. 하지만 Inaturalist(생물 기록 플랫폼)에 동정을 의뢰한 결과 이 두 종은 같은 종이었다. 번식기에 수컷은 이름처럼 푸른 머리를 한다고 하는데 그 화려한 모습을 언젠가는 꼭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납작꼬리도마뱀붙이(Hemidactylus platyurus) ©손은기 호치민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보았던 동물이다. 어느 건물이나 다닥다닥 붙어있다. 해가 저물수록 더 많은 수가 보였는데, 야간 불빛에 모인 날벌레를 잡아먹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베트남레인보우밀리패드(Atopochetus dollfusii) ©손은기 이 녀석 역시 우리나라에서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은 종이다. 우리나라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크고 화려한 모습에 잠시 매료됐다. △대만쌀개구리(Microhyla heymonsi) ©손은기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에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스프링처럼 높이 뛰어 올랐던 녀석. 나뭇잎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크리스마스섬잔디도마뱀(Subdoluseps bowringii) ©손은기 조사 막바지. 길 위에서 재빨리 움직이며 내 발 밑에 숨던 녀석. 우리나라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꼬리 재생 흔적이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곤충을 만났는데 일일이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좁은 면적에서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약 2시간의 짧은 조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어둠이 짙어질수록 박쥐 무리가 하늘을 수놓았다. △따오단 공원 화장실 내부 ©손은기 멍하니 박쥐 무리의 군무를 감상하고 있는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따오단 공원 초입부에 있는 화장실은 창문 대신 빽빽한 나무로 가림 막을 대신했다. 화장실 내부에는 바퀴벌레와 도마뱀붙이가 많이 보였고, 다소 지저분했다.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한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이유는 화장실을 사용했으니 이용료를 지불하라는 것. 당황스러웠지만 한국 돈으로 75원 남짓한 적은 금액이라 군말 않고 지불했다.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베트남에서는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니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 따오단 공원 화장실 외부(화장실 관리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손은기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둠이 짙어지자 번화가를 제외한 길 가의 골목들은 더욱 음침해지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은 무슨 의도인지 우리를 신기한 듯 쳐다봤고, 언제부터인가 한 남자가 우리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베트남에서는 소매치기가 잦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 나는 속으로 알리바바를 외칠 준비를 하며 짐을 꽉 붙들어 맸다. 다행스럽게도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진이 다 빠져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콩카페 직원과 기념사진 ©손은기 마지막 날 몸에 알르레기가 번지고, 돈도 다 떨어져서 나는 호치민에 남았고, 친구는 혼자 열대우림에 들어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시간이 다 돼서야 출국에 필요한 코로나19 검사가 생각났다. 우리는 부랴부랴 PCR 검사소를 찾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병원이 일찍 문을 닫았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퀵으로 자가키트를 주문했는데, 약속 시간보다 퀵 기사가 먼저 도착했다. 나는 돈이 없어서 결제를 하려면 친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친구가 도착하려면 1시간이나 남은 상황. 나는 콩카페에서 퀵기사를 숨죽여 지켜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퀵기사는 약속 장소에 우리가 나타나지 않자 화가 난 듯 발을 동동 구른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퀵기사한테 다가갔다. 퀵기사는 나보다 영어를 더 못했다. 온갖 설명에도 도통 소통이 되지 않자 퀵기사를 데리고 콩카페 사장님한테 갔다. 나는 콩카페 사장님한테 NO 머니!, NO 카드! 라고 운을 띄우며 콩글리시로 온갖 표현을 했는데, 기가 막히게도 사장님은 내 상황을 눈치챘다. 결국 사장님께서 비용을 대신 결제해 기사님을 돌려 보냈고, 내 짐을 다 맡긴 채 한 시간을 기다리니 친구가 도착했다. 호치민에 있는 동안 콩카페를 5번 방문했는데, 자주 방문해서 그런지 사장님께서도 내 얼굴을 익힌 듯 큰 의심을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신 것 같다. 이렇게 3박 5일간의 베트남 일정은 끝이 났다. 걱정한 것과는 다르게 비도 오지 않았고, 덥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열대우림을 못 가서 아쉬웠지만, 보다 편하게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는 꼭 베트남의 열대우림을 누비고 싶다! *조사에서 만난 생물들의 국명 명명은 영명을 직역한 수준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출처: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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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베트남 생태여행기(손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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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가지정문화재, 두루미잠자리 추가지정해야
-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이석우 대표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민통선 밖 군남댐 하류 주요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검토중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1194-1 외 민통선 밖인 군남홍수조절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에 관해 추가지정을 요청한다. 지난 2000년부터 연천 임진강 일대의 두루미 모니터링과 보호활동을 하며 2014년까지 10년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매년 실시하는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에 참여한 바 있다. 초기에는 연천군 중면 삼곶리 장군여울과 빙애여울에서 월동하며 먹이활동과 잠자리를 이용했었다. 2000년 한 가족 개체가 월동하다가 점차 늘게되어 현재와 같이 1천여 개체가 넘게되었다. 지난 해 12월부터 금년 1월15일, 2월18일,3월27일 두루미 조사를 마치기도 했다. 동시센서스와는 별도로 1월15일 서울시립대와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로 두루미 348개체, 재두루미 722개체,검은목두루미 1개체로 총 1,071개체가 확인되었다. 그중 군남댐 하류 지역에서 두루미 47개체, 재두루미 87개체 등 총 134개체가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이번 겨울들어 이곳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개체가 급격히 늘어 20여차례 이상 관찰한 결과 두루미 잠자리로 확인되었다.(동영상, 사진자료 기록보관) 최근 민통선 내에서 활동하던 두루미류 이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첫째, 군남댐 담수로 인한 장군여울 수몰로 잠자리와 휴식지가 사라진 점이다. 10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담수하는 기간과 10월말부터 3월말까지 두루미 월동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담수전 장군여울은 물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져 여의도와 같은 섬 형태로 되어 있어 면적도 넓고 삵과같은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혜의 잠자리이다. 현재 많은 개체가 잠자리로 이용하는 빙애여울 보다 안전한 잠자리이기 때문이다. 빙애여울의 경우 많은 때에는 6~700여 개체가 밀집되어 몰려있기 때문에 일부 개체들이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곳을 찾다보니 군남댐 하류에 오지않나 생각된다. 둘째, 두루미 월동지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사진가들이 몰려들어 촬영을 위해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두루미를 위협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2년전에는 빙애여울을 떠나 오랫동안 비무장지대에서 잠을 자기도 한 적도 있다. 근래에는 연천지역에 ASF로 인해 민통선지역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군남댐 하류 잠자리로 사진가들이 몰려들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기에 두루미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셋째, 군남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는 군부대의 출입통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임진강을 찾아온 야영객과 낚시꾼, 수석 수집가들로 인해 두루미들의 안전한 잠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군남댐에서 북삼교 사이 1km구간을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이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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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가지정문화재, 두루미잠자리 추가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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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 “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어제 양주에서 사고가 났다는 보도를 접하고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29일 오전 10시경 은하면 삼표산업 채석장이 붕괴해 3명이 토사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출입은 봉쇄됐고 소방차와 구급차, 그리고 수색을 위한 굴삭기만 줄줄이 오가고 있었다. 사고 현장엔 벌써 수십명의 중앙 언론과 지역 언론 기자들이 나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후에 양주소방서 책임자 현장 브리핑으로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계속 수색 중인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낮 익은 얼굴들은 한 사람도 찾을 수가 없었다. 바로 전날 양주시 모 주민편의시설 개관식에는 양주시 부시장,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도의원, 시의원 전원이 참석해 단체 기념사진을 찍을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현 양주시장은 지병을 핑계로 시정을 완전히 팽개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6월까지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생색 내는 곳엔 빠짐없이 참석하고, 책임질 곳은 애써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같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은 지난해에도 포천사업소와 성수공장에서 각각 1명씩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회사다. 뉴스에 나오는 토목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니, 붕괴사고는 간단한 지질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가능하다고 한다. 이달만해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몇 달전 일산 상가 싱크홀 사고 등 이 정부에서 끊이지 않는 인재로 안한 안전사고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중앙정부 입장에서 고용노동부는 며칠 전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며 사업자 탓만 하고 있다. 안전사고는 법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인재다. 잘 못된 정치는 국민들에게 인재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흥규 경기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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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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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지막 인사에 대한 실망
- 윤 석 진 (자유기고가) 김광철 연천군수가 지난 6일 오후 임기말 마지막으로 서기관 및 사무관 승진대상자를 사전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오는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의회 인사권 독립’과 맞물린데다가 김광철군수 인사의 총 결산적 성격을 띠고 있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취임초 자신이 야심차게 추진한 기구개편안이 의회에서 부결돼 리더십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던 김군수는 그동안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군정을 소신있게 끌었어야 했지만 실상은 정 반대였다는게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인사가 이뤄질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지만 다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라는 실망스런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김광철군수는 임기내내 인사때마다 인사시스템을 거스르는 원칙에 벗어난 인사를 자주 보여 인사부서를 곤혹스럽게 하면서 공직사회의 불평불만을 쌓아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실’ ‘보은’ ‘청탁’ 인사라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여전했다는 평가가 공직사회에서 먼저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연말 공로연수를 신청한 사무관중 “ㄴ”씨에 대해서만 오는 6월말까지 6개월간 더 근무해 달라며 주저 앉히는 소신(?)있는 인사행태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ㄴ씨의 경우 일을 잘해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후임 임선이 마땅치 않아 간청했다”고 간부회의 석상에서 김군수가 밝혔다는 후문이다. “그 말대로라면 퇴직한 사무관들은 무능하고 남아있는 인사들은 업무능력이 떨어져 믿지 못한다는 말인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밖에도 인사와 관련 언론사 기자를 참칭하는 자칭 기자를 통한 인사청탁설이 끊이지 않는가 하면 금품을 암시하는 ‘50설’까지 난무하는 등 김군수의 인사에 대한 불신이 절정을 치닫고 있다. 곧바로 이어질 팀장급 인사에서만이라도 그간의 인사 난맥상을 말끔히 씻어내고 조직을 추스릴 마지막 인사를 기대해 본다. 윤석진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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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지막 인사에 대한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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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 유시민 작가 KBS2 시사비평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갔더니 진행자가 물었다. “보수정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 여전히 유효한가요?” 어떤 시민이 거리에서 나를 붙들고 말했다. “정말 나라 안 망하나요? 망할 것 같아 무서워요.”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대한민국, 멍들고 상처 난 건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 뼈가 부러진 건 아닙니다. 이 정도론 죽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하겠다.카를 포퍼의 위로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 철학자 카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핵심 사유는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치문제의 중심에 둠으로써 정치철학의 지속적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누가 나라를 다스려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길게 생각할 필요 없다. 누구나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 다스리는 게 최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플라톤은 그런 통치자를 ‘철인왕(哲人王)’이라고 했다. 바보나 악당이 다스려야 한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플라톤의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인문학에서는 답이 뻔한 질문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포퍼는 쓸데없는 질문을 진지하게 다루었다고 플라톤을 비판하면서 정치철학이 다루어야 할 질문을 제시했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지배자가 너무 심한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포퍼는 인간과 사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애쓰는 철학자였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통치자를 정하든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을 만큼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세우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에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정치제도를 만들어 두는 게 현명한 처사 아니겠는가.20세기 들어 문명국가는 대부분 선거로 권력자를 뽑게 되었다. 그런데 모두가 한 표씩 행사하는 선거제도는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의 당선을 보장하지 않는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도 표를 많이 받기만 하면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이론적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최악의 인물을 권력자로 선출한 사례는 숱하게 많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포퍼가 내놓은 답은 권력의 제한과 분산이었다. 권력자가 법률이 부여한 권한 범위 안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통치하도록 하는 법치주의, 선출 공직자의 임기 제한, 언론‧표현‧집회‧시위 등 시민의 기본권 침해 금지, 삼권분립과 상호견제 같은 것이다. 이런 것은 무능하고 사악한 권력자의 해악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최대의 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최소화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문명의 표준이 되었다.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나는 그렇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는 나라를 멍들게 하고 있지만 뼈를 부러뜨리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국회의 입법권을 야당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를 큰 틀에서 바꿀 수 없다. 시민단체와 독립 언론이 헌법의 기본권을 활용해 권력의 부패를 파헤치고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시민들의 비판의식을 고취한다는 사실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포퍼는 독재와 민주주의를 가르는 기준도 제시했다. 다수 국민이 마음먹을 경우 언제든지 권력을 합법적으로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 그게 불가능하면 독재다. 그 기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민주주의 사회임에 분명하다. 나라가 망하는 것 같다고 탄식하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카를 포퍼의 이론을 소개했다. 우린 아직 괜찮다. 170석이라는 희망사항윤석열 대통령은 늘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측근으로 알려진 국무위원들과 여당 주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양평의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대통령 처가 소유 토지와 무관하다면 노선을 바꾼 합리적 이유를 설명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그런데 국토부 장관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야당을 욕하면서 사업을 아예 그만두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장관과 장관급 공직자들도 툭하면 자리를 걸겠다면서 야당도 뭘 걸라고 외쳐댄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야당과 대화하지 않는다. 오로지 비난하는 데 전력을 쏟는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횟집 수족관 짠물을 들이키면서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한다. 동네마다 내건 현수막 문구는 사실도 논리도 없어서 비평이 불가능하다. 눈으로 욕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그런 와중에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겠다고 호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용산의 참모들이 대통령 심기 관리를 위해 꺼낸 이야기일 것이다. 심기 관리에 그런 말이 왜 필요할까? 추측컨대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은 되는 일이 없다고 울분을 터뜨릴 만한 상황이다.주 69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안 되었고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고 일할 수 있게 하지도 못했다. 야간 집회나 대통령실 근처의 소란을 막기 위한 집시법 개정도 안 되었다. 검찰을 동원해 1년 넘게 물어뜯었는데도 국회는 야당 국회의원 체포동의 요구를 모두 부결했다.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야당 초선 의원 하나도 잡아넣지 못했다. 곧 열릴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두고 야당과 또 싸워야 하는데 여당 의석이 적어서 힘을 쓰지 못할 전망이다. 국회가 의결할 ‘노란봉투법’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들은 또 앞을 다투어 대통령을 물어뜯을 것이다. 연말까지 총선에 출마할 국무위원들이 사표를 내야 하는데 후임자를 구하기 어렵다. 야당은 온갖 것을 트집 잡아 장관 후보자를 비방하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독자들만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니다. 대통령도 위로받아야 할 상황이다. 내가 카를 포퍼의 말로 독자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용산의 어떤 참모들은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고 나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그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대통령을 위로했을 것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대통령은 따스한 위로와 함께 냉정한 충고도 듣는 게 바람직하다. 나는 일개 야인인데도 지난 총선 직전 야당이 180석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가 국힘당과 재벌언론‧족벌언론‧건설사언론에게 치도곤을 당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희망사항은 마음에만 간직하시라.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에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아직은 지나치게 안녕하다. 용산 대통령실의 건투를 빈다.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유시민의 관찰mindle@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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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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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손절(損切)의 정치학
- 그런데 대통령과 참모들은 여론을 무시한다. 주 69시간 노동제부터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대일 대미 굴종 외교, 탈중국 노선으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폭발까지, 정부 여당이 선택한 정책은 대부분 다수 국민의 뜻에 어긋났다.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한 어느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지지율이 10퍼센트가 되더라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총선이 1년 앞인데도 국민의힘은 인기 없는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한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는 '옛 성현의 말씀'을 들을 필요가 있다. 처음 보는 것 같아도 알고 보면 다 예전에도 있었던 일이다.먼저 고대 그리스 사람 플라톤의 말을 들어보았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고유의 텔로스(목적)가 있다. 국가의 텔로스는 정의(正義)다. 정의를 실현하려면 주권을 철학자에게 맡겨야 한다." 플라톤은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를 정치철학의 중심 문제로 설정하고 '현자(賢者)의 지배' 또는 '철인정치(哲人政治)'를 답으로 내놓았다. 그가 생각했던 정의와 오늘날 우리가 널리 받아들이는 정의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점은 논외로 하자.윤석열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만 그렇다. 주관적으로는 플라톤의 '철인왕'일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선과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 여론조사는 야당과 좌파의 선동과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대중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지표일 뿐이야. 최대한의 선과 정의를 실현하려면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해. 역사는 내가 옳았음을 증명할 거야."(1) 대통령은 양자(陽子, quantum) 관련 정책회의에서 장시간 전문적 물리학 지식을 쏟아냈다.(3) 대통령은 정치인‧교수‧기업인‧종교인‧기자‧유튜버와 수시로 통화하고 텔레그램으로 소통한다.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플라톤이 말한 '철학자'라면 좋겠다. 그러나 어쩌랴, 그렇다는 증거가 없으니. 나는 그가 선과 정의에 대해 우리 헌법이나 상식과는 무척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현자라는 확신을 품고 만사를 자기 마음대로 처리해 왔다고 본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떠올린다.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누가 어떻게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대답한 사람이 있었다. 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자 카를 포퍼다.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유명한 책에서 플라톤을 강력 비판했다. 옳지만 아무 쓸데없는 질문으로 정치철학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포퍼는 말했다. "누가 다스려야 하느냐고? 답은 뻔하다. '가장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거짓말쟁이, 바보, 사기꾼, 선동가, 난폭한 자라고 대답할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정치철학은 나쁜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를 다루어야 한다. 사악하거나 무능한, 또는 사악하면서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하려면 정치제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 이것이 올바른 질문이다."어떤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인가? 다수의 국민이 마음먹을 때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다. 그런 제도가 없거나 사실상 불가능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악하거나, 무능하거나, 사악한 동시에 무능한 인물이 권력을 차지했다고 해서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고장 난 것은 아니다. 그런 결과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민주주의 정치 게임의 일부다. 민주주의는 그런 상황에서도 위험을 관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장치를 최대한 활용하면 '주관적 철인왕'의 폭주를 어느 정도는 제어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그 일을 어느 정도 잘 해나가는 중이라고 본다.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4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리 더 달리고 싶어도 2027년 5월 9일에는 멈추어야 한다. 게다가 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가진 국회가 입법권으로 대통령의 폭주를 막고 있다. 야당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의료법, 방송법 등을 의결해 국가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바꾸려고 한다. 대통령의 친구인 행안부 장관을 탄핵해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무능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소위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처리 절차에 올렸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를 요구해 입법권을 무력화했던 대통령이 다른 법률안과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대통령을 지지해 그 모든 입법안을 다 무산시킬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도 입법이 필요한 일은 전혀 할 수 없게 된다.'주관적 철인왕'에게 가장 큰 위험은 여당의 '손절'이다. 대통령은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간택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 여당 정치인들은 혹시라도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대통령을 추종하고 있다. 그러나 올 가을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도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 수도권과 충청권 총선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영남을 비롯한 국민의힘 강세 선거구를 친윤 정치지망생이 독식하려고 대들면 대통령을 비난하는 여당 정치인이 생길 것이다. 내년 총선 결과가 매우 좋지 않을 경우 대통령에게 당적 이탈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총장 직을 이용해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과 대결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개척했던 윤석열의 전략을 윤석열 대통령이 발탁한 누군가가 그대로 따라 할지도 모른다."한국을 봐. 저런 게 바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강점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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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관찰] 손절(損切)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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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칼럼] “대통령 무능이 IMF 같은 재난 부를까 겁나”
- 유시민 작가 우리나라의 2022년 거시경제지표 몇 가지를 2021년과 비교해 보자. 경제성장률은 4.1%에서 2.6%로 하락했다.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4.3% 늘어난 4220만 원이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3만 5373달러에서 3만 2661달러로 줄었다. 연평균 달러 환율이 1144원에서 1292원으로 12.9%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3000을 찍었던 종합주가지수는 2500 선으로 떨어졌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852억 달러에서 298억 달러로 감소했다. 7월 이후 계속 적자를 낸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성장률 2.6%보다 현저히 낮은 1.5% 안팎이 될 전망이다. 한때 전년 대비 9%까지 올랐던 물가상승률은 4% 수준에서 고착되는 양상이다. 올해 1월 경상수지는 월 기준으로는 역사상 최대인 4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 통계가 나오는 2월 경상수지도 확실한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대통령의 헛소리 윤석열 대통령은 ‘내수 활성화 대책’을 논의한 3월 29일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았다. 왜곡했다고 시비를 걸지 몰라서 대통령의 참모들이 내용을 정리해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요약했다. “공급망 교란,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 교역대상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수출이 부진하고 경제가 어렵다. 위기에는 ‘민생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물가 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수출과 수주의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자세로 뛰었다. 이제 ‘민생안정’과 ‘수출 확대’ 노력에 ‘내수 진작’을 더해야 한다. 음식‧숙박‧관광을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려면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항공편을 늘리고 관광과 문화를 연계하고 전통시장을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지자체‧민간이 함께 비상한 각오로 뛰자.” 지난해부터 경제가 어려워졌고 주요 원인이 대외 경제여건 악화라는 것은 다툴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물가안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무엇을 했으며 어떤 성과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어 수출과 해외수주를 확대했다는 건 한마디로 ‘헛소리’다.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은 아니지만,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최근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은 중국 수출 부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5월 한중수교 이후 처음으로 대중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 그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이었던 중국이 최대 무역적자국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그 사실을 모른 척하고 친윤언론은 보도를 하지 않는다. 대통령과 정부가 아무 실익 없이 ‘탈중국’을 외치며 미국의 중국봉쇄 정책에 끼어든 결과라는 지적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슨 대책을 내놓겠는가. 시늉뿐인 대책 윤석열 대통령이 알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게 아니어서 ‘헛소리’라고 했다. 아마도 참모가 써준 말씀자료를 ‘영혼 없이’ 읽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는가?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이벤트의 성격을 아는 사람은 다 그렇게 본다.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개회의는 정보를 나누고 생각을 모으는 절차가 아니다. 대통령의 정책 참모와 공무원들이 협의해 만든 정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이벤트다. 정말 토론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비공개로 한다. 장관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경제부총리와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 금융위원장, 관세청장이 참석한 것은 토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위세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보고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보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또는 ‘허무개그’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래 대책의 내용 역시 내가 정리한 게 아니라 대통령실의 보도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대규모 이벤트와 할인행사 연속 개최 ▲지역관광 콘텐츠 확충 ▲근로자 등의 국내여행비 지원을 확대 ▲연가 사용 촉진 ▲K-ETA(전자입국허가서) 한시 면제 ▲일‧중‧동남아 외국인 한국관광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 강화 ▲ 먹거리 등 핵심 생계비 부담 경감 언론은 국내여행비 지원 사업을 야단스럽게 보도했다. 회의에서 보고한 대책 중에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사업은 그것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몫이거나 돈이 들지 않는 ‘비예산사업’이라 그랬을 것이다. 여행경비 지원이 국내여행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사업의 규모다. 저임금 노동자 백만 명에게 숙박비 3만 원을 지원하고 최대 19만 명에게 휴가비 10만 원을 주는 그 사업의 예산은 6백억 원이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시늉만 하는 것이다. 2022년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이 얼마인가? 2150조 원이다. 6백억 원은 국내총생산의 0.0028%다. 재정지출은 소위 ‘승수효과’를 낸다. 최근 총저축률이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니까 승수효과를 넉넉하게 3이라 하자.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이 정책은 1800억 원 규모의 총수요를 창출해 경제성장률을 0.0084% 올릴 것이다.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코끼리 비스킷’도 못되는 사업을 내놓다니, 최소한의 수치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국민경제와 민생이 아니라 경제정책에 전적으로 무지한 대통령의 심기를 돌보는 데 필요한 사업 아이템일 뿐이다. 무언가 하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혼자 만족하라는 것이다. 의미 있는 정책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이 그런 목적으로 써준 말씀자료를 그대로 읽은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국내외 관광 활성화 대책을 보고 받고 있다. 2023.3.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어두운 경제전망 대통령이 수출 확대와 내수 진작을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옳은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말씀자료를 써준 사람은 케인즈주의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정직한 경제전문가는 아니다. 틀리지는 않지만 온전하지도 않은 말씀자료를 올렸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경제학원론 수준의 국민소득 결정 방정식으로 설명하겠다. Y = C + I + G + (X-M) Y:국민소득, C:민간가계의 소비지출, I:기업의 투자지출, G:정부지출, X:수출, M:수입 여기서 중요한 건 사회의 총수요를 보여주는 방정식의 우변이다. 케인즈주의자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고 본다. 수입이 수출보다 많으면 총수요가 감소하고 국민소득은 줄어든다. 작년 하반기에 경상수지(X-M)가 심각한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수출 확대를 강조했고 영업사원을 자임했다. 그런데 그는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이 대중 무역적자라는 사실을 감추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몰라서 그랬다면 더 큰일이다. 중국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생긴 현상이니 정치적 해법이 필요한데,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미국과 일본의 하청업체가 되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풀 방법이 없다. 경상수지 적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정부지출(G)은 정부와 국회가 결정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편성한 예산으로 일했고 올해 처음으로 자신들이 세운 예산으로 사업을 하는 중이다. 2023년도 국가예산은 639조 원 수준으로 증가율이 지난 정부 때보다 현저히 낮았다. 정부는 보수정권답게 소극적 재정정책을 편다. 민주당의 반대 때문에 마음껏 하진 못했지만 법인세와 종부세 등 일부 부자 감세를 했다. 그런데 올해 1월과 2월 두 달 동안 불경기와 부동산 거래량 감소 등으로 인해 국세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조 원이나 적게 걷혔다. 그러니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재정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방정식 우변의 정부지출(G)은 늘어나기 어렵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논리는 기업의 투자지출을 북돋운다는 것이었는데, 법인세를 크게 인하한 이명박 정부 때도 그런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기업의 투자지출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에 결정적인 것은 이자율이다. 그런데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쓰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이자율이 올랐다. 이자율이 제로에 가까웠던 시기에도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이런 고금리 시대에 법인세를 내렸다고 해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한 우변의 투자지출(I)은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1997년의 악몽 방정식의 우변을 키우려면 민간가계의 소비지출(C)을 늘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무엇이 소비지출을 결정하는가?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시장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뺀 가처분소득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소비성향’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다. 그래서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에게 숙박비와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낸 것이다. 방향은 옳다. 규모가 장난 수준이라 하나마나여서 그렇지. 왜 옳은 정책을 장난 수준으로 할까? 제대로 하려면 이념적 정치적으로 자기 자신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가계의 소비지출을 진작하기 위해 중산층과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은 민주당의 정책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보편 복지, 지역화폐, 최저임금 인상, 무상급식,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초연금 도입, 노인장기요양보험 설립 등 민주당 정부의 주요 정책은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정도 차이가 있었을 뿐 방향은 같은 정책을 썼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정책이 나라를 망친다고 주장하면서 권력을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보수의 정책노선을 ‘줄푸세’로 정리했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정책 피해자가 반발하면 법질서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때려잡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확하게 그 길을 가고 있다. 국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마음먹은 만큼 속도를 내진 못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 안팎에서 조롱받고 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굴종적인 태도로 임했던 한일정상회담, 블랙핑크 만찬공연 보고 누락을 이유로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외교안보팀을 폭파한 일 등으로 1층에 있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다. 그런데 나는 그를 조롱하지 못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스운 사람이 아니라 무서운 사람이다. 경제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과 태만이 1997년과 비슷한 재난을 불러들이는 게 아닌가 싶어서 겁이 난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무섭지 않았던 내가 윤석열 대통령을 무서워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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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칼럼] “대통령 무능이 IMF 같은 재난 부를까 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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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이전을 촉구한다
-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골든 타임(Golden Time)이란 “재난 사고나 응급의료 등의 상황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시간, 즉 이 시간 내에 구조활동이나 응급처치가 이루어져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라고 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골든 타임을 넘기면 그만큼 사망률이나 후유증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심정지 환자의 골든 타임을 5분이라고 보았을 때 이 5분 안에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뇌출혈의 골든 타임은 얼마나 될까? 국내 사망원인의 상위인 뇌출혈과 뇌경색은 골든 타임마저 없다. 그나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80%로 대부분이지만 이 역시 늦어도 6시간 내에는 응급처치나 수술이 이뤄져야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 휴전선을 32km나 접하면서 서울시보다 120% 넓은 약 675.83㎢의 면적을 갖은 연천의 의료시스템은 이러한 골든 타임을 지키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연천군의 유일한 보건의료원 응급실에는 성형외과 의사 3명과 소아청소년과 의사 2명 총 5명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간 응급환자의 경우 의정부를 지나 다른 시·도, 서울까지 후송해야 하는 실정이다. 연천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28%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만성질환자와 독거노인, 장애인 비율이 높지만 의료진은 매우 적은 실정이다. 외부에서 의사를 데리고 오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이다. 물론 적정한 월급을 줄 수만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것도 예산상 어려운 형편이고 의사가 온다고 해도 자녀들의 교육 문제와 영화관 하나 없는 문화환경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40여년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이 설립된 후 가속화된 인구 증가와 의료서비스 확대로 의정부에는 현재 종합병원 5개를 포함 584개 의료시설이 들어섰다. 도립병원의 역할이 조금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연천군은 공공의료긴관인 ‘경기도의료원 연천병원’이 절실하다. 골든 타임을 위해 연천군민의 한사람으로서 호소한다. 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유치 및 이전을 촉구한다. 10명의 응급환자 발생시 의정부에 살면 7명이 살 수 있고, 연천에 살면 3명 만이 살 수 있다는 말이 진실이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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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도립병원 연천 이전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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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베트남 생태여행기(손은기)
- 손은기(연천군 전곡읍) 그동안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발이 꽁꽁 묶인지도 벌써 3년이 되었다. 3년 전 나의 마지막 해외조사지는 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이었다. 열대우림에 들어가 코끼리, 긴팔원숭이, 코뿔새 등 다큐에서만 보던 야생동물을 관찰했는데, 그 당시 느꼈던 강렬한 희열이 지금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기억으로 인해 지난 3년을 잘 버텨왔던 것 같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해외에서의 조사 경험이 떠 올라 다시 한 번 시도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가 격리가 없는 곳, 한국에서 가까운 곳, 물가가 싼 곳을 검색한 결과, 현실에 맞는 여러 조건을 합쳐 베트남으로의 생태관찰 여행을 결심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여행지를 정한 뒤 항공권부터 예약해두고,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베트남 출발의 시간이 다가왔다. 출국 하루 전날, 태국에서의 국립공원 탐사가 떠 올라 황급히 서둘러 베트남 국립공원 탐사 프로그램을 예약했는데, 어떠한 이유인지 업체 측으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은근히 국립공원 탐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베트남 현지는 지금 우기라던데 날을 잘못 잡아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닐지? 너무 덥지는 않을지? 설레임보다는 걱정을 떠안은 채 비행기에 올랐다. △호치민 거리 ©손은기 장장 5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와 시간을 봤더니 한국보다 두 시간이 빨라 있었다. 거리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렸고, 택시 기사의 호객행위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피곤함을 주었다. 베트남에 오기 전, 외국인 관광객, 특히 한국인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운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은터라 시작부터 택시 기사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일행은 결국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에는 예전 6-70년대 우리나라의 버스안내양 같은 여자 승무원이 한 분 계셨다. 승무원은 주로 승객 접대와 잔돈을 거슬러 주는 역할을 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는 버스를 타고 약 20분 거리에 위치했다. 캐리어가 없으면 10,000동, 캐리어가 있으면 20,000동을 지불해야 한다. 나는 캐리어가 있기 때문에 20,000동을 지불해야 되는데, 잔돈이 없어서 200,000동을 꺼냈다. 그러자 버스 기사와 승무원은 베트남어로 떠들며 빈정거리는 듯했다. 20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0원이고, 20,000동은 한국 돈으로 1,000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1,000원 요금의 마을버스에서 10,000원을 내민 격이다. 게다가 베트남에서는 200,000동을 쓸 만한 상황이 드물어서 그런지 더욱 어이없어했던 것 같다. 이렇게 소소한 에피소드로 우리의 여행은 시작됐다. 버스에서 내려 숙소 체크인을 하기 전 허기가 져서 치킨커리와 사탕수수 음료를 사 먹었다. 치킨커리에는 고수의 향이 가득 배어 있었고, 사탕수수 음료는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이 났는데 둘 다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치킨커리 정식과 음료까지 마신 금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 남짓한 싼 가격이라 맛으로 투정부리기도 뭐했다. 숙소는 7층으로 배정받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독특한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13층 버튼을 숫자 13이 아닌 12A로 표시해 놓은 것이 궁금했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은 베트남에서 13은 불행을 뜻하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13층을 12A로 표시되어 있다. ©손은기 숙소는 5성급 호텔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의 깔끔한 모텔 수준이었다. 하지만 향신료가 약한 조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옥상에 설치된 수영장은 호치민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나는 호텔에 머무는 이틀 동안 조식을 먹은 뒤 항상 수영을 했다. 물도 시원하고, 경치도 좋아서 묵은 피로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이곳이 천국인 것만 같았다. △ 라 벨라 사이공 호텔의 스위밍풀 ©손은기 호텔에서 마주한 직원들의 상냥한 태도와 아련한 눈빛이 인상 깊었는데, 여느 동남아 국가들의 문화처럼 팁을 원하는 태도로 보였다. 그래도 호텔은 팁을 달라고 귀찮게 굴지는 않았는데, 로컬에서는 대놓고 팁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일 어이가 없었던 것은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주지 않았던 일. 베트남에서 잔돈 정도는 받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돈을 지불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잔돈 수준의 금액으로도 서비스가 달라지는 현지인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핑크성당 (건너편 길가에서 촬영을 하면 핑크성당 전체를 예쁘게 담을 수 있다) ©손은기 호치민에 도착하고 처음 향한 관광지는 핑크성당이었다. 호치민 길거리는 전반적으로 음침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성당의 색이 밝아서 그런지 홍일점 마냥 눈에 확 들어왔다. 핑크성당은 우리나라 명동성당과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분홍색이라 그런지 더 귀엽고 예뻤다. 그리고 자세한 운영 시스템은 모르지만, 주로 낮 시간대에 가면 문이 닫혀있었고, 해질 무렵에 가면 사람들이 몰려 문밖까지 예배를 하고 있었다. 핑크성당 건너편에는 베트남의 스타벅스라고도 불리는 콩카페가 있었는데, 열대과일을 가득 넣은 코코넛주스 맛이 일품이었다. 나는 해외에 갈 때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는다. 평소 휴대폰에 의존하는 편이 아니라 휴대폰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뿐더러, 이상하리만큼 해외에 나갈수록 일상과는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면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를 찾아 아지트로 삼는데, 이번엔 그런 아지트를 콩카페로 잡았다. 나는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국내외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전공과 관련된 곳에 방문하여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면 소정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연수지원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 활용하려고 한다. 콩카페에서 택시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면 다운타운이 나오는데, 이 동네를 상징하는 공원을 답사했다. 공원의 이름은 따오단. 우리나라로 치면 근린공원과 비슷한 개념의 도심 공원인데, 큼지막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열대우림을 연상케 했고, 관리가 되는 듯, 안 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공원 곳곳에는 연못, 사막, 정원 등 다양한 조경공간으로 볼거리를 주어 지루하지 않게 했다. 공원의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인이었고, 외국인은 보이지 않았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있었는데, 종종 제기차기와 단체체조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옛날 중국에서도 봤던 모습이지만 음악에 맞춰 단체로 체조하는 모습이 되게 정겨워 보였다.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 코로나 시대에 다시 찾아야 할 모습은 어쩌면 일상 속 체조로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는 이제부터 공원에 있는 생물을 샅샅이 찾아 기록하려고 한다. 따오단 공원에서는 어떤 생물을 만날 수 있을까? △ 따오단 공원의 연못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이 열대식물존 ©손은기 △ 따오단 공원의 사막존 ©손은기 △아프리카대왕달팽이(Lissachatina fulica) ©손은기 따오단 공원에서 처음 만난 동물은 아프리카대왕달팽이였다. 발이 닿는 곳마다 흔하게 보이던 녀석들은 식물은 물론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건물까지 갉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한테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옮길 수 있어 야생개체를 함부로 만지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유해생물로 낙인찍혀 전 세계적으로 찬밥 신세를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애완용으로 인기가 많다. △갈색나무개구리(Polypedates megacephalus) ©손은기 사막 존에서 빽빽한 가시덤불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 줄기에 난 커다란 혹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혹처럼 생긴 게 움직이기까지 한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펄~쩍 뛰어 달아났다. 정말 만나고 싶었던 종, 갈색나무개구리였다. 나는 가시덤불을 파헤치며 이 녀석을 쫓았다. 넓은 발바닥으로 기어오르고, 뛰어오르고. 그렇게 나를 농락하고서는 꽁꽁 숨어 버렸다. 1분 남짓한 짧은 만남이어서 그런지 이 친구와의 만남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Duttaphrynus melanostictus) ©손은기 갈색나무개구리를 보고 나서 은·엄폐를 하는 동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꼼꼼하게 자연물을 살폈다. 다음으로 만난 생물은 울퉁불퉁한 나무뿌리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 아시아검은안경두꺼비였다. 한쪽 눈은 다친 것 같아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두꺼비보다 더 무섭게 생겼다. 앞이 안 보여서 그런지 움직임이 없어 다른 생물들보다는 사진 촬영이 쉬웠다. △토카이도마뱀붙이(Gekko df. gecko) ©손은기 나무 밑동에서 작은 도마뱀을 관찰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는 듯 한 시선이 느껴졌다. 조심히 고개를 들어봤더니 나무 틈에서 팔뚝만 한 몸집에 동공이 수축되어 있는 화려한 도마뱀 한 마리가 보였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이 녀석도 놀랐는지 재빨리 몸을 숨긴다. 토카이도마뱀붙이였다. 토카이도마뱀붙이는 게코도마뱀속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도마뱀붙이 종이다. CITES 부속서 II급으로 지정된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며 화려한 모습 때문에 애완동물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 △붉은배청서(Callosciurus erythraeus) ©손은기 벤치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 주위를 맴돈 녀석이 있다. 우리나라의 청설모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녀석은 어째 색이 하얀색이다. 혹시나 하고 다른 녀석들을 보니 모두 어두운색의 털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 녀석은 루시즘에 걸린 것으로 짐작된다. 자연에서 루시즘에 걸린 야생동물을 보는 일은 드물다. 하필 오늘 내 앞에 저절로 나타나 주다니.. 예로부터 하얀색 동물을 길한 상징으로 여겼다는데..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성체 ©손은기 △푸른머리나무도마뱀(Calotes bachae) 새끼 ©손은기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어린 도마뱀을 만났다. 자신의 위장 능력이 뛰어난 줄 아는 이 도마뱀은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꼬리를 건들여도 도망가지 않았다. 혹시 어디가 아픈가? 하는 생각에 몸을 툭툭 건들였더니 그제서야 위협을 느끼고 재빨리 도망간다. 같은 나무 위에서 이구아나를 닮은 커다란 도마뱀을 봤는데, 내가 다가갈수록 멀리 달아나더니 결국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말았다. 생김새가 전혀 달라서 이 둘은 다른 종인 줄 알았다. 하지만 Inaturalist(생물 기록 플랫폼)에 동정을 의뢰한 결과 이 두 종은 같은 종이었다. 번식기에 수컷은 이름처럼 푸른 머리를 한다고 하는데 그 화려한 모습을 언젠가는 꼭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납작꼬리도마뱀붙이(Hemidactylus platyurus) ©손은기 호치민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보았던 동물이다. 어느 건물이나 다닥다닥 붙어있다. 해가 저물수록 더 많은 수가 보였는데, 야간 불빛에 모인 날벌레를 잡아먹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베트남레인보우밀리패드(Atopochetus dollfusii) ©손은기 이 녀석 역시 우리나라에서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은 종이다. 우리나라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크고 화려한 모습에 잠시 매료됐다. △대만쌀개구리(Microhyla heymonsi) ©손은기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에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스프링처럼 높이 뛰어 올랐던 녀석. 나뭇잎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크리스마스섬잔디도마뱀(Subdoluseps bowringii) ©손은기 조사 막바지. 길 위에서 재빨리 움직이며 내 발 밑에 숨던 녀석. 우리나라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꼬리 재생 흔적이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곤충을 만났는데 일일이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좁은 면적에서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약 2시간의 짧은 조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어둠이 짙어질수록 박쥐 무리가 하늘을 수놓았다. △따오단 공원 화장실 내부 ©손은기 멍하니 박쥐 무리의 군무를 감상하고 있는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따오단 공원 초입부에 있는 화장실은 창문 대신 빽빽한 나무로 가림 막을 대신했다. 화장실 내부에는 바퀴벌레와 도마뱀붙이가 많이 보였고, 다소 지저분했다.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한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이유는 화장실을 사용했으니 이용료를 지불하라는 것. 당황스러웠지만 한국 돈으로 75원 남짓한 적은 금액이라 군말 않고 지불했다.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베트남에서는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니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 따오단 공원 화장실 외부(화장실 관리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손은기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둠이 짙어지자 번화가를 제외한 길 가의 골목들은 더욱 음침해지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은 무슨 의도인지 우리를 신기한 듯 쳐다봤고, 언제부터인가 한 남자가 우리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베트남에서는 소매치기가 잦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 나는 속으로 알리바바를 외칠 준비를 하며 짐을 꽉 붙들어 맸다. 다행스럽게도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진이 다 빠져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콩카페 직원과 기념사진 ©손은기 마지막 날 몸에 알르레기가 번지고, 돈도 다 떨어져서 나는 호치민에 남았고, 친구는 혼자 열대우림에 들어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시간이 다 돼서야 출국에 필요한 코로나19 검사가 생각났다. 우리는 부랴부랴 PCR 검사소를 찾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병원이 일찍 문을 닫았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퀵으로 자가키트를 주문했는데, 약속 시간보다 퀵 기사가 먼저 도착했다. 나는 돈이 없어서 결제를 하려면 친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친구가 도착하려면 1시간이나 남은 상황. 나는 콩카페에서 퀵기사를 숨죽여 지켜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퀵기사는 약속 장소에 우리가 나타나지 않자 화가 난 듯 발을 동동 구른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퀵기사한테 다가갔다. 퀵기사는 나보다 영어를 더 못했다. 온갖 설명에도 도통 소통이 되지 않자 퀵기사를 데리고 콩카페 사장님한테 갔다. 나는 콩카페 사장님한테 NO 머니!, NO 카드! 라고 운을 띄우며 콩글리시로 온갖 표현을 했는데, 기가 막히게도 사장님은 내 상황을 눈치챘다. 결국 사장님께서 비용을 대신 결제해 기사님을 돌려 보냈고, 내 짐을 다 맡긴 채 한 시간을 기다리니 친구가 도착했다. 호치민에 있는 동안 콩카페를 5번 방문했는데, 자주 방문해서 그런지 사장님께서도 내 얼굴을 익힌 듯 큰 의심을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신 것 같다. 이렇게 3박 5일간의 베트남 일정은 끝이 났다. 걱정한 것과는 다르게 비도 오지 않았고, 덥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열대우림을 못 가서 아쉬웠지만, 보다 편하게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는 꼭 베트남의 열대우림을 누비고 싶다! *조사에서 만난 생물들의 국명 명명은 영명을 직역한 수준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출처: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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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베트남 생태여행기(손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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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가지정문화재, 두루미잠자리 추가지정해야
-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이석우 대표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민통선 밖 군남댐 하류 주요잠자리 추가지정해야..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관련 검토중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1194-1 외 민통선 밖인 군남홍수조절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에 관해 추가지정을 요청한다. 지난 2000년부터 연천 임진강 일대의 두루미 모니터링과 보호활동을 하며 2014년까지 10년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매년 실시하는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에 참여한 바 있다. 초기에는 연천군 중면 삼곶리 장군여울과 빙애여울에서 월동하며 먹이활동과 잠자리를 이용했었다. 2000년 한 가족 개체가 월동하다가 점차 늘게되어 현재와 같이 1천여 개체가 넘게되었다. 지난 해 12월부터 금년 1월15일, 2월18일,3월27일 두루미 조사를 마치기도 했다. 동시센서스와는 별도로 1월15일 서울시립대와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로 두루미 348개체, 재두루미 722개체,검은목두루미 1개체로 총 1,071개체가 확인되었다. 그중 군남댐 하류 지역에서 두루미 47개체, 재두루미 87개체 등 총 134개체가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이번 겨울들어 이곳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개체가 급격히 늘어 20여차례 이상 관찰한 결과 두루미 잠자리로 확인되었다.(동영상, 사진자료 기록보관) 최근 민통선 내에서 활동하던 두루미류 이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첫째, 군남댐 담수로 인한 장군여울 수몰로 잠자리와 휴식지가 사라진 점이다. 10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담수하는 기간과 10월말부터 3월말까지 두루미 월동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담수전 장군여울은 물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져 여의도와 같은 섬 형태로 되어 있어 면적도 넓고 삵과같은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혜의 잠자리이다. 현재 많은 개체가 잠자리로 이용하는 빙애여울 보다 안전한 잠자리이기 때문이다. 빙애여울의 경우 많은 때에는 6~700여 개체가 밀집되어 몰려있기 때문에 일부 개체들이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곳을 찾다보니 군남댐 하류에 오지않나 생각된다. 둘째, 두루미 월동지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사진가들이 몰려들어 촬영을 위해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두루미를 위협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2년전에는 빙애여울을 떠나 오랫동안 비무장지대에서 잠을 자기도 한 적도 있다. 근래에는 연천지역에 ASF로 인해 민통선지역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군남댐 하류 잠자리로 사진가들이 몰려들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기에 두루미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셋째, 군남댐 하류 두루미 잠자리는 군부대의 출입통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임진강을 찾아온 야영객과 낚시꾼, 수석 수집가들로 인해 두루미들의 안전한 잠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군남댐에서 북삼교 사이 1km구간을 연천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지정 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이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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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가지정문화재, 두루미잠자리 추가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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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 “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어제 양주에서 사고가 났다는 보도를 접하고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29일 오전 10시경 은하면 삼표산업 채석장이 붕괴해 3명이 토사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출입은 봉쇄됐고 소방차와 구급차, 그리고 수색을 위한 굴삭기만 줄줄이 오가고 있었다. 사고 현장엔 벌써 수십명의 중앙 언론과 지역 언론 기자들이 나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후에 양주소방서 책임자 현장 브리핑으로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계속 수색 중인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낮 익은 얼굴들은 한 사람도 찾을 수가 없었다. 바로 전날 양주시 모 주민편의시설 개관식에는 양주시 부시장,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도의원, 시의원 전원이 참석해 단체 기념사진을 찍을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현 양주시장은 지병을 핑계로 시정을 완전히 팽개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6월까지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생색 내는 곳엔 빠짐없이 참석하고, 책임질 곳은 애써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같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은 지난해에도 포천사업소와 성수공장에서 각각 1명씩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회사다. 뉴스에 나오는 토목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니, 붕괴사고는 간단한 지질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가능하다고 한다. 이달만해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몇 달전 일산 상가 싱크홀 사고 등 이 정부에서 끊이지 않는 인재로 안한 안전사고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중앙정부 입장에서 고용노동부는 며칠 전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며 사업자 탓만 하고 있다. 안전사고는 법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인재다. 잘 못된 정치는 국민들에게 인재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흥규 경기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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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고 현장에 주인은 없고, 낯선 객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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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지막 인사에 대한 실망
- 윤 석 진 (자유기고가) 김광철 연천군수가 지난 6일 오후 임기말 마지막으로 서기관 및 사무관 승진대상자를 사전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오는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의회 인사권 독립’과 맞물린데다가 김광철군수 인사의 총 결산적 성격을 띠고 있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취임초 자신이 야심차게 추진한 기구개편안이 의회에서 부결돼 리더십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던 김군수는 그동안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군정을 소신있게 끌었어야 했지만 실상은 정 반대였다는게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인사가 이뤄질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지만 다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라는 실망스런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김광철군수는 임기내내 인사때마다 인사시스템을 거스르는 원칙에 벗어난 인사를 자주 보여 인사부서를 곤혹스럽게 하면서 공직사회의 불평불만을 쌓아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실’ ‘보은’ ‘청탁’ 인사라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여전했다는 평가가 공직사회에서 먼저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연말 공로연수를 신청한 사무관중 “ㄴ”씨에 대해서만 오는 6월말까지 6개월간 더 근무해 달라며 주저 앉히는 소신(?)있는 인사행태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ㄴ씨의 경우 일을 잘해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후임 임선이 마땅치 않아 간청했다”고 간부회의 석상에서 김군수가 밝혔다는 후문이다. “그 말대로라면 퇴직한 사무관들은 무능하고 남아있는 인사들은 업무능력이 떨어져 믿지 못한다는 말인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밖에도 인사와 관련 언론사 기자를 참칭하는 자칭 기자를 통한 인사청탁설이 끊이지 않는가 하면 금품을 암시하는 ‘50설’까지 난무하는 등 김군수의 인사에 대한 불신이 절정을 치닫고 있다. 곧바로 이어질 팀장급 인사에서만이라도 그간의 인사 난맥상을 말끔히 씻어내고 조직을 추스릴 마지막 인사를 기대해 본다. 윤석진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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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지막 인사에 대한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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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최적지‘숲과 물의 도시, 포천’
- 박 윤 국 포천시장 지난 2월 경기도는 공공기관 3차 이전을 결정했다. 중첩 규제로 인해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낙후된 경기 북․동부 지역에 공공기관을 이전시켜 균형발전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동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하고 있다면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에 시민과 함께 환영했다. 경기도의 공정 원칙에 부합하고 균형발전 취지에 맞는 최적지가 바로 포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해 군사 안보, 수자원 관리 등 각종 규제로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왔다. 그동안 늘 소외되었던 포천에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 우리 시는 70여 년간 국가안보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포천시 면적의 29%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미군 최대 훈련장인 로드리게스 사격장, 동양 최대규모의 승진훈련장 등이 있다. 9개소 사격장과 훈련장의 전체 면적을 더하면 50.54㎢로 부천시 면적과 비슷하다. 지역 주민들의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포천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규제 피해가 가장 심한 1등급 지역이다. 앞서 말한 군사 규제 외에도 성장관리권역이 적용되는 수도권 규제, 상수원보호구역․배출시설설치제한지역․공장설립제한구역 등 물․환경 규제까지 받고 있다. 이중삼중 규제로 인해 각종 개발에서 제외되는 등 지역 발전이 더디고, 낙후된 탓에 인구 감소마저 겪고 있다. 공공기관 유치를 반드시 성공해 경기북부 미래성장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포천시는 개발에서 소외되는 상황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7년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2023년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개통, 2028년 전철 7호선 연장사업 준공 등 도내 어디서나 1시간 내로 접근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교통망을 조성하고 있으며 콤팩트한 정주환경도 힘차게 조성 중이다. 관내 1인 이상 제조기업 수는 6천여 개로 경기북부에서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고,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최적의 입지 조건도 가지고 있다.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국립수목원 등이 위치한 숲과 물의 도시로, 쾌적한 환경도 큰 장점이다. 경기북부에서 가장 넓은 개발가용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지 확보에 따른 비용 절감 면에서도 타 시군에 비해 매우 유리하다. 이외에도 전철 7호선 연장사업과 연계해 교통과 주거, 첨단 비즈니스가 어우러지는 콤팩트시티를 계획하고 있어 공공기관 유치에 큰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포천시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주택도시공사 유치를 통한 동반성장을 꿈꾼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경기도 균형발전을 넘어 대한민국의 균형발전과 미래성장을 이끌 것이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공공기관 유치를 염원하고 있다.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15만 포천시민과 함께 희망한다. 포천시장 박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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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최적지‘숲과 물의 도시, 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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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항일의 고장 연천, 더 늦기 전에 항일 유적지 정비해야
- 서희정 연천군의회의원 ⓒ뉴스매거진21 올해 3.1절을 기해 연천 출신 독립유공자 11명이 추서 포상 결정되었다는 기사가 여러 언론에 났었다. 연천 주민으로서 또 군의회 의원으로서 너무 감개무량하고 뿌듯하다.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집행부에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져 실제 결실로 나타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그 감동은 더 크다. “의병(義兵)”은 국가가 위급해졌을 때 정부의 징발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 적과 싸운 민간인을 말한다. 대체로 우리는 ‘의병’이라는 말을 들으면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구한말, 조선이 스러져갈 무렵에도 조선 각지에서 맹렬한 의병 활동이 있었다. 재작년 연천문화원의 3.1운동 100주년 기념 세미나에 패널로 참여하여 ‘연천의 항일의병과 3.1운동’이라는 주제로, 연천의 구한말 항일의병 활동을 소개하였다. 나는 그 원고를 준비하면서 마치 그 당시 의병 한분 한분을 직접 만나 뵙는 느낌이었다. 내가 정리한 연천의 의병은 총 27명인데, 나이는 대부분 20~30대이고 10대도 3명이나 있다. 직업은 농민이 대부분이고 소금 장수, 콩 장수, 붓 장수, 맷돌제조업자, 유생, 숭의전 참봉 등이다. 일본이 남겨놓은 <조선 폭도 토벌지>와 우리 측 사료집에 의하면 1908년 2월~1909년 말까지 연천에서 일본과 교전 중 사망한 의병이 115명이다. 주로 삭녕수비대, 개성수비대, 연천수비대, 마전헌병분견소, 문산헌병분견소의 헌병과 교전 중 사망하였다. 분견소, 수비대 구성원은 무장한 일본 병력이다. 당시 조선의 고위관리들은 일제가 주는 어마어마한 돈(병합은사금)과 자손만대 누릴 수 있는 작위를 수여 받고 나라를 그들에게 넘겼다. 그러나 연천에서 농사짓고, 소금과 콩을 팔며 살아가던 우리 군민들은 맹렬히 떨쳐 일어나서 기꺼이 자신들의 피를 고랑포구에, 원심원사 앞 법화골 골짜기에, 대광리 어느 산 아래 뿌렸다. 조사된 27명 의병 중에 독립유공자로 추서 받은 분이 몇 명이나 될까 해서 알아보았더니 8명만 독립유공자로 되어있었다. 나머지 19명은 그렇게 조용히 역사에 묻힐 판이었다. 나는 군청 담당과장께 나머지 분들도 추서 신청을 할 것을 제안했다. 과장은 흔쾌히 “군청에서 챙겼어야 할 일입니다. 바로 진행해야겠습니다.”라고 했다. 담당 부서에서 나머지 분들을 더 찾아내어 총 23명을 추서 신청하였고, 이번에 11명의 항일의병을 영예로운 독립유공자 자리에 앉혀드리게 된 것이다. 무척 감사하고 감격스럽고 보람된 순간이다. 기 추서된 분들을 합하면 연천출신 독립유공자는 총 42명이 된다. 재작년 연천 의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미산면에 사시는 심상우 의병장 후손을 직접 찾아뵙고 함께 묘소 참배도 하였다. 심상우 의병이 총을 맞고 돌아가신 골짜기는 지금 수목장으로 개발되어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총탄 흔적이 있는 바위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곳이 심상우 의병이 총을 맞고 돌아가신 자리라는 것은 자손들만 알 뿐이다. 다른 의병유적지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격렬했던 전투 장소인 대광리 소목개마을 근처, 내산리 법화골 골짜기, 마전군청과 마전향교가 있던 마전리 산 기슭... 지금도 그곳에는 110년 전에 조선을 지키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넋이 서려 있을 것이다. 위령제든 진혼제든 어떤 식으로든 그분들의 넋을 기리는 것이 필요하다. 연천은 곳곳이 살아있는 역사의 장이다. 항일운동 유적지만 보더라도 항일 의병유적지 19곳, 3.1만세 시위지 5곳, 기타 항일운동 유적지 10곳이 있다. 개발이 더 진행되기 전에 항일유적지를 정비해야 한다. 적당한 장소에 “항일의병 역사공원” 조성 및 “항일 독립운동 기념관”을 마련한다면 연천군민들께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연천을 찾는 많은 분들께는 산 역사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독립유공자가 42명이나 되는 고장에 걸맞은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끝으로 지면을 빌어 독립유공자 추서 신청에 힘쓰신 문화체육과 김남호 과장과 강상식 학예사 그리고 담당 직원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서희정 연천군의회 의원>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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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항일의 고장 연천, 더 늦기 전에 항일 유적지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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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⑨]코로나 시대의 인생후반
- 나이가 드니 일자일깨, ‘일찍 자고 일찍 깨어나게’ 되나 봅니다. 그리고 삶의 아름다운 마감, 유한한 삶과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궁리도 합니다. 코로나로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다 보니 내면으로의 성찰 시간을 많이 가집니다. 하루 이틀은 더디게 가는데 한해 두해는 잘만 갑니다. 영원히 살거나,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산다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아는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인연농사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별, 작별의 시간이 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테니스장 옆에 쓰레기를 버리던 터를 다시금 살리어 청결하고 재미있는 쉼터를 만들다 보니 새로운 인연을 맺기도 합니다. 얼마전부터 건축학과 나오시어 건설업에 종사하다가 은퇴한 분과 친하게 지냅니다. 거의 매일 큰딸 집에 가서 손자를 돌보며 지낸다고 합니다. 저는 미안하면서도 고맙게도 바깥사돈네께서 매일 외손주를 돌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열 명 중 네 명이 우울하다고 합니다. 밖으로만 향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고, 안으로만 들어가다 보면 사람을 잃습니다. 어떤 경계, 상황 속에서도 안으로 참나를, 밖으로 참너를 만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속 마음을 드러내는 참된 만남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나이 들수록 혼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는 소일거리가 있어야 하고, 자동차 한 대로 다닐 수 있는 속살 마음 터놓고 지내는 세 명의 벗, 도반이 있다면 재미있고, 의미있는 인생 후반을 보냅니다. 여기다가 여유와 건강, 가정화목이 함께 한다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받았던 은덕을 아낌없이 돌려드리고, 은혜를 빠짐없이 갚고 살아야지요. 어떠한 종교이건 영생을 말합니다. 신앙생활의 뿌리는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생관을 확고·확실하게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십자가에도 신앙을 놓지 않게 됩니다. 설사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국가관·가치관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의병과 의사, 열사와 열녀, 진지전·백병전의 용사가 있습니다. ‘사즉생, 생즉사’입니다. 죽기로써 행하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습니까? 사우나탕의 모래시계는 몇 알이 남아있는지 보이지만, 남은 인생의 시간은 볼 수 없습니다. 시간은 정신의 에너지입니다. 이리 살아도 저리 살아도 삶의 막은 내립니다. 남들 자고 놀 때 제대로 일하고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아낌없이 베푸는 이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기 직전의 얼굴 표정은 어떠할까요? 엄마품에 안긴 아가의 모습일 것입니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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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⑨]코로나 시대의 인생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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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⑧]코로나시대에도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 '선(善)'이란 무엇인가? 가치판단 기준이 완전히 달라지면 우리의 윤리적 정서도 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달라져야 하며, 일상적 삶은 더욱 전향적이고 동태적이라야 한다. 1950년대와 1960년대 한국인은 자신을 희생하며 지금껏 보지 못했던 도전적이고 기적적인 역사를 일궈 냈다. 그들이 젊었던 시절은 지금 세대가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고통과 억압과 불행을 겪으며 살았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한국역사 창조의 시대적 사명을 완수했다. 오늘날 우리가 잘 살게 되고 행복한 것은 바로 이 분들 덕분이다. 오늘날 우리 한국인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병폐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아시아, 심지어 세계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때이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외에서 국내를 볼 때나, 안에서 밖을 볼 때 ‘우리가 후진하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5천 년을 견뎌온 역사가 있고 외세 침범에 굴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부끄러운 사실은 쇄국으로 변하는 세상에 문을 닫고 살았다는 점이다. 최소한 1960년대까지는 그러했다. 그 결과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고 세계에 알려지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정치체제이자 도의이다. 도의는 인간의 삶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거나 이를 선도하는 훌륭한 훈련을 받을 때 굳건한 것이다. 민주주의 시작점은 인간성 그 자체이다. 인간의 삶에 관한 한, 민주주의는 다수당(여당)의 소리에 기계적으로 좌지우지되서는 안되며, 가장 최선이면서도 시의적절한 의견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지도자의 책임이다. 사안별로 위대한 소수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심지어 이를 무시할 때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고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다수당의 전횡이 된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계속된 국난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정체성과 존엄성을 지켜 왔다. 역사가 이를 증거하고 있다. 어떠한 정부도 국민적 합의로 성립하였고,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면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역사의 신은 인과응보를 반드시 내린다. 종국에는 이를 보게 될 것이다. 구름 자욱한 하늘 위에는 태양이 빛난다. 코로나는 우리의 새로운 역사, 후천개벽을 앞서서 알리는 ‘상두꾼’인 것이다. * ‘상두꾼’은 유불선 공동체 신앙ᆞ생활 공동체의 ‘향도’였음.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유산 전통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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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⑧]코로나시대에도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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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⑦]내 몸 안에 의사가 있다
- 삼국지에 나오는 화타의 형제는 셋이다. ‘큰형은 Best, 둘째형은 Better, 화타는 Good’ 이라고 스스로 토로했다. 큰형은 보건위생과 면역방역, 식약동원, 체질진단 물론, 예방처방에 능통하여, 사람들이 생활 속 자율·자강·자주(3자)로 스스로 알아차리고 행하게 했다고 한다. 희랍에 히포크라테스가 “병은 자연이 치유하고, 의사는 치료하면서 돈을 가져간다”고 한 말이 떠오른다. 어느 책을 보니 “디스크라는 병은 없다”고 한다. 생활습관과 몸자세에서 오는 것이니 이를 바르게 가지고 자신의 컨디션에 맞는 운동, 산책, 요가, 호흡법,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하면 신체의 회복 탄력성으로 나을 수 있다. 저의 집사람 사례다. “유명한 어느 한의원에 다니면서 시간과 돈만 낭비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몸을 이루는 두뇌와 손발, 눈귀코입, 척추와 허리, 오장육부, 얼굴안색, 호흡과 배설, 입맛의 변화, 수면상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일어나는 첫 느낌과 생각 등을 유심히 관조·관찰하다 보면(필요시 기록), ‘몸은 만사만리의 근본’이요 ‘내 몸 안에 자연치유력을 보유한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치유 음식(Heeling Food), 치유 수면(Healing Sleeping), 치유 운동(Healing Exercise/Stretching), 치유 음악(Healing Music), 치유 여행(Healing Tour), 치유 산책(Healing Walking), 치유 정원 가꾸기(Healing Gardening), 치유 독서(Healing Reading), 치유 호흡(Healing Breathing), 치유 몰입(Healing Flow) 등 이 중에 하나라도 꾸준히 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는 ‘항상성 (Homeostasis)과 균형(Balancing)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여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이 온다. 심신의 건강관리는 너무 무리하거나, 반대로 소홀히 하면 안된다. 매사 적당히, 대충·대강하는 것이 오래간다. 고기잡이도 그물이 너무 촘촘하면 잔 고기만 잡는 이치와도 같다. 작게 먹고 길게 가고, 틈새 시간을 활용해 꾸준히 해서 때가 차면 효과를 보게 된다. 건강관리는 정해진 하나의 답이 없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소인가?” 라는 어느 유행가 가사에도 일상생활 이치가 담겨있다. 자신의 건강관리 경험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먹고, 자고, 움직이는 것! 이 세가지가 삶의 기본이다. 1. 식사 위장(정확히 탄수화물 밥통)의 70% ~ 90% 채운다. 맛이 더 댕길 때 음식에서 시선을 떠나야 한다.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한다. 편식은 정신의 편견과도 같다. 소금도 적절히 먹어야 한다. 비타민이 좋다고 너무 많이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온다. 적게 먹는 소식을 한다는 것은 더 먹고 싶을 때 숫가락 놓는 절제이다. 단식은 일상 단식이다. 저녁을 7시경 먹고, 아침도 7시경 먹는 것이 일상 단식, 즉 ‘Break-fast’이다. 사람은 그가 먹는 것이다(Human being is what he/she eats). 들숨이 있으면 날숨이 있다. 밀물이 오면 썰물로 되돌아 간다. 돈이 들어 왔다가도 나갈 때가 되면 나간다. 해가 뜨면 중천에서 지기 시작하고, 달이 차면 기운다. 먹는 것도 채우고서 싹 시원하게 비워야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배설은 식사의 끝이자, 시작이다. 아침에 일어난 후 배설의 원활성은 건강의 바로미터다. 그래서 절에서는 화장실을 우려를 해소하는 ‘해우소’라고 한다. 2. 수면 ‘숙면(Deep Sleep)’이 아니면 수면의 효율이 떨어진다. 하루 종일 공부하고 일한다고 잘 하는 것이 아니듯이, 몰입도가 중요하다. 잠이 올 때는 자야 한다. 억지로 청하면 더 잠이 안 온다. 밤새 뒤척이고 선잠을 자게 되어 오히려 피곤하다. 새벽 1시부터 3시까지는 숙면을 취해야 두뇌와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아침 동틀 무렵 기상후 샤워하면 몸의 세포가 활성화된다. 샤워도 사람 몸의 원리를 알고 해야 효과를 본다. 머리 정수리와 요소는 차가운 물을 잠시 대하게 하면서 ‘오늘 수고도 고마워’하며 부드럽게 자극해 주고, 목뒤(오목한 부위)·손과 팔목, 발과 허벅지 그리고 심장·배·척추는 따뜻한 물로 쓰다듬어 주며 ‘세포들아! 고마워’ 하며 샤워를 하도록 한다. 신체의 각 기관들, 세포들도 하나의 생명체이다. 내 것이라 하며 마음대로 대하면 나쁜 보복이 돌아오고, 감사한 마음으로 대하면 좋은 응답으로 돌아오는 것. 이것이 <인과보응의 이치>다. 3. 운동 ‘과유불급’이다. 몸 컨디션은 스스로가 잘 안다. 남따라 운동하지 말아야 한다. 남이 좋다고 나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친구따라 강남 가다보면 후회하는 때도 있다. 마라톤도 자기 페이스로 해야 한다. 남따라 음식을 안 먹고, 남 잔다고 덩달아 안 자듯이. 노동의 강도, 직업의 스트레스 정도, 그때 그때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어떠한 운동도 남에게 보여 주려 하지 말고,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반 정도 자신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무엇이든 ‘꾸준히, 여유있게, 끝까지’하는 것이 요체다. 노동도 운동처럼 하면 보람도 재미도 있다. 움직임이 멈춘 순간 노화·노쇠 속도가 빨라진다. 인류의 진화는 직립보행하면서 시작되었다. 걷자, 일하자, 공부하자, 푹 쉬자. 호흡의 리듬, 일상의 리듬은 일생의 리듬이다. 내 몸 안에 의사가 있다. 자가면역ㆍ자연치유의 힘을 우리들 모두가 간직하고 있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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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⑦]내 몸 안에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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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⑥]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 코로나로 삶의 형태가 종전과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다. 대공항 진행, 전쟁의 발발, 성인의 출현도 이처럼 급속한 속도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적은 인류사에 없다. 인류와 개인의 삶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관점을 달리하고(Fundamental Re-thinking), 기본틀을 철두철미하게 다시금 설계하여(Radical Re-design), 극적으로 전환(Dramatic Transformation)해야 할 시점이다. 다음과 같이 3가지 방향을 제시해 본다. 1. 제5차 산업혁명인 ‘마음산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 인공지능(AI), 3D 프린터, 드론, 전자화폐, 센스기술, 네트워크 등 물리학 기술, 생물학 기술, 디지털 기술이 융합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산업의 창조적 파괴, 변화와 혁신의 일상화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 소멸은 마찰적 실업 사태를 낳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곧 학교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한다. 세계경제포럼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보면 2020년에 요구되는 9가지 능력 중 복잡한 문제해결능력, 사회적 프로세스·시스템 기술, 인지능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제4차 산업혁명은 지구생태계 보존,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생태·생명 윤리관에 합의하지 못 했고, 강약갈등과 빈부차에 따른 계층간 분열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해결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제5차 산업혁명인 ‘마음산업(Mind Industry)’은 우리나라가 주도·선도해 나가야 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한국처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가 없다. 한국 종교사처럼 신도들이 목숨을 바치면서 믿음을 지킨 나라도 없다. 전국 도처의 순교지를 직접 방문해 보면 피의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근세말 이후 최수운 대신사, 강증산 대천사, 소태산 대종사도 생태주의, 평등사상, 후천개벽 시대를 알리고 이를 위한 토대와 프로그램까지도 남겼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이를 다 모르고 있을 뿐이다. 현재 숨겨진 코드를 발견하고, 연구개발하며, 더불어 실행에 박차를 가한다면, 마음산업 선도국인 선진 문화대국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 2. 국가 최대의 공공사업, ‘교육’ 미국은 1971년 특수교육의 일환으로 영재교육을 수학영재연구회(SMPY)로부터 시작하여, 1988년 연방정부 주도로 영재교육법을 제정하여 대부분의 주정부에서 영재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서로 다른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개인별 사고력의 함양 및 그룹과제 수행과정에서 복잡한 문제해결능력을 함양시키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농노제도의 철폐, 종교 자유 허용과 더불어 ‘교육은 최대의 공공사업’이라는 신념으로 교육혁신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나폴레옹의 업적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에 국가비전실현을 위한 공공사업 관점에서 창의성 함양을 위한 어린이, 청소년, 청년 교육 투자를 시작했다. 학교교육 혁신을 위한 지식혁명 전략계획서 <경쟁력이 있는 미래 : 지식주도 경제 건설(Our Competitive Future: Building the Knowledge Driven Economy)>에서 정부, 기업, 학교 간 창조적 파트너십, 단기이익 추구보다 장기비전 추구, 교육과 과학, 창의적 기업문화 창달에 보다 지속적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의 교육과정과 내용에 근본적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정치와 글로벌 기업에서 자유로운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활동(연구기금이 정부나 대기업으로 받게될 경우 가리워진 진실의 ‘결과적’ 공개를 못하게 됨)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지구 생태계, 자연과 인간 공존, 강약진화의 공동체 의식, 부모와 정부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력양성 등을 초등학교부터 가르쳐서 몸에 익히는 교육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겠다. 3. ‘사회적 신뢰자본’의 축적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신뢰(Trust)>라는 책에서 한 나라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는 경제적 규모만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 특히 사회공동체 구성원 상호간에 소통과 협력, 생산적 갈등관리를 통한 사회적 합의 형성 등을 통한 신뢰자본 축적을 국부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 제프 콜빈은 그의 최근 저서 <인간은 과소평가되고 있다(Humans are under-rated)>에서 “구성원들이 신뢰할 때 조직의 창의력이 더 높아진다”고 하면서 “신뢰를 쌓으려면 직접 만나서 나누는 대화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는 실증적 조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사회적 신뢰자본이 가장 풍요로웠던 시대는 세종대왕 통치기간이다. 신분차별을 타파한 집현전(Collective Knowledge Center)이 신뢰자본의 원천이었다. 코로나 시대는 ‘디지털 활동 70%, 피지컬 활동 30%’ 정도의 비율로 사회활동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눈빛과 눈빛이 만나고 호흡을 함께 나누는 사회적 교류·교감 활동이 코로나 때문에 더 이상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물리적 거리는 두더라도 심리적·사회적 공감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보건위생에서부터 생태학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인류와 개인의 삶,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집단지성의 집현전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야 할 시점이다.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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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⑥]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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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⑤]이제는 일상면역이다!
- 우리 몸 속 명의가 있습니다. 자유치유·자연면역 기능이죠. 항상성과 균형은 우주자연과 인간심신의 생명력입니다. 일상생활 속에 문제가 있고 답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떠난 정치와 종교는, 학교와 기업도 무용할 뿐만 아니라 백해무익합니다. 몸의 항상성과 균형을 위해서는 숙면이 원동력이 되며, 식사와 노동(운동)과 호흡이 추동력이 되고, 스트레스를 안 받거나 즉시 떨쳐버리는 마음내공이 주재력으로 작용합니다. 마음은 자동차 운전수와도 같습니다. 정신수양은 자동차의 에너지(휘발유·경유·가스, 배터리 전기)와 브레이크 오일과도 같습니다. 졸음운전, 방심운전은 금물입니다. 방어운전도 잘 해야 합니다. 고속 주행시는 멀리 보면서도 차간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일상점검과 정기검사는 사고를 예방합니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다 보면 할 수 없이 심신을 무리하거나, 자신을 혹사·희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행이 닥치기도 하고, 오래된 생활습관 잘못으로 성인병에 걸리기도 하며, 불의의 사고를 당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사서 고생하면서’ 삶의 외공·내공을 쌓아 가기도 합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말하지만, 이런 말하시는 분이 만일 자식이 없었다면 번뇌가 없지만 자식 키우는 재미와 보람도 없을 것입니다. 조직생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면 그만 두면 됩니다. 그만 두면 가족과 본인 생계는 누가 책임지나요? 조직은 더 잘 돌아만 가고, 결국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깨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태양이 지구 한 평(3.3 제곱미터)에 빛에너지(열량)를 1초에 10칼로리 보낸다고 가정했을 때, 지표면(땅)에는 과연 몇 칼로리가 도달할까요? 절반 정도인 5칼로리를 지표면이 받아 들인다고 합니다.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가 호흡이 맞으면 철강수비가 됩니다.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합니다. 질병도 사후 치료보다 사전 예방이 우선입니다. ‘문제의 핵심인 문제점’은 내 안, 우리 팀, 우리 조직 속에 있습니다. 이처럼 수비와 예방이란 밖이 아니라 안의 문제점을 없애는 것입니다. 가는 것이 있어야 오는 것이 있고, 주는 것이 있어야 받는 것이 있습니다. ‘인과응보의 이치’라고 합니다. 여기서 저는 이견이 있습니다. 말도 글도 한 단어 빠지면 오해와 왜곡이 생깁니다. ‘인과?’ 아닙니다. ‘인·연·과’입니다. 〈인 × 연 = 과〉 이렇게 인연복이란 궁합·화합·정합에서 온다고 봅니다. 법언에 "채무자는 기억력이 나쁘다"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태양이 무념무상·무량무수로 빛에너지를 지구에게 주어도 지구 지표면으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성층권, 대기권에서 차단과 회절, 반사 등으로 절반만 받았다고 생각합니다(지표면이 생명이라면). 태양과 지구 관계도 이러한데,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 비즈니스 파트너 간에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기억은 못 믿으니 기록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기록조차도 주관적으로 남기는데, 하물며 기억은 오죽 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에 대한 자연치유, 자연면역도 일상 속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내 몸에 무엇을 주고 받았는지? 음식과 공기 등을. 또 누구와 함께 오고 갔는지?” * 누스(nous) : 희랍어로 영혼, 정신, 이성, 지성을 나타냄. 로고스(logos)와 동어로, 만유의 본체이자 만법의 근원임. ※ 본 기고문은 뉴스매거진2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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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마스크누스 세대’를 위하여 ⑤]이제는 일상면역이다!